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배철곤 교수(영남대 수학과, 참고로 말하자면 중고 시절 수학 선생님이신 '버지기' 아들), 이석순 교수(영남대 옥수수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동기회 사무실 앞으로 나오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는 다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대구서 진주까지 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늦을 것 같아서 출발 시각을 30분 당겨 출발한다는 경고를 한 다음 다시 자리에 누웠다. 일찍은 것 같아서...
엊저녁 일을 생각하니 영 끈 떨어진 회장이라 그런지 도대체가 말을 듣지 않아서 괘씸하기가 그지 없는데 그 이름을 밝혀 42동기의 이름으로 단죄를 하고자 하나 인생이 거룩(?)해서 내가 참기로 했다.
우째끼나 만만한 배 교수와 이 교수를 태우고, 소제가 기사가 되어 대구를 새벽 일찍 출발을 했다. 팔자가 기박했다.
운전 기사 있는 차타고 진주성으로 진입할 때 모가지에 힘 좀 넣고 입성을 할려고 엊저녁 내내 전화통을 돌렸더니만 손가락에 쥐만 났지 백약이 무효였다.
42경연포럼(교수 모임) 회원으로 기사를 달고 다니는 사람은 대구예술회관장 홍종흠, 계명대학 부총장겸 동산의료원장 서수지, 영남일보 사장 성낙오, 하나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나네. 네 사람 모두가 한결 같이 말에 입을 맞췄는지 "공무로 바빠서..." 마지막 전화를 소제가 탁 놓으면서 하는 말 "너들 대구서 새우나 잡아라. 끈 떨어진 회장 에그 박복하기도 하지... 쯧쯧" 하는 수 없이 회장이 기사가 되어 진주행! 뒷 좌석에서는 약을 올리는지 "요정도 고급 기사 구하기 요새 힘들겠제?"
하여간 진주에 도착하니 행사 시간에 딱 맞게 도착했는데, 이용원 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1시간 여 취임식 행사를 마친 후, 버지기 2세 배 교수의 인맥으로 예쁜 여자 교수님이 뷔페식이 끝 날 때까지 식사 시중을 들어주시니 '고만 진주를 떠나기가 싫어지데예'
아침도 안 먹고 진주까지 갔다가 취임식 마칠 때까지 배가 쫄쫄 소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배 교수는 옆도 안보고 돼지고기 상추 쌈으로 눈알이 나오도록 마구 거둬 넣었습니다. 오리 고기와 쇠고기는 안보이는 것을 보니 조류 독감과 광우병을 의식한 듯 합니다.
그래도 영국 신사인 이 교수는 삼페인 잔을 폼 좋게 잡고는 그 여 교수와 눈 웃음을 섞어가며 그 잘 생긴 훤칠한 키에 시원한 마스크로 진주 유지들을 콱 눌러 잡았습니다. 옛날 소시적 우리가 문화 교실 갔을 때 "로버트 테일러를 옆구리에 찬 아이방호" 폼을 생각하시면 틀림없습니다. 완전히 42회 동기들의 인물 위상을 다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사천 해변가의 싱싱한 횟감으로 귀빈 접대를 위한 파티가 마련되어 있으니 눌러서 쉬었다가 가라는 이 총장의 만류와 영부인의 섬섬옥수를 뿌리치고 그만 대구로 왔습니다. 그 예쁜 여교수의 섬섬옥수가 음식 상 위에서 날렵하게 움직이는 환상을 그리면서 핸들만 거세게 잡았습니다. 끝.
첫댓글 기어이 다녀오셨군요. 진주는 봄바람이 안불어옵디까 언제쯤 대구, 서울로 우리 가슴속에도 봄바람이 훈훈 할련지..... 그 여교수의 날렵한 솜씨가 북망고지인 이곳까지 미칠련지 ㅋㅋㅋ
그러면 복고(철곤)의 경과보고땐 왜 섬섬옥수의 그 여교수 얘긴 왜 쏙 뺐을까 하여간 새벽부터 수고 했수 2월에 이총장이 좋은날 받아 역락재 방장으로 이총장을 한번 모실계획인데 그때 수행한다는 핑계로 함보자
진주 한번 갑시다. 아니 여러차례 갑시다. 소제도 기사가 있응께로---.
답을 달고 보니 강형이나 소제도 한심하네. 이 총장 취임에 관한 축하의 말은 하나도 없고 섬섬옥수인지 육수 이야기만 나온 꼴이라서---. 그리고 우리 영감들이 진주 가면 뭐하겠소. 진주 안갈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