버스타고 빵~빵`
진주에서 8시 출발하는 함양행 버스를 타고 내려서 함양군내버스로 목적지인 매동마을 앞에 9시40분에 내린다.
화백몽인 버스타고 빵~ 빵~
지리산둘레길 매동마을 - 금계마을
오늘 화백몽인이 갈 길은 지리산둘레길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까지이다.
지리산둘레길 전구간 중에서 다시 걷고싶은 둘레길 1위이기에 이 구간을 택했다.
원래 이 구간은 금계에서 인월까지이나 20여km가 넘는 거리때문에 보통 2회에 나누어 걷는다.
매동에서 인월구간도 좋지만 이 구간을 더 걷고 싶었기에...
전에 걸을 때는 금계에서 시작했지만, 오늘은 매동에서 시작한다.
특히 이 구간은 군데군데 막걸리쉼터가 있고, 등구재를 경계로 전라도와 경상도를 함께 볼 수 있어 좋다.
생강나무 노란 단풍아래의 화백인.
가게집의 관상용 호박.
여기서 막걸리 2통을 마신다.
천년초
백년초인 줄 알았는데 천년초라고...
영하20도에서 견딜만큼 생명력이 끈질기단다.
산 감을 따서 곶감으로 만든다.
산 사람들은 곶감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다.
돌퐁당하지 마세요.
둠벙에 사는 생명들이 놀라거든요!
다시 찾은 등구령쉼터..
등구재(령) 아래에 위치한다고 붙인 이름인데..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이다.
3년전에 잠시 쉬었던 기억으로 찾아들었는데~~
추워서 비닐집 안으로 들어간다.
난로도 피우고 따듯하네!
우선 막걸리부터... 이미 앞의 가게집에서 2병을 비웠는데...
고추부침개와 호박전
경상도와 전라도 음식의 차이 -
인월에 들면서 '남원추어탕' 간판이 여럿 보인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경상도식추어탕과 남원식추어탕은 큰 차이 있다.
경상도식은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쓰지만, 남원식은 갈지 않고 통으로 쓴다.
요즘은 추어탕이 미꾸라지가 아닌 다른 잡어도 쓰고, 하물며 가루를 중국에서 가져다가 쓴다고도 하니
자연식 여부를 떠나서 믿고 먹을 수 조차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그나마 미꾸라지를 통으로 쓰는 남원식이 더 안전할까?
고추부침개와 호박전도 차이가 난다.
크기 부터가 다르다. 부쳐 낸 고추전이 한 소쿠리다.
고추부침개를 우리지역(경상도)에서는 땡초전이라고 하는데, 주재료는 땡초와 정구지(부추, 소풀)이다.
고추도 얇게 썰어 사용하는데, 여기 고추부침개는 그냥 통고추를 그대로 쓴다.
물론 정구지가 들어갈 생각도 않고...
호박전도 마찬가지다.
제법 큰 호박을 채썰지 않고 크게 넓적하게 썰어 그대로 팬에 부쳐낸다.
맛이야 원래부터 전라도 음식 아니던가?
차이가 난다.
고개(등구재)만 넘으면 경상도 함양땅인데 이쪽저쪽의 음식이 천양지차다.
원재료를 통으로 쓰는 전라도식과 작게 채를 썰어 사용하는 방식이 큰 차이이다.
밥도 굶던 힘든 시절에 전라도는 그나마 너른 땅에서 거두는 곡식과 먹거리들이 풍부했는데,
먹을 입도 많고 먹거리가 부족했던 경상도에서는 식재료를 잘게 조각내어 부재료를 더 넣어
한입이라도 더 덜어야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비닐집 안의 장식들..
밖에는 백일홍이 추위에 바르르 떨고 있고...
논산이 고향이라는 쥔장 계숙이...
참 인심 좋은 충청댁이다.
갈 길이 구만리인데 정에 끌려 예서 막걸리 를 6통이나 비웠으니... 도합 8통...
에라 인자 모르겠다.
다방을 찾아간다.
커피도 한 잔 시킬까!
송마담도 부르고...
다방안은 이리 생겼다.
볼 일을 보고 왕겨로 덮는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쥔장의 자필도...
나그네의 낙서도...
환영인사도...
수묵화 한 점도...
이 안이 거긴데...
자세히 보면 내것도 보인다.
구절초식혜가 맛나다는 등구령쉼터..
이 길을 걸으면 꼭 한 번 들려보시길!
