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한파에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다 땅도 얼고 주변의 공기도 얼고 마음도 얼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거리를 수 놓고 성당 근처의 반짝이는 대형트리에서 이따금 흘러나오는 캐럴송이 곧 해가 바뀌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지 엊그저께 신년 캘린더를 걸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그걸 갈 때가 되다니~ 나이 들수록 시간의 흐름이 점점 더 빠르게만 느껴진다 앞만 보고 기어오른 담쟁이 꼭대기에서 뒤돌아보니 저 밑동의 잎들은 말라비틀어져 있다 젊어서의 노동은 자기실현에 있었지만 나이 들어 노동은 식구들의 따뜻한 밥이었고 반복되는 일상에 시간은 너무도 빨리 간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에 남을 만한 새로운 경험은 줄어들고 뇌의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량도 줄어들어 새로운 자극에 대한 흥분의 민감도도 예전 같지 않다 꽁꽁 얼어버린 이 거리 시간도 얼어있다 찬바람이 뺨을 스치고 손이 시리다 크리스마스이브 젊어서의 이 거리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어야만 했고 캐럴송이 울리는 카페에서 차 한잔 앞에 놓고 넋 놓아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만들어낸 모던 건물 전체가 크리스마스의 대형 아트 스크린 아니 도시 전체가 대형 아트 캘러리다 낭만을 만드는 젊은이들 무리 속에 국외자가 된 느낌이다 20대는 시속 20km 30대는 시속 30km 40대는 시속 40km 50대는 시속 50km 60대는 시속 60km 정말 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작고하신 김동길 교수는 자기가 겪어보니 나이의 빠름은 50대엔 오하나아~ 두우을~ 세에엣~ 네에엣~....유욱시입 60대엔 육하 둘 세 넷......칠십 70대엔 칠~핫~팔십 순식간이라고 해서 공감한 적이 있다 젊어서 시간은 고요한 바다같지만 나이 들어서는 달리는 기차다 세모(歲暮)의 이거리 총알처럼 날아가는 세월을 그냥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흘러간 시간 후회하기보나는 만족하며 앞으로 얼마나 남을지 모르지만 남은 시간 새로운 경험과 자극에 노출되어 감소하는 도파민 속도를 줄여 풍요롭고 치열한 삶을 살아야겠다
얼마 남지 않는 2022년 임인년 향우님들 마무리 잘하시고 2023년 검은 토끼의해 계묘년 희망차게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성탄절 즐겁게 보냈나요?
세월에 빠름을
실감하고 공감합니다.
그러나 나름 열심히
살아 왔으니 큰 미련은
갖지않기로 했습니다.
홀로 가는길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가는
길이기에 외롭지 않으니까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은
육체의 건강이 따르고
육체의 건강은 삶의 질을 높입니다
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이
고착된 귀차니즘은
생명을 단축시킵니다
늘 건강하세요
시학후배님 그동안 무탈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새해맞이 잘하시고 계묘년 토끼해도 늘 건강하시고 집안에도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할께요~^^♡
오랜만에 뵙네요
건강하시죠
덕분에 고장 난데없이 잘 있습니다 ㅋ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시간입니다
세월 앞에는 영웅호걸도 절세가인도 없습니다
세월은 사람을 진지하게 깨우치게 합니다
늘 건강 챙기시고
즐겁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