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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常夏)의 섬 하이 난[海南島]
대륙의 서 남쪽 끝 광시(广西)장족자치성 난닝(南宁)역을 출발한 지선(支線)열차는 끝모를 전원의 들녘을 가르며 세시간을 달려 남중국해의 관문도시 베이 하이(北海)에 도착했다. 달리는 열차에선 백지영의 노래가 흐르고 차창으로 펼쳐지는 녹색의 장원(庄園)에는 바나나가 주렁주렁 신비감을 더해주고 한적한 어느 간이역 이정표는 홍궈(紅果)라는데 붉은과일이 많이 나는 고장이란 뜻일까?
광시장족자치 성
절규하듯 단말마 소리를 지르며 내 달리던 철마는 소임을 다한듯 서서히 풀렛폼으로 밀려들고 사람들을 따라 역사(驛舍)밖으로 나서니 광장에는 오토바이와 승합차, 택시들이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시내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이동해 번화가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아직은 동부 연해도시에 비하면 한적하고 여백이 있어 보인다
베이 하이 시가지
귀한 손님을 맞아 사열하듯 늘어선 가로수길을 걸으며 남국의 별미도 맛보고 중국연안에서 제일아름다운 해수욕장이라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구동성 자랑을 늘어놓는 인탄해수욕장을 찾아 파도가 펼쳐놓은 고운모래위에 방명록을 겸한 흔적없을 발자국을 남기며 추억나무 한 그루 심었습니다.
더 넓은 바닷가 야자수 그늘아래 출렁이는 파도는 `안녕` 이란 말 없이 떠나버린 황홀했던 지난 여름, 절정의 그 날이 그리운 듯 오신님을 유혹하지만 시간의 뒤안길로 밀려난을 해변은 우수에 젖은 여인처럼 쓸쓸하다. 갈매기는 나즈막이 날아 오늘의 호스트 인양 손님맞이에 분주하고 바닷물은 살랑살랑 발등을 어루만지며 발맛사지 어떠냐고 유혹한다
인탄 해수욕장의 조형물
도어맨이 팁을바라고 눈치를주듯 주위를맴돌며 환심을사려는 갈매기와 먹거리를 나누며 한때를 보낸후 포구(浦口)의 풍요를 만끽하고저 해안을 따라 걸었다. 어느지방이나 어촌은 비릿한 생선냄새와 아주머니들의 거친목소리가 살아꿈틀데는 역동적인 삶의현장이 아니던가?
해안을 벗어나 한적한 도로를따라 아무리걸어도 어항은 보이지않고 여객선터미널이 보였다. 발걸음도 빠쁠 것 없다며 쉬어가자 속삭이고 배를타본 경험도 없어 터미널은 어떤모습일까? 청사로들어가 실내를 둘러보니 근교 도서지역을 운항하는 행선지 안내판과 시간표만이 손님을 맞이하고 낮에는 운항하는 배가 없는듯 한가한 모습이다.
인탄 해수욕장
정적이 감도는 실내는 동선을따라 벽을장식해 놓은 상하(常夏)의 섬 하이 난 홍보스틸사진과 주변 도서지역을 운항하는 안내표지판만이 터미널을 지키고 있었다. 두리 번두리 번 홍보부스의 책자를 살피고 있을때 한 청년이 중국청년여행사` 라는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건냈다. 낚싯감으로 보였나?
오늘저녁 18시에 출항하는 하이 난 행 여객선을 타고 내일새벽 하이 쿠(海口)마투에 내리면 가이드가 일정을 안내한다는 부연설명과 함께 친절을 베푸는데 아무래도 강태공같은 예감이 들었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을 떠올리며 여행사에서 제시하는 가격도 일정부분 낚시용 미끼겠지만 나름은 적당했다.
선상*船上*
베이 하이 여행사 대표라는 이친구 하이 난 여행이 끝나면 샹강(h,k))이나, 오먼(macao)등 다른 지역으로 자유여행도 가능하다며 너스레를 떠는 친절함이 수상하긴 한데 확인할 방법이 없다. 배가 출항할 시간이되어 통로를 따라 배와 연결된계단을 오르니 1층은 화물전용간인듯 자동차등 화물이 잔뜩 실려있고 2층은 여객전용실과 부대시설을 갖춘 여객과 화물혼용선이었다. .
