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연못 작업3

[엔지니어]

집안에 비단잉어와 금붕어가 살던 연못을 토종 생물들이 사는 생태연못으로 만들기 위해 작업중입니다. '보리싹'님의 의견대로 시멘트를 모두 부숴내고 흙속에 연못을 만드는 것이 정석이겠습니다만 그건 중장비를 동원해야하는 작업이라 부담이 커서 수초와 생물들을 잘 조합해서 구성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10월 11일 이후에 있었던 일만 나열해 보겠습니다.

2009년 10월 13일 오전입니다. 예전부터 뒷산에서 가재를 잡곤 했는데 그때 옆새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늘이 많이 지는 연못에 옆새우가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뒷산에 갔습니다.

이젠 갈수기가 시작되기때문에 물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재와 옆새우는 풍부하게 있더군요 원한다면 얼마든지 잡아올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속에 밤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밤송이를 털면 옆새우들이 우수수... 그런데....

옆새우를 잡기 시작한지 10분쯤 후에 계곡 위쪽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나더군요. 사람이 지나다닐 길이 없는 곳이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제가 예전에 장수말벌 집을 만나서 죽을뻔 한 적이 있어서 인적이 드문 계곡에서는 사주경계에 철저한 편입니다.  ) 과연 멧되지가 계곡을 따라 뛰어오는게 제 눈에 보였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공포 속에 잽싸게 계곡 위쪽으로 올라갔더니 멧되지도 뛰어오던 길로 돌아서 도망가더군요. 몇년만에 느껴보는 제데로된 순수한 '공포'였습니다. 옆새우는 50여마리 채집한채로 그대로 집으로 고고씽...

그 후 10일쯤 후에 살펴보니 옆새우 한마리가 연못을 헤엄치고 있더군요... 적응은 잘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2009년 10월 14일 오후입니다. 지난번에 철저하게 실패한 송사리 채집을 위해 광산구 임곡동 부근의 여러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송사리가 살만한 곳을 물색했습니다. 결국 '광곡' 부근의 농수로에서 송사리 100여마리와 말조개 2개체를 채집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버들붕어'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포인트는 시멘트 농수로와 흙으로 된 농수로의 교차점입니다.  위에서 살펴보고 송사리와 갈겨니로 생각하고 채집을 시작했는데 송사리는 맞는데 갈겨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각시붕어의 유어들이었습니다. 과연 흙속에 말조개도 있어서 2마리 채집해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강에서 채집한 조개들과 색이 달라 다른 종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느낀건 과연 생물들은 흙에서 살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멘트 농수로와 흙으로 된 농수로는 생물종이나 숫자가 확연히 다르더군요..

아래는 채집한 송사리 모습입니다.  이정도 분량을 한번 더 채집하였습니다.

연못에 생이새우를 잔뜩 집어넣을 계획으로 있었는데 마침 '비지떡' 사이트에서 생이새우 판매를 시작했더군요. 가격은 마리당 100원. 그래서 일단 200마리를 주문했습니다. 다음날 250에서 300마리 정도되는 생이새우들이 도착했는데 70여마리는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200마리가 넘는 새우를 주먹두개만한 조그만 비닐봉지에 절반씩해서 두봉지가 있더군요 박스공간 여유도 있었는데 물이나 좀 많이 넣어줄 것이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일단 도착 즉시 연못에 투입했는데 각시붕어가 죽은 새우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새우 시체가 남아있고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더군요 먹기는 하는데 각시붕어가 생이새우를 그다지 선호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끼를 더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살아있는 것을 잡아먹느라 죽은새우에는 관심이 없어진 것이지는 모르겠습니다.

299년 11월 5일 야간에 직접 새우를 잡아보자는 생각에 머리에 착용하는 LDE랜턴을 하나 구입해서 저녁 10시쯤에 임곡근처의 황룡강으로 갔습니다. 삼화가든 앞에 다리밑이었는데 여기저기 찾다보니 과연 새우들이 있는곳이 있더군요 저는 쪽대를 사용하여 수초지대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발목깊이의 물가의 자갈틈을 노렸습니다. 어떤곳은 새우가 별로 없는데 어떤곳은 돌틈마다 한두마리씩 몰려있는 곳이 있더군요 돌틈을 하나하나 뒤져 생수병 잘라낸 조각으로 건져내는 식으로 2시간여를 잡으면 100여마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쪼그려앉아 작업하는거라 무지무지 힘들고 11시가 넘어가니 이슬이 내리기 시작해면서 날씨가 추워져서 그 이상은 잡을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방식을 달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11월 6일 오후에도 동일한 곳에서 채집을 시도했는데 그때잡은 새우들 모습입니다.

