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했다가 충무로역에 내려
화음和音에 들렀다.
리뉴얼 공사가 마무리되었는지
궁금해서였다.
조명설비 설치 등 마무리 단계.
늘 여유롭고 넉넉한 인상의
백사장님이 전반적인
미세 조정 작업에 열중이었다.
이런 곳의 경험이 일천하여
섣불리 말하기는 그렇지만
화음和音이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답고 정감 넘치는 멋진
쉼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냥 오려다가 바뀐 모습을
대충 스마트폰에 담아왔다.
세상만사가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다.
죽음 빼고는 모두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
노래사랑동호회가 이곳으로
옮기게 된 계기는 좀 볼썽
사나운 일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전보다 열가지 중
아홉 가지는 좋지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원인과 댓가가 없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좋았던 것도 나쁜 것으로
변하기도 하고, 또 나쁜 것도
좋은 것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니 삶에서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알아하는 겸허함을
잃어버리지 말아야지 한다.
사실 오늘 오후가 되자
무단히 신경질이 났다.
그러면서 시월의 마지막밤
행사에 참가할 것을 하며
에고 등신아하고 후회를 했다.
약속도 외출할 일도 없어
어쩌까 저쩌까하다가
옷을 챙겨입고 나섰다.
저절로 종로3가역에 내렸다.
두어번 가본 노래교실로 향했다.
얼마 전부터 우연히 수십년전
라디오 드라마 배경음악이었던
노래에 꽂혀 불러보려하는데
도무지 올라가지가 않았다.
마구 내지르니 돼지 멱딸 때
이런 소리가 날까 싶었다.
지금까지는 음이 높은 노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고,
가사에 꽂혀 부른 노래도 키
변경없이 음정무시하고
부르곤 했다.
그럴 때 듣는 사람들 입장
에서는 많은 인내를 발휘하며
억지 미소에 억지 박수를
쳤을 것이다.
이만치 살아 눈치 백단인데
그걸 왜 모를까?
그래서 이 노래만큼은 키를
낮춰 불러봐야지 그러면
연습을 해야지(가수가 부르는
것을 따라 부르며 연습해서는
안되기 때문에)하고 노래
교실에 가서 네곡을 부르고 오는
길에 화음에 들렀던 것이다.
카페 생활 특히 노사동에
참여하면서 몇가지 유념하는
게 있다. 참여하는 분들 거의
모두 집에서는 최고 어른이어서
고집이 쎄거나 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심하다는 것,
짜장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짬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통행 특히 지하철
역 같은 곳에서 우측 통행을
하려 애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 편한대로 마구잡이로
걷는 사람이 있고, 술을 좋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하는 사람도 있고......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결국 가치관과 성향의 문제이며
함께 즐거움 나누려면 그 정도와
한계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옳고 그르고,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분명 아니다.
그러기에 그 정도와 한계를
지키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술을 마셔야 노래를
부를 수 있거나 더 잘 부르기
위해서는 술을 마셔야 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냥
조용히 혼자서 눈치껏 마시면
되지 않으까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정도程度와 한계限界를 지키는
것인지 우리는 안다.
정답은 없다.
우리 모두 개성과 가치관이
서로 다르기에 그저
정도程度와 한계限界를 지키면
카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역시 노래모임에 많은비중을 두고 계신분이신걸 알겠네요~~ㅎㅎ
대단 하십니다~~ㅎㅎ고르비님 정말 최고십니다~` 멋져요~~~
선배님
잘 지내시지요?
노래를 두려워했는데
육십대 중반들어 부르기시작 이제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참 모를 일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마음에 고요함이 쌓여
갑니다.
가을은 고요히 생각에
잠겨드는 계절
선배님 마음에 고요한
기쁨 쌓여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