여행사에서 제공한 티켓은 세 등급의 요금체계중 가장저렴한 그레이드라 넓은 홀에 칠 팔십여개의 2층 침대가 놓여있는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구간이었다. 넓고 탁트인 넉넉한 공간은 오히려 이마가 맞닿을것처럼 협소한 객실보다 좋다. 미로처럼 헷갈리는 통로를 따라 2이용, 4인용, 8인용 등 책상설합처럼 붙어있고 문을 열때마다 사람들은 설합속에 모아둔 장난감 인형처럼 보였다.
비행기나 기차를 이용할때처럼 가격에 관계없이 각자의 지정침대도 있다. 하룻밤을 함께 할 침대를 찾아 배낭을 내려놓고 일몰의 환상을 맛보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하루일과를 다한 태양(夕阳)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최후의 일격을 가하듯 연출하는 저녁노을은 한폭의 명화(名畵)였다..
남 중국해의 일몰
승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기드레일에 기대선체 남중국 해의 훈훈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 너머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처럼 아득한 저 먼 곳으로 무한(無限)의 날개짖을 하고싶다. 이처럼 무미(無味)의 즐거움도 중천(中天)을 넘어 낙조와 동선(同線)에서 바라보는 가슴시리도록 서글픈 희열입니다.
만만디의 정석일까? 배는 출항시간을 한참을 지나서야 긴 여운을 남기며 선착장(港口)을 빠져나와 검푸른 파도를 해치고 상하(常夏)의 싱싱함을 맛보기위해 칠흙의 어둠을 뚤고 심연으로 떠났다. 침대로 돌아와 먹거리를 챙겨 밖으로 나오니 이글대던 태양은 바다로 침몰한채 종적을 감췄고 어둠은 밝음에 복수하듯 검은페인트를 칠하며 스멀스멀 밀려오고 있었다.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 케이시 윈슬릿
젊은 연인들은 뱃전으로 나와 가드레일에 기대선체 선상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취했을까? 밤 바다의 낭만에 취했을까?“타이타닉” 의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와 케이시 웬슬릿이 되어, 그 유명한 포즈로 또 한편의 영화를 연출하려는 듯 영상을 담느라 치즈를 외치며 밤하늘의 유성처럼 섬광은 번쩍이고, 흙색의 밤 바다는 존 트라볼타의 영화 `토요일밤의 열기` 처럼 청춘(靑春)들은 젊은날의 초상을 노래한다.
원 웨이 티켓을 들고 피안을(彼岸) 찾아 떠나는 모험여행에 축수의 향연일까? 오늘따라 무수한 별들이 얼굴을 내밀었을까? 천정(天井)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유년의 천진했던 그 시절이떠 올라 눈가에 이슬이 맺는다. 별빛 우수수 쏟아지는 밤이면 반딧불 반짝이고 귀뚜라미 울어대던 한여름 밤 보리타작을 끝내고 쌓아놓은 보릿대 위에 누워 별 하나 나 하나, 별둘 나 둘, 별 셋 나 셋을 세며 떨어지는 유성을 쫓아가던 그 하늘 그 밝음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밀려옵니다..
아득한 지평선 저 넘어 남십자성아래 베트남땅 한창 냉전이 기승을 떨치던 그 시절 동서이념의 소용돌이속에서 우리의 꽃다운 젊음은 피비린내 진동하는 전장(戰場)에서 채 피워보지도 못한 한 떨기 꽃잎으로 선혈을 토하며 산화해간 수많은 영혼들을 제물로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시대가 요구한 역사의 한 편린이라면 너무도 슬프지 아니한가!
하이 쿠 항
문득 해방전 부산과 일본의 시모노세끼를 운행하던 관부(關釜)연락선 비련(悲戀)의 주인공들이 생각난다. 여가수 윤심덕과 그녀의 유부남 일본유학생커플 구습(久習)에 항거하며 이루지못 할 사랑을 가슴에묻고 현해탄 밤바다에 몸을 던진 순애보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토록 깜깜한 밤 바다는 어머님가슴으로 모든것을 용서하고 감싸주니 고뇌에 찬 이들이 뛰어들면 바다인들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밤바다의 유혹을 물리치고 선상의 열기와 낭만(乐漫)을 뒤로 한채 침대로 돌아와 잠을 청해보지만, 신혼의 초야처럼 선상의 첫날밤은(一夜) 낮설기만 하고 괜한 좁은 침대에 투정을 합니다.
