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비행시연…국내 제작 기체 첫 비상 최대 시속 95km…최대 항속거리 20km 예약·수속·탑승·착륙 등 이용 시나리오 구현
국내 기업들이 제작한 도심항공교통(UAM) 기체가 처음으로 서울 하늘을 갈랐다. UAM(Urban Air Mobility)은 전기동력·저소음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을 기반으로, 도심 환경에서 사람·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첨단교통체계를 말한다. 일명 ‘하늘택시’라고도 불린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전 경기도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UAM 비행시연 행사를 열고 UAM 이착륙장 ‘버티포트’의 실물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제작한 기체 2기를 공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비행시연 행사에서 국산 기체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행사에는 중국산, 지난해에는 독일산이 동원됐다. 기술력과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 특히 이번에 국산 기체를 개발한 업체는 브이스페이스와 볼트라인 등 국내 중소기업 2곳이다.
가로·세로 3.7m, 높이 1.7m 크기의 ‘V-speeder(브이스페이스)’ 기체는 자체 무게 130㎏, 유상하중은 120㎏이다. 최대 시속 95㎞, 최대 항속거리는 20㎞로 이론상 김포공항에서 강남까지 15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하다. 또 다른 기체인 ‘SKYLA-V2(볼트라인)’는 가로 2.4m, 세로 2.6m, 높이 2.7m로 최대 시속 90㎞, 비행시간 20분·최대 항속거리 25㎞의 제원을 갖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UAM 기체가 이착륙할 수 있는 버티포트가 실제 건물 내에 조성된 모습도 공개됐다. 버티포트는 UAM의 공항이자 핵심 인프라 시설이다. 주요 도심에 얼마나 많은 버티포트를 조성할 수 있느냐는 UAM 이용 편의성과 직결된다. 국산기체와 버티포트가 마련된 만큼 UAM 이용 시나리오도 현장에서 펼쳐졌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이 직접 애플리케이션(앱)으로 UAM을 예약하고 수속, 탑승하는 등 실제 이용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부는 지난 9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르면 2025년 수도권 특정 노선(도심↔공항)에 UAM이 실제 운행할 계획인데, 이번 행사는 그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UAM을 이용하면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통행시간이 약 7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께 UAM 일 이용자 수는 2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2025년 UAM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2030년에는 주요 권역별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2025년 처음 운행하는 UAM은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특정 노선을 오간다. 이후에는 30~50㎞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우선 김포와 인천 등 주요 거점 공항에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이후 철도역과 복합환승센터 등 주요 거점에도 버티포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5년 상용화를 위해 사업자 요건, 운수권 배분, 보험 제도 등을 선제적으로 완비하고 기존 법규 적용을 최대한 배제하는 특례를 과감히 적용할 예정이다. 또 다수 기체가 충돌 위험 없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UAM 전용 공역 체계를 구축하고, 이후 UAM, 드론, 기존 항공기를 하나의 3D 공역 체계로 통합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UAM은 점차 혼잡해지는 도로를 벗어나 하늘길을 본격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도심 교통의 게임체인저"라면서 "새로운 교통체계가 조속히 확립될 수 있도록, 민간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UAM 실증·시범사업 추진, 규제특례를 골자로 한 법제정,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등 분야에서 정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