밥도 술도 맛나고, 쥔장의 인심도 후하고, 참 재밌는 장면들이 많아 우리를 추억속으로 데려다 준다.
더구나 나홀로다방에 앉아 커피도 한 잔하며 추억속으로 빠져보시라.
창원마을
자고 갈까, 바로 아래마을로 내려 갈까?
술은 취했지요, 배는 부르지요.
화백몽는 우짜란 말입니꺼?
갈등을 거듭거듭하다가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선다.
셈을 하자니 도합 3만원만 달란다.
막걸리 6통, 소쿠리 크기의 부침개 하나, 호박전 넙데기 한접시, 그기에다 청국장백반까지...
'자고가라'는 충청댁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등구재만 넘으면 수월하다'고 몽인은 서로 채근한다.
넘어야지.. 넘어야지...
숨도 차고 오줌도 연방이고, 주저앉아 버릴까?
등구재를 넘긴다.
바로 아래에 가면 할매 할배가 하시는 자연쉼터가 있는데, 게 가서 물이나 한모금 얻어 마샤야지...
넘고나니 수월하다.
배도 꺼져가고...
할배 할매는 안계신다. 문도 잠긴째고...
전에는 부재시에 가게문을 열어놓고 돈만 통에 담으면 됐는데...
추워서, 평일이라서?
아파서... 돌아가셨을까?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3년전이니까 연세도 많이 잡수셨을 것이다.
할매를 만났으면 "그때 막걸리가 와그리 비싸요?"라고 여쭤봤을텐데... ㅎㅎ
경상도 땅 첫마을 창원마을.
창원사람들이 많이 오는 마을인가?
등구령쉼터에서 버스타고 온 한떼(30여명쯤)의 창원에서 온 아지매들이 창원마을로 간다쿠던데...
다시 만난 창원마을 하씨댁 종부 할머니.
3년전에 79세라고 말씀하셨는데.. 올해 몇이냐고 여쭸더니 82세 이시란다.
기억도 또렸하고 정신도 좋으시다.
자식들은 다 나가고 할매 혼자 사신단다.
일이 많아 힘들어 죽겠단다. 콩타작 깨타작... 보이는 게 일이고, 잡히는 게 일이란다.
이리 쎄가 빠지게 일을 하여 자석새끼에게 낯낯이 다 보낸단다.
이런 에미 마음을 자석들은 알기나 하는지!!!
"할매 인자 일 좀 줄이세요" "라고 건강하시라" 말씀 드린다.
여가 거다.
1박2일에서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소개 된 곳이다.
한컷 해보는데.. 그런대로 괜찮네!
콩타작 도리깨질..
화백인은 도리깨질을 잘한다.
아주머니가 달래서 머슴으로 주고 왔다.
11여km를 걸어 오늘 종착지 금계마을로 접어든다.
'나마스떼' 귀에 익은 말이다.
네팔과 인도의 인사말인데, 여기서는 롯지(lodge. 숙식을 겸하는 곳) 이름이다.
멀리 보이는 추성동마을..
지리산 최고의 원시계곡 칠선계곡이 숨어 있는 곳이다.
지금은 보존기간이라 출입이 통제된다.
먼 지난 날 칠선계곡을 보고 좋아라 했던 기억이 새록하다.
파전집 간판..
폐가의 담쟁이..
내가 그림을 그린다면 이리 그렸을 게다.
금계마을 인근 지도.
11월 정기산행도 이 부근 벽송사 코-스 이다.
아직 외다리인채로 잘 견디는 의탄교.
산을 내려와서 또 축하주를 마셨는데...
동무가 와서 사주네! 참 빠르기도 하지..
노래방에서 10월의 마지막날 앞밤을~~
이리 화백몽인의 지리산둘레길은 끝이 난다.
담 주는 바다길로...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잼나는 세상^.^*&~~
첫댓글 ㅎㅎㅎ... 재밌다..^^
'돌퐁당 금지' 란 팻말도 재밌고
'나홀로 다방' 글씨도 정겹다.
근데, 야 ~ 들은 술을 얼마나 마신기고??
막걸리 8통.. 각 4통씩..
750ml * 4 = 3000ml..
6 * 3000/100 =180 cc (1인당 섭취한 알코올 양)
대충 2홉들이 소주 2병반 정도 마신거네..ㅉㅉ
무사귀환을 축하한다.
끝나고 원대하고 또 마셨다고..?!! ㅋㅋ
P.S> 지리산 둘레길 photo-z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