비몽사몽 얼마를 지났을까 곧 하이 쿠 마투에 도착하니 내릴 준비를 하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아직은 어두운 여명의 시각 대충세수를 끝내고 배낭을 챙겨 인파를 따라 밖으로 나오니 피켓을 들고 기다리는 여행사 직원일행과 버스에 올라 30여분을 달려 어느 한적한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다른지역에서 온 여행객들이 베이 하이로부터 선편을 이용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쿠 여객선터미널
우리일행을 더하니 40여명 넉넉한 단체가 되었다. 터미널에서 피켓을 들고 우리를 안내한 여행사직원 귀주 커풀과 나를 불러 3백50元씩 추가요금을 내라고 했다. 헐! 무슨 ~ 듣 보잡도 못한 추가요금 ? 우린 그런 소리 금시초문이라고 계약서에도 없다고 항의 했지만, 얘 네들 늘 이렇게 생활하는 상습범들이라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단체관광을 포기하고 자유여행을 떠나겠다고 주차장 밖으로 나서니 그렇게는 안된다네요. 이건 완전히 코가 꿴거네? 옥신각신하는 사이 버스에서 주시하는 일행들의 눈길도 있고 선택의 여지없이 체면유지비용으로 300元씩 추가 지불하고 버스에 올랐다.
장이모우 의 몽환적인 `인상 하이 난` 공연
일행을 태운 버스는 신항 터미널을 출발했지만 바가지를 쓴 상하(常夏)첫 인상은 영 꿀꿀하고 하이 난 기행은 한약을 들이킨 것처럼 씁쓰레한 기분으로 시작되었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얼마를 달리다 우리팀을 안내할 산동(山东)출신의 깍두기머리를 한 가이드를 탑승시켰다.
하이 난 성(省)은 1988년 광동 성에서 분리되어 중국의 스물두 번째 성으로 승격되었으며 중국에서 육지면적은 제일적지만 해양면적은 제일 큰 성이라는 멘트를 날린다.그렇겠지, 엉감생심 동양의 하와이를 운운하며 세계적인 리조트와 유명호텔들을 유치하여 방문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재부(財富)를 축적하고 한편으로는 남 중국해의 해상패권을 노리고 잠수함은 물론 항공모함도 발진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니까.
처음 도착한 지역이 풍수지리가 탁월한 명당지역이라며 홍콩 티엔 쿵(天空)그룹이 개발하여 세계적인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위락시설을 유치한 야 롱 완(亚龙弯)의 해변휴양지로 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사람들과 야자수그늘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먹 거리에 열중하는 가족들, 요란한 괭음을 울리며 모터보트를 타고 스릴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아쿠아 빛 해안은 상하(常夏)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었다.
상하의 맑고 투명한 쪽 빛 바닷물은 어떤 맛일까? 두 손으로 한웅 큼 맛을보니 역시 바닷물은 국적이 없습니다. 바다위로 설치해놓은 워크 웨이를 따라 물놀이를 즐기며 이색풍광을 만끽한 후 버스로 돌아오니 일행들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뚜이 부치 아., 对不起啊.
야롱 완(亚龙弯海边)
관광가이드의 첫째덕목은 매장안내라 했던가? 다음 방문지는 수에 징(水晶)을 가공하여 라인 스톤 이나 크리스털로 신변장신구를 판매하는 전시장으로 안내했다. 회사의 안내를 받아 매장으로 들어서니 화려한 실내장식과 다양한문양의 원석을 수박처럼 갈라 진열해놓았는데 참으로 아름답고 기기묘묘한 형상은 신들이 빚은 작품이겠지.
형형 색색의 자수정을 가공해 목걸이, 팔찌, 귀걸이, 반지, 머리핀 등 여성용 신변장신구를 예술로 승화시켜 여심(女心)을 유혹하고 있었다. 화려한 장신구를 바라보니 견물생심(见物生心)여심뿐만 아니라 남심(男心)도 설레게 한다. 수정이 전자파 방지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며 외국과학자의 빛바랜 실험사진도 현실감 있게 비치해 놓고 중국의 국부(國父)마오 저 동(毛澤东)주석의 시신을 수정관에 담아 인민대회당 지하궁전에 안치해놓았다고 한다.
수정의 전자파 차단효능을 침이 마르도록 열거하는데 수정이 전자파방지에 그렇게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면 우리들이 늘 노심초사하며 사용하는 휴대 폰이나 전자제품의 전자파차단에도 유용하지 않을까? 이토록 탁월한 소재를 두고 과학자들은 어디서 무슨 신기루를 찾고 있는 건지?
