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My love has left.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Alas, my dear love has left.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He reluctantly left walking the narrow path
that stretches in the splendid green hill
and into the autumn-tinted forest.
황금의 꽃같이 곱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The old oath pretty and shiny like a golden flower
has turned into cold dust and been blown away
in the breeze of a sigh.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The memory of the poignant first kiss
has changed the direction of my fate,
back-stepped and disappeared.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His fragrant voice has deafened me
and his flowery face has blinded me.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이별은 뜻밖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Since love is also a human affair,
we rightly feared beforehand for
and guarded against parting when we met,
but parting becomes such an unexpected thing
that breaks my surprised heart with a new grief.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Yet knowing that, making our parting a source
of futile tears will end up breaking our love,
I have diverted the power of irresistible grief
to the summit of new hope.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As we feared for parting when we met,
we believe in seeing again when we part.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Alas, my love has left but I have not sent him away.
Untiring love song envelops the silence of my love
and rotates aroun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