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9.5.1.10:00~12:50 (점심 12:50-14:00)
온분: 영운, 덕촌,백사,남계,국은,덕산,흰내,혜종,춘성,경오,매일생한.
간길: 새마을 복지회관-해안산책로 입구-산책로걷기-어울마당-해안초소-농바위쪽 산책로걷기-流寂亭-식당
하늘은 맑고 바람 또한 훈훈하니 어느새 잎이 무성해진 나무들이 초록의 빛깔이 두터워진 신록의 오월이다.
詩人 노천명은 오월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푸 른 오월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이락 숲이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벋어나오던 길섭 어디메선가 한나절 궝이 울고
아는 활나물,참나물,젓가락나물,고사리를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고 내 마음은 종달새 모양 하늘 높이 솟는다
五月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5월의 첫날 이기대 입구 복지회관 앞에 11명이 모였다. 노동절이라 등산객과 소풍나온 사람이 많다. 길 건너편 과일차에서 영운이 늙은 處士10명을 걷어 먹일 요량으로 한바구니를 사서 오려는데 조심없는 차가 영운을 들이 받기 직전에 급정거하여 사람을 놀라게 했다. 덕촌이 하는 말 `그놈 재수한번 좋았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데! 얼마나 비싼 몸들인데! 알았으면 기절 초풍 했을걸.` 우리들의 가치를 금액으로 따지면 정말 얼마나 될까? 연금을 금리로 역환산 해 보면 10억은 넘을까? 이자가 내려가면 원금액은 더 올라가는 아닌가? 어쨋건 귀하신 몸이니 사고도 조심하고, 건강에도 유의하여 우리의 가치를 오래 보존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산책이니 산길은 피하고 해안 산책로 입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수처리장 건너편 분포초등학교운동장에서 운동회 진행 마이크소리와 아이들의 응원 함성이 울려나오고 있다.우리들은 백전 노장들이니 어떤 상황인지 대강짐작이가고 듣기에 싫지 않은 것이 낮익은 광경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리라. 흰내는 덤불링 지도 했던 고충을 말하며 지금은 불가능 한 일 일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동여고 학생들이 몰려오니 우리들의 걸음이 빨라진다. 오늘의 답사 대장은 흰내다. 출발 산삼의 함성이 우리의 氣相이다.
몇번 와 본길이지만 바다는 언제나 가슴이 확트이게 한다.멀리 광안대교를 보며 가공한 나무산책로를 걸으니 정해진 길만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걷기는 많이 편하다. 詩人 고은씨는 `산은 자신을 깊게하고 심화 시키는 공간이라면 바다는 내면에 응축된 것을 분출하는 자기확대의 공간이다.`라고 말한것처럼 사람들은 한없이 수용할 수 있는 바다에 모든것을 솓아내고 싶은 마음으로 바다로 오는가 보다.
누리마루가 보이는 동백섬을 바라보니 아름답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멋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영운은 제주 올레12 마당을 3번이나 갔다 왔다고 한다. 이번 2월에도 갔다 왔는데 1박 만원, 식사 한끼 오천원, 그래서 1일 경비 25000원, 10일 25만원에 교통비 15만원 합하여 답사비 1인 40만원으로 희망자를 모집하면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이번에 갔을 때는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과일을 따 먹으며 걷고 주민들이 과일도 주고하여 하루 20Km를 걸어도 피로하지 않고, 함께 간 사람 모두가 하는 말 여기가 한국 맞나? 제주도 맞나? 하는 말이었고 공기 맑고 경치좋고 걷기 편하고, 식사 맛있고, 잠자리 편하니 좋은 것뿐이였다며 외국 안가고 여기 또 오고 싶다면서 너무나 만족했다고 ,적극 추천한다.
어울마당은 소풍나온 학생과 일반사람들로 한참이나 붐볐다. 우리는 한고개 넘어 쉼터에 자리잡았다.어디서나 복받을 베푸는 자가 있다. 베푼 만큼 보너스로 삶의 시간을 더 받을 것이다.춘성의 쑥떡에 남계의 한라봉과 영운의 바나나가 신선한 바닷바람을 더욱 상큼하게 한다. 헤종이 `일溫, 이 꼬부랭이라고 이기 좋은기야`라고 열심히 까고 있다. 메일에 오는 그림에 프로모델들의 거시기가 요놈과 너무나 닮아 있어 바나나와 프로모델중 어느것이 더 원조인지 족보를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모두 앉아 바나나 껍질을 까고 있는 모습이 천진하다. `지남번 동박새가 올린 산행기가 깔끔하고 좋더라.`(흰내) `동박새는 알놓으로 갔나. 왜 안왔노?`(혜종) `5~6월은 일이 있어 못온다고 안카더나.`(영운)
국은만 스틱을 가져왔다.바닷가 오솔길로 내려오며海菊과 평소 만이 보던 풀을 헤쳐보며 식물조사를 해 보았으나 이름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덕산이 야생초 조사 할려고 지팡이를 가져 왔나? 땅도 짚고 풀도 헤치고 특히 여름엔 뱀도 많으니 지팡이에 걸어서 멀리 던져 버리는데 꼭 필요하다는 대답이다. 맞는 말이다. 산행에서는 필요한 도구는 갖고 다녀야 하고 이제 우리는 지팡이가 필요한 나이이기도 하다.