리족 마을입구의 조각품
다음 행선지는 선대(先代)로 부터 하이 난 특산인 야자품종개량을 위해 헌신한 어느 상록수의 일대기를 나레이션으로 열거하는데 그는 말레이 반도에서 우수한 품종의 야자수를 들여와 토종야자와 교접을 통한 개량에 계량을 거듭한 끝에 우량 품종의 야자를 개발하여 하이 난 성 두 번째 재벌그룹으로 성장한 기업이 운영하는 제과류와 식 음료를 제조 판매하는 매장 입구로 들어서니 왠? 커피 향이 진동한다.
미로속 통로를 따라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커피를 가공하는 장비 즉, 원두를 로스팅하는 것 부터 건조, 가공, 혼합, 포장 등 일관기계를 한국에서 들여와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로스팅(炭燒)커피 두 팩을 구입하고 시음용으로 제공하는 커피를 마셔보니 중국인들의 커피 맛의 꼭지점은 어디쯤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입맛에는 약간 그렇다.
중국의 빠 링 호우(八十年代以後) 세대들이 차(茶)보다는 커피를 선호하는 추세라 맥도날드 나 케이 에프 씨에서는 커피가 메인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고 스타벅스 커피숍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도시마다 토종브랜드 커피숍이 즐비한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중원의 커피시장은 불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커피산업은 하이 난을 비롯해 윈난 성, 광시 성, 광동 성, 귀주 성 등 남서부 지역에 광대한 커피농장이 조성되어 있고 날이 갈수록 원두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가까운 장래에 양질의 원두생산 일등국으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애완동물이 미로를 찾아 해메듯 매장을 돌고돌아 주차장으로 나오니 날엽한 한국산 중형버스 두 대가 주차해있다.
온천지구의 콘도미니엄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우리는 친구라는 슬로건을 프린팅 해 놓은걸 보니 한국인들도 하이 난 발전을 위해 많은 헌신을 하는것 같은데 `대국굴기`하는 팍스차이나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과하게 헌신하다 헌신짝신세로 전락하는건 아닐런지?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칭 다오(靑島)의 한국인 커무니티가 오버 랩 된다.
하이 난의 설레는 첫날밤은 야자수 무성한 온천지구의 콘도미니엄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상하(常夏)의 낭만 한 페이지를 잎새에 새기라 합니다. 가이드는 이곳 온천은 유황성분이 많아 너무 오랜시간 온천욕을 즐기면 몸에 해롭다는 조크를 날린다. 호텔로비에서 각자투숙할 룸을 배정받는데 대부분 가족이거나 함께한 지인들이고 외톨이는 허난(河南)성에서 온 치엔(陳氏))씨와 나 둘 뿐이라 유유상종 룸메이트 되었다.
룸 메이트 치엔(陳氏)씨 오토바이 사고로 무릅관절이 만신창이로 걷는것 뿐만 아니라 샤워도 불가능한데 어떻게 불원천리 하이 난 여행을 생각했는지? 미지를 탐험하는 환상은 육체의 아픔까지도 초월하는 것 같았다. 그 흔한 배낭하나 없이 허술한 비닐봉투에 상처에 바를 약품과 세면도구만 달랑들고 떠나온 원행(遠行)길이 너무나 초라했다.
다행이 집에서 가져간 배낭이 작아서 청도의 쟈스크 쇼핑몰에서 큰 배낭으로 사고 애착이가는 물건이라 버리지 못한체 분신처럼 4,000Km의 여정을 함께 한 배낭을 선물했더니 씨에 쎄에(謝謝)를 연발하며 흡족해하기에 배려한 보람이 있었다.