주야로 채집을 해보니 돌틈에서 잡아내는 방식은 낮보다는 밤이 쉬웠습니다. 낮에는 태양빛 때문에 물 속이 잘 보이지가 않더군요 밤에 랜던으로 보는것이 물속이 더 잘 보입니다. 또한 낮보다 밤에 새우들이 더 대담해서 헤엄쳐 다니는 모습도 볼수 있고... 낮에는 더 잘 숨더군요... 차후에 스포이드를 하나 구입해서 채집하면 훨씬 쉬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면 밤마다 강으로 나가서 1천마리 정도 채집을 할 생각입니다. 내년에 다슬기와 새우가 번식을 제대로 하면 이끼도 잡힐테고... 틈틈이 올갱이국과 민물새우 매운탕을 즐길 수 있겠지요.. ^_^

그동안 연못에 부레옥잠과 물채송화, 창포등의 수초들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연못 사진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행복담기(옥천)]

멋진모습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사진 빨리 보고 싶네요. ^^*

[퉁가리3]

손발이 오그라드는 순수한 공포!!!!! 멧돼지 정말 무섭죠;ㅋㅋ

[잠만자]

뒷산에 멧돼지가 사는군요.

[afewgoodman]

요즘 포획을 허가 하던데...

[엔지니어]

뒷산은 뒷산이라 뒷산이라고 적기는 했는데.. 제가 멧돼지와 마주친 사진속의 장소는 가장 가까운 민가와 5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고 연못이 있는 저희 집과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마을에 멧돼지가 밭작물을 망쳐놔서 골치를 썩기 시작한게 몇년 됬습니다. 고향에 양어장 짓는게 확정되면 공기총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행복담기(옥천)]

공기총으로 멧돼지 잡으려 하지 마세요. 공기총으로 멧돼지 잡으려면 단 한발에 급소를 명중 시며야 합니다. 안그러면 역공격 받아서 더 위험합니다. 웬만하면 엽총을 구입하세요.

[초보민물고기]

얼마전 멧돼지 고기 수육 맛을보았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살살 녹아요. 이것저것 한방으로 푹~~~

[Hobit]

새우 잡으시려면 새우망이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보리싹]

정말~! 그 열정에 감동입니다. 멋진 사진이 기다려집니다.

[엔지니어]

제가 황룡강의 다른 포인트에 새우망과 판매하는 떡밥을 넣어봤는데 새우도 물고기도 한마리도 들지 않았습니다. 위치가 좋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생이새우는 새우망으로 힘든것인지... 제가 생이새우를 포획하던 포인트에 두시간 정도 시금치나물미끼를 사용해 봤었는데 생이새우들이 한마리도 꼬여들지 않았습니다. 황룡강에서는 제 경험으로는 새우망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임곡 근처의 '가정' 저수지에 새우망과 판매하는 떡밥을 넣었더니 줄새우 4마리와 각시붕어 다수가 잡히더군요 하지만 제가 필요한 개체들이 아니기에 확인하고 바로 놓아주었습니다.

[초미지향]

그 귀한 옆새우를 50마리 씩이나 !! ^^.

[엔지니어]

생생한 생이새우 구하기가 힘들어서 옆새우 1만마리를 집어넣을까 고민도 했습니다. 사진 맨 위의 장소에 옆새우가 워낙 많아서 한나절 채집하면 1만마리 정도 잡히겠더군요 멧되지랑 맞짱뜰 자신이 있다면요... 50미터 옆의 농가 형님께 물었더니 그곳이 멧돼지 길목이라고....

[나는나다]

멧돼지 으헠

[kona]

영화"차우"가 생각나네요 ㅋ 식인멧돼지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