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충북지역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의 음주문화가 이색적이다.
직장인들은 개성 있는 건배사로 회식 분위기를 이끌고, 대학생들은 기상천외한 폭탄주 제조법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 직원들은 농협답게 술자리를 즐기고 있다. 농협 알파벳 약자인 'N H'를 이용해 '놀 땐 놀고, 할 땐 하자'라는 건배사로 흥을 돋구고 있다. '지구는 슈퍼맨이, 농촌은 농협맨'이나 '마음은 농촌, 저축은 농협'이라는 건배사도 종종 사용한다.
농협중앙회 본부는 각 지역 본부와 단위조합에 건배사 핸드북을 전파하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하고있다. 윤필웅(41) 농협 충북지역본부 홍보실장은 "농협 직원들의 술자리 건배사는 농촌과 관련된 것을 주로 사용한다"며 "농협중앙회 본부가 농촌과 관련된 건배사 아이디어를 종합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등 세계 고산을 접한 산악인들의 건배사는 '위하여 산'이다. 이 건배사는 충북산악인들이 만들어 전국 산악인들에게 전파시켰다. 특히 전국 산림청 소속 전문 산악인 600여명이 이 건배사를 사용하면서 세계 산악인들에게 퍼졌다.
우리나라 산악년도보다 30여년 앞선 유럽 산악인들도 히말라야 등의 고산에서 이 건배사를 즐기고 있다는 게 산악인들의 설명이다.
김근환(46) 청주 아웃도어필 대표는 "사업 때문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 시장에서 만난 산악인들은 '위하여 산'이란 건배사에 흥미를 갖고 있다"며 "유럽 산악인들은 히말라야에서 만난 한국 산악인들에게 이 건배사를 배웠다며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충북본부 서청주지사 소속 김선영(56) 과장은 건배사 연구가다. 그는 이미 건배사 모음 대백과를 출간해 건배사 마니아로 통한다.
김 과장은 "건배사는 모임이나 회식 때 분위기를 띄우는데 매우 실용적인데 난감할때가 많았다"며 "그래서 분위기에 맞는 건배사를 연구했고 책으로 발간까지 했다"고 말했다. 각 기관과 단체, 정치권, 교육계 등도 역시 특징적인 건배사로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대학생들은 건배사보다 폭탄주 제조방법에 더 흥미를 갖고 있다.
폭탄주 제조방법은 남·여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대표 폭탄주는 요구르트주(요구르트+소주), 황진이주(소주+복분자+맥주), 막소사주(막거리+소주+사이다), 티백주(소주+녹차) 등이다. 여학생들의 폭탄주는 독주를 약하게 만들어 마시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남학생의 대표 폭탄주는 박탄주(박카스+소주)와 뿅가리주(이온음료+양주+맥주)다. 청주대 김정호(23·3학년) 학생은 "요즘 대학생들은 취하는 것보다 어떤 방법으로 마시는 가에 더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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