하이 난의 민속공연 싼야의 대동 하이변에서 하룻밤 머무르며 먹자골목을 찾아 생선구이와 맥주로 ` 남국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짜아 요 오우` 를 외치며 깐 베이!!. 다음날 하이 쿠로 향하는 귀로에 어느 바닷가에서 카누를 타고 태국의 송끄란 축제를 연상하듯 양동이로 물을 퍼붙고 물총놀이로 물을 맞으며 한바탕 물 전쟁을 치룬 후 반짝이는 모래밭을 걸으며 하얀 조개껍질도 줍고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동심이 부럽지 않을 추억을 쌓았다. 싼야(三亚)의 봉황도 별 일곱개 호텔 하 이난 기행의 대미를 장식하려는듯 귀로에 어느 장신구매장을 들렸다. 널따란 매장에는 옥[玉]으로 만든 각종장식용 기념품과 장신구들이 진열되어있고 오늘 특별사은행사가 있는 날이라며 쇼룸으로 안내했다. 먼저 세미 파이널인듯 마당 쇠 직원의 장황한 부연설명이 끝나고 말 레이 화교출신이라는 사장은 네명의 건장한 직원이 들쳐멘 소파를 타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들어왔다. 10대에 하이 난으로 건너와 천신만고 끝에 성공한 기업인이라며 하이 난 여행중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해 준다며 명함을 돌렸다. 앵? 오늘 행사의 취지는 어제밤12시에 얼나이(둘째부인)가 아들을 낳았는데 자축기념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며 매장의 물건을 80% 디스카운트 해주는 동시에 추첨을 통한 10명에게 홍 빠우(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주는 중국전통)를 준다고 했다. 일행들이 여기요 저기요 손을들어 물건을 구입하고 돌아갈 교통비도 부족하다는 치엔씨 상하의 달콤함 뒤로 엄습해오는 후과가 두려운지 부인용목걸이 한세트를 구입했다. 하지만 홍 빠우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날나리 사장의 쇼맨십에 현혹되어 들러리만 서주다 석양무렵에 하이 쿠에 도착했다. 하이 난의 해수 관음보살상 이번 하이 난 일주를 함께한 가이드는 모든 관광객에게 교통비라며 1위안씩을 나눠주는 색다른 퍼포먼스를 벌이고 먼저 떠났다. 중국은 참 좋은 나라다. 수고한 가에드에게 팁을 준다는 소리는 늘상 들었지만 팁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항공이나 기차를 이용해 고향으로 돌아갈 일행들은 먼저내리며 짧은 인연(因緣)을 뒤로 하고 손을 흔들어 짜이 지엔을 외치며 상하(常夏)의 한 순간 ` 한 여름밤의 꿈` 제1막은 끝을 맺었다... 베이 하이를 거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행 역시 많아 버스는 여객선터미널까지 운행했다. 터미널 광장에 내리니 우리에게 300元짜리 안전모 를 씌워준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우리 일행에게 베이 하이 행 승선권을 나눠주는데 내 티켓만 없다. 북해터미널에서 합동계약서를 작성할 때 그 강태공 녀석이 단청(单程)이라 기재하고 왕판(往返)이라며 커 이 커이(可以)만 건성으로 대답한 불상사였다. 하이 난 여행이 끝나면 샹강(香港)이나 오먼(奧门)등으로 자유여행 운운하며 너스레를 떨때 알아 받어야 했는데? 하이 쿠에 닫자마자 300元짜리 든든한 세프티 캡을 씌워주더니 또 당했구나. 역시 나는 얼 바이 우다.(바보라는 중국속담). 배는 출항한다 요란한 소리를 토하며 지축을 흔들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 창구로 달려갔다. 대동 하이(大东海) 창구에 머리들 디밀고 베이 하이행 저렴한 티켓을 달라니 매진되고 없다는데 얘네들 말은 통 믿을 수가 없다. 동급의 티켓을 구입해야 기다려준 일행과 최후의 만찬(一夜)을 함께 할 수 있는데 아쉽다. 한 등급 높은 티켓을 구입해 일행과 마투(码头)로 들어서니 선원들은 배를 묶어놓은 밧줄을 걷어올리느라 분주하고 육중한 선체는 용틀임을하며 목청껏 부르짖는다. 선착장에는 여객전용선과 화물혼용선등 두척의 배가 출항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 티켓은 여객전용선이었고 일행들은 화물혼용선이라 승선하는 배편이 달라 상하를 함께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은 일행들께 잘 가시라 일루순풍(一路順风)인사도 못 한채 하이 난 기행의 대단원은 막을 내렸다. 马艸 / 천상지탄
첫댓글 카페 지기님. 번지 수 를 잘못 찾은 것 같습니다. (엉감생심.) 자유게시판으로 옮겨 주세요?
자유게시판으로 옮겨드렸습니다.일정 시간이 지난 후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겠지요?
에세이 전문가가 쓴 글같습니다. 두고두고 잘 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
에이 고!! 가방 끈이 짧아 맞춤법도 부실합니다. 그래도 칭찬은 고래를 춤 추게 한다는데~
카를로스님. 감사 합니다.
눈에 선히 보이는 듯한 여행기 감사합니다. 환상적인 섬 하이난도에 가셨군요. 우리회원 한분도 그곳에 터 잡고 계시는데,,무다님이라고,,,,그곳에도 커피 로스팅이 발달되어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도 덩달아 여행 한번 잘 했습니다.시에시에~
오 오라!! 무다님 기억합니다. 그 분께서 그 곳에 계시군요.
스프링님 감사합니다.
이글도 참 잘 보았습니다. 마치 제가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