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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저성장기의 경영전략’ 보고서 발표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5년이 경과했으나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0년 5.2%를 정점으로 2011년 4%, 2012년 3.2%로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는 3%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성장 복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저성장을 새로운 경제질서로 받아들이고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1일 ‘저성장기의 경영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지구전이 요구되는 저성장기에는 조직의 체질과 역량을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저성장을 극복하는 세 가지 힘(감지·집중·추진력)을 제시했다.
또한 저성장기의 CEO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지(Sensing)=고객과 시장의 기회 포착해 차별화된 가치 제안
알리안츠는 고객의 행동과 감정을 시간단위로 수개월간 조사한 후 유관부서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문화인류학자가 포함된 전문팀을 통해 잠재의식까지 분석하는 숨은 수요 발굴 체계를 구축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시장기회가 급격히 줄어드는 저성장기 환경에서는 남다른 시장기회 발굴 능력이 중요하다.
멕시코 현지 풍습에 착안해 ‘시멘트 계(契)’라는 창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세멕스처럼 고객 자신도 모르는 니즈를 포착해 선(先)제안할 수 있도록 고객과 시장을 밀착 센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을 인구통계적으로 구분하는 데서 더 나아가 고객의 행동이나 관계까지 반영해 고객층을 새롭게 재정의해야 한다. 또한 다양화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해 SNS,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고객분석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집중(Focusing)=자사의 강점 분야에 자원 집중해 사업모델 재구축
세계 1위의 패스트패션 기업 H&M(스웨덴)은 명품 디자이너를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한시적인 디자인 협업을 통해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패션이라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전략적 실수를 만회하기 어려운 저성장기에는 한정된 자원을 최적 분야에 집중해 성공확률을 높여야 한다. 일본 상사들이 본업인 자원사업의 네트워크 역량에 기반해 곡물로 사업범위를 확정한 것처럼 보유 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 재정의하며 사업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또한 작은 성공 경험을 축적해 자신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늦게 대응해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최소화하도록 저인망식, 즉 ‘No Surprise’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추진(Energizing)=일에 대한 보람 고취해 열정과 몰입 유도
IBM은 엔터프라이즈 대시보드를 전산망에 구축해 모든 직원이 월별 실적, 과제 진행 상황, 참여 인원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저성장기에는 임직원의 몰입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마련이므로 조직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사적인 전략 컨센서스를 조성해 임직원의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
또한 성과배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므로 과도한 융통성을 피하고 평가·보상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금전적 동기부여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 종업원의 이름을 비행기에 새긴 사우스웨스트항공처럼 감성적·정서적인 내재적 보상으로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연구소는 저성장기의 CEO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제해결사 보다는 코치 역할에 무게중심
저성장기에 리더는 적은 시간과 예산으로 더 많이 일해야 하므로 번아웃(burn out)의 위험성이 커진다. CEO 개인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임직원 스스로가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도록 조직체계를 정비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기실적에 조직이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큰 변화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으로 신뢰를 확보해 실행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장기전 승패의 관건이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