해안초소에서 무릎에 부담이 생긴 춘성과 해안 길로 온 덕산, 국은 , 매일생한, 4명은 큰길 따라 만남의 광장으로 가고 젊은 7명이 농바위쪽 해안으로 갔다. 流寂亭에서 얼마간 쉬고 있으니 힘들게 오르막을 올라온 영운이 숨을 고르며 경치는 너무 좋은데 올라오는 산길이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백운포까지 산책로를 정비할 것이라고 하니 그때 다시 또 와야 할 것 같다.
답사 길은 식당쪽으로 끝을 맺는다.점심먹기에 적당한 시간이고 두시간을 족히 걸었으니운동량도 충분하다.용문사거리 안골목 마산 복국집이다.아구탕 열 그릇에 생태탕 한그릇이다.탕이 맵싹하고 얼큰하긴해도 남포동 김해식당에 비길바는 못된다. 매워서 내 같이 국물을 남긴 남계 백사등에 비해 거십은 남기고 국물만 다먹은 춘성 국은 등이 있다.우리 어른들은 거십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이 십습관과 성생활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혜종) 육체적인 육식가와 체면치레만 하는 채식주의자로 대별 된다는 뜻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거십많이 먹는 사람은 장 청소가 잘 될 것이고 국물 좋아하는 사람은 물이 많아 좋을 것이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주어 졌는지 알수 가 없다. 또한 얼마 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시간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히 가치있게 보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학점을 놓친 대학생은 한 학기의 가치를 깨달을 것이고 신문사의 편집장은 하루의 소중함을 느끼고, 기차를 놓친 자 만이 1분의 가치를 통감할 것이다. 외롭고 지루한 시간은 의미가 없다. 반갑고 정감있는 친구를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가운데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 가치 있는 것이다. 그 시간 만큼은 정해진 양에다 덤으로 더 얹혀 올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기대 공원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그리고 바닷가 곳곳의 바위와 쉼터에 맑고 밝은 웃음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그흔적들이 쌓여 새 문화가 이루어 질 것이다.
내일은 초파일이다.모던 중생이 다 행복하여야 하겠고 우리동기들의 건강이 하나 같이 좋게 유지되고 가정에 안정과 번영이 함꼐 하길 빌어 본다. 나무아미 타불--관세음 보살----
첫댓글 매일생한님..생생하고 자세한 답사기... 좋습니다..열심히 잘 읽었습니다..함께하지 못해 아쉬워요..모두 모두 즐거운 오월 맞이하시길..
감사합니다. 함께 할때가 아니라도 언제나 많은 많은 도움을 주니 모두가 좋아하는가 봅니다. 바쁜 일 마치시고 자리 한번 합시다.
걷는 길은 가보지 않아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으나 매일생한이 쓴 글은 깊이도 있고 배울 것도 많아 이게 답사기인지 강의록인지 헷갈리네요. 어떻든 고맙고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 정말 크네요. 쓴 자와 함께한 자들 그리고 동기님들 늘 건강하시기를 멀리서(?) 빕니다.
동기들의 좋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 보려고 노력 했습니다. 멀리서 보내 주시는 격려 말씀 고맙고 헷갈리지 않게 더 잘 하라는 충고로 받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사진으로 보는 이기대의 모습은 제주올레 못지않게 수려하고 경치가 빼어납니다. 아마도 매일생한의 사진기술이 뛰어나고 글솜씨가 어우러져서 그런가 봅니다. 어쩜 이렇게 산행기를 잘 쓰셨는지 감탄에 또 감탄과 박수도 함께 보태 띄워 보냅니다. 네번째 사진은 산과 숲속과 바다와, 그 속에 묻혀 보이는 다리는 낭만 그 자체입니다. 5월의 첫날 신록과 꽃과 동기들의 우정속에 보낸 멋진 하루였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면서.....
과찬의 말씀을 대하니 부끄럽습니다. 영운님을 위시한 동기들이 도와주고 자료를 주니 저는 정리하여 올리는 수고만 할 뿐인걸요. 재미있는 동기들과 제주올레도 꼭 한번 가고 싶습니다. 늘 건강 하십시오 .
좋은 하루를 보냈지요.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되돌아보니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시작이 좋으니 5월의 산행들이 좋을 조짐이군요.
대사 치르느라고 수고많았습니다. 너무나 羨望의 대상이 될 좋은 결혼식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慶賀 드리오.
이제 산행기는 걱정없네요. 매일생한님이 이렇게 훌륭하게, 실감있게 기록해 주시니. 사진기술도 뛰어나고-- 이런 것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하나요? 5월은 여왕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영운이가 끼어서 산행이 더 멋지게 보이네요. 매일생한님의 매력이 날로 알려지네요. 좋은 5월 되세요. thank you. see you again.--
감사합니다. 조그만한 수고를 치겨세워 주시니 어찌할바 모르겠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여왕이 와서 우리는 행복했고 충성을 다 했습니다. 건강하시고 시간이 되어 만나게 되면 반갑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