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에서 체험학습을 나갔던 학생들이 여럿 사망한 사고를 보고 내 블로그에 쓴 글을 찾아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런 환자를 본 경험이 많았으니까.
우리나라는 한 때 일 년에 연탄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교통사고 사망보다 많은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 와 있던 어느 외국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가스 위에서 사는 독한 민족이라고.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은 외국의 경우에는 자살목적으로 자동차배기가스를 차로 역류시키거나, 아니면 음주 후 집까지는 차를 몰고 와 차고에서 차 속에서 잠이 들었다가 발생하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협소한 공간에서 숯불 풍로로 음식을 장만 하던 시절,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많이 쓰러졌다.
열린 공간이었기 때문 민간요법으로 동치미국물로 회복된 경우가 적지 않았고.
또 한 가족이 한방에 같이 자던 때에는 일가족 몰사라는 신문 기사도 심심치 않았었다.
그러나 같이 자더라도 아랫목에서 잔 사람은 죽고 윗목에서 잔 사람은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나 역시 연탄가스 중독으로 혼수상태에서 고압산소치료로 깨어 난 적이 있다.
과거 오늘 같은 저기압인 봄날이면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줄줄이 응급실로 몰려왔었다.
그래도 예전에 한방에 여럿이 잘 때는 누군가 자다가 머리가 깨어질듯이 아프면
“연탄가스 중독이다.” 하고 외치며 문을 열고 나와 쓰러지기도 하였으나,
요즈음 연탄가스 중독은 더욱 심한 상태로 내원한다.
왜냐하면 혼자서 자는 경우가 많고 집은 잘 지어 더욱 밀폐되었기 때문.
이외에도 시장 통의 장사들은 연탄 풍로를 끼고 지내다가
두통이 생기면 “뇌신‘이나 ”명랑“이라는 약을 입에 달고 지나다 보니
진통제성 신병변이나 약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일산화탄소중독은 결국 저산소증에 대한 증상이고, 후유증이다.
주로 뇌에 오는데 뇌의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손상을 받을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3기압의 순수 100%산소를 공급하는 고압산소치료기가 있는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빨리 하면 뇌손상을 막을 수 있다.
어떤 환자는 오랜 혼수 끝에 멀쩡히 깨어나기도 하고,
다른 환자는 금방 의식은 돌아 왔는데 몇 주후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예를 들면 혼수상태 1년 후 멀쩡하게 깨어난 신혼의 색시는 남편은 이미 죽고, 그동안 아이는 태어났었고, 내가 본 다른 예는 다른 예는 모 음악대학 피아노과 3학년 학생은 의식이 진작 돌아 왔으나 3주후 손가락의 마비가 와서 더 이상 피아노연주를 할 수 없었다.
또 하나의 증상은 혼수상태에서 압박된 근육에서 저산소성 손상으로 횡문근 융해가 일어난다. 피부에는 마치 화상처럼 상처가 나타나 경험이 적은 의사는 모르는 수가 있다. 횡문근 융해증은 내과계에서 발생하는 급성 신부전 중 가장 중하다. 이는 인공신장에 의한 혈액투석으로 치료한다.
시골에서 온 모 여대 4학년 학생이 하숙집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고압산소 치료 후 횡문근 융해증으로 심한 급성신부전이 생긴 환자는
여러 차례의 혈액 투석 치료 끝에 신장의 기능이 거의 회복이 되었고,
오늘이 마지막 투석이라고 한 날,
투석합병증으로 투석 중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심한 구토 끝에
기도로 토사물이 들어가 손 쓸 시간도 없이 질식사하였다.
언젠가 고압산소치료기 속에서 의식이 돌아온 환자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담배를 피우는 일이었고, 결과로 고압산소치료기는 폭발하여 환자는 살고
주위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하였다.
연탄가스가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토록 극성떨던 빈대가 싹없어진 점을 보면.
에너지 정책이 主炭 從油에서 主油 從炭으로 바뀌었다. 연탄의 사용도 많이 줄고 따라서 연탄가스 중독의 발생도 같이 줄었다. 원유가격이 배럴 당 100달러 이상 폭등을 하면 또 다시 主油 從炭에서 主炭 從油으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
한편 우리 주위에는 만성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많다. 혈액검사 상 혈색소가 정상보다 높은 사람, 흡연력을 물어 보면 백발백중이다. 왜냐하면 일산화탄소의 혈색소에 대한 친화력이 200배에서 300배이므로 한번 혈색소와 결합한 일산화탄소는 탄산가스 및 산소와 달리 잘 떨어지지 않는다. 기능하는 혈색소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니까 피를 만드는 골수의 기능은 정상이므로 부족한 피를 더 많이 생산한다.
즉 피가 진하다. 빈혈의 반대이지요.
이런 사람들을 보고 혈색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진한 혈액 때문에 생기는 합병증도 적지 않지요.
첫댓글 10여년 전에, 시골에서 개업하던 어느 외과의사가, 개업은 잘 되었었는데, 사업을 하던 처남의 보증을 섰다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자동차에서 배기가스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긴 했는데, 후유증이 생긴 상태로 남의 병원에서 일 해주면서 빚을 갚아 나가던 일이 생각 납니다.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고...
난 결혼 두달만에 하숙집에서 연탄개스 중독으로 입원하였습니다.
그때 처는 4월 전공의 무의촌 파견전 두달간 대구에서 시집살이 중.
고압산소 통에 두번 들어갔다 나와서 24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