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재론 끝에 ‘부결’
‘정년연장’ 헌의안이 재론 끝에 부결됐다. 찬성표와 반대표를 계수할 필요도 없이, 총대들은 압도적으로 정년연장을 반대했다. 작년 총회에 이어 장로총대들이 정년연장을 반대했다.
정치부는 목사와 장로의 정년 관련해 21개 노회에서 상정한 안건을 병합해 총회에 상정했다. 평북노회를 비롯해 목포서 동부산 경상 광서 강중 중전주 등의 노회는 정년을 73세로 연장할 것을 헌의했다. 경기중부 의산 남대구 등의 노회는 75세로 더 연장할 것을 요청했다. 전북노회는 65세로 정년을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헌의안을, 경기노회는 현행대로 하고 3년 동안 총회에서 다루지 말자고 헌의했다.
정치부는 모든 헌의안을 병합해 ‘정년 연장을 허락하되, 지교회의 상황과 노회의 형편에 따라 지교회와 노회에 일임하여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치부의 보고는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김종혁 총회장은 곧바로 찬반을 묻고 정치부안이 통과됐다며 고퇴를 쳤다. 하지만 총대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회의를 계속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총대들이 반대를 외치고 단상 앞으로 나와 항의를 했다. 김 총회장은 “알겠습니다. 숨을 고르고 다시 하겠습니다”라며 찬송을 했다. 찬송 이후 김 총회장은 “정년 관련 (논의를) 다시 하겠습니다”라며 총대들에게 재론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김종혁 총회장은 정년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번갈아서 발언하도록 했다.
먼저 총대들은 정치부의 안이 교회와 노회를 혼란과 분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남 목사(함평노회)는 “정치부 보고대로 하면, 시골 교회들은 난리가 난다. 노회가 결정하지 못해 총회에 올렸는데, 노회와 교회 형편에 맞게 하라는 것은 싸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또한 김동진 목사는 “정치부가 성도들을 너무 쉽게 보고 있다. 만약 교회에서 정년을 65세로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치부 안은 물론 정년연장 반대 발언은 장로총대들이 많이 나섰다. 오광춘 장로를 비롯해 이석관 장로, 증경 류재양 장로가 발언했다.
이석관 장로는 “여러분의 교회 성도들 중 목사와 장로의 정년을 걱정하는 성도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위한 정년연장인가? 누구를 위한 정년연장인가?”라고 호소했다. 이 장로는 “목사님들이 교회가 젊어지려면 목사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셨다. 정년연장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선웅 목사는 정치부의 보고가 과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정년연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농어촌 교회들은 이미 노회의 묵인 하에 정년연장을 하고 있다. 정년연장을 한꺼번에 하지 말고 한걸음씩 하자”고 여러 노회의 헌의안대로 73~75세로 정년연장을 제안했다. 또한 김상기 목사는 “정년은 성경이나 교단의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이라며 “우리 교단과 교회는 큰 상황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정년 문제로) 교단을 떠나고 있다. 이제 정년을 연장할 때”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승준 목사는 “우리 교단이 한국 최대 교단이 못 될 수 있다”고 교단을 향한 총대들의 자부심과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 목사는 “백석교단과 독립교단 등이 정년을 75세, 경우에 따라서 80세까지 연장한 후 우리 교단에서 거의 1000교회가 그 교단으로 넘어갔다”며 “이미 한국교회의 두 번째로 큰 교단은 백석이다. 정년을 연장하지 않으면, 최대 교단이 백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마친 후 김종혁 총회장은 정년연장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격론을 벌인 만큼, 모바일투표로 정확히 찬반득표수를 계수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하지만 총대들은 거수로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 거수 찬반표결을 한 결과, 정년연장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계수할 필요도 없이 정년연장은 무산됐다.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첫댓글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