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시장은 '전쟁 공포'가 지배한 악몽의 하루였다. 환율은 폭등하고 주가는 폭락했다.
정부가 한 일은 연기금을 동원해 주가 낙폭을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풀어 환율 폭등 폭은 줄이는 미봉책에 불과했다. 남북간 '강 대 강' 대립이라는 근본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불안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0포인트(2.75%) 오른 1,560.83에 마감했다. 지난 2월 8일 1,552.79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5천87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장중 한때 지수를 1,530선까지 끌어내리며 시장을 완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에 오후 들어 정부 지시로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이 총동원돼 5천35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결과 낙폭을 44.10포인트로 간신히 줄일 수 있었다.
코스닥시장은 더 타격이 커, 장중 8%대 폭락세를 보이다 26.37포인트(5.54%) 내린 449.96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6일 447.94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과 하락률도 올 들어 최대폭이다.
이날 하루동안에만 유가증권시장 24조4천억원, 코스닥 4조5천억원 등 28조9천억원이 공중으로 증발했다.
환율은 더 공황적이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5원 급등한 1,250.00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한반도 리스크'를 이용한 역외세력의 총공세로 1,277원선까지 폭등했다가 외환당국의 막판 개입으로 낙폭을 간신히 줄일 수 있었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지난해 3월 30일 43.50원 이후로 가장 크다. 환율은 최근 4거래일 동안 103.40원이나 급등했다.
아시아권 증시도 '한반도 리스크'가 강타하면서 3%대 급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06%, 대만 가권지수는 3.23%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2%대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스페인 사태로 유럽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데다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군 전투태세 지시'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긴박화로 외국인의 아시아주식 혐오 현상이 두드러져 주가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