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강가에서 당신의 시선이 머물고..
현실의 삶은 늘 버겁다.
이 나이가 되면 편할 줄 알았는데 문제는 항상 우리 속에 떠나지 않고 있다.
저 산 노을아래 침침한 공동묘지에 눕지 않고는 문제는 언제나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문제로 보지 말라며 툭툭 던지는 말에 충격을 받는다.
그저 힘들게 살지 말라 한다.
지금 비록 안 되고 있지만 내 인생 내리막을 내려갈지라도 그저 삶을 맡기고 누리라고 한다.
무엇을 누리라는 것인가?..지금 당장 돈이 부족하여 힘들고 몸은 불편하고 고장이 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그런데 가만히 혼자 생각하니 그 말이 가슴에 새겨온다. 지금 걱정하고 근심한다고
당장 무엇이 해결될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 자신의 잘못된 판단도 있고 결국 본인의 책임이지 않는가..
세상을 몰랐고 문제점을 몰랐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일이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내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무엇인가 필요하다.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생각을 붙잡아야 하는 것이다.
판단 할 수 있는 가치관 가야 할 미래문제 자녀문제 늙고 병들고 언젠가 떠나야 할 인생길...
도대체 어떤 방향과 생각을 잡아야 하는지 온통 머리가 하얗다.
이때 툭툭 던지는 그 사람의 말이 내 심장에 꽂이기 시작한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이치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뭐?.. 심판이 있다고!.. 누가 나를 심판한단 말인가?..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자가 누가 있단 말인가..다 고만고만한 삶이 아니던가?..
그러나 내 모습 쭉 비디오에 찍혀 있어 그것을 자신이 본다면 이건 정말 아니다.
그럼 어쩐다 말인가!.. 어찌하면 되는가?..
여기 까지가 나의 한계였다. 나는 의문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다음은 하나님의 은혜였다.
논리적으로 이론적으로 풀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주는 선물이었고 은혜였다.
눈을 감기게 하셨고 입술을 열어 고백 하게하시고 한 편의 비디오를 통해
죽음의 강가에서 나를 구한 손길을 까마득하게 잊어 버렸던 기억을 당신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때 네 곁에 있었노라고!..속삭였다. 완전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사랑의 고백을 하게 하시고 사랑의 맹세를 하게 하신다.
그 후로는 늘 뜨거움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쏟아 부었다.
새벽미명 어둑어둑 새벽길 걸어서 당신 집 통유리에 비친 당신 모습도 보았고
기타 치며 포크송에 늘 머물던 내 입술은 당신을 찬양하며 구원열차에 늘 실려 보냈었다.
숫기 없는 내 모습은 눈빛 초롱초롱한 중고등 학생들 앞에는 진지하고 재미있고 들을 만한 내용을
준비하고 있는 이야기꾼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 어린학생들이 졸업하고 애기 엄마가 되었고
몸짓 크고 잘 생긴 청년이 되어서 만났던 추억도 있다.
재정 관리를 맡으며 소심하고 섬세한 성격 탓에 틀린 회계장부 숫자 하나에 날 밤을 지새우며
몇 년 간 계산기를 두들겨 보기도 했었다.
금 끄어준 구역을 통해 추운겨울 한 통속 되어 당신이 보내주신
영업용 택시타고 정원 초과한 구역식구들 함께 새벽길 달려가며 응답의 시간표도 보았다.
각자의 삶으로 흩어진 그 구역의 식구들은 지금쯤 하나님과 얼마나 더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을까?..
세월이 많이 흘렀다. 늘 파도치는 인생길에 우린 한치 앞도 모르고 살아간다.
어쩌다 전체인구 30%가 머문다는 거대한 도시 서울까지 파도 따라 흘러왔으니
낮 설었던 콩크리트 벽도 친구처럼 가까워 보이고 가두어 놓은 정화된 도시의 물도 시냇물처럼
자연의 일부분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서울의 문화에 길들여진 식구들은 아무리 꼬들여도
지방에 내려가길 사양한다.
미련남아 전세주고 온 지방의 아파트는 전세 값이나 매매 값이나 비슷해
그냥 잊은 채 방치한지 오래다.
떠나 올 때 두고 온 아파트 베란다 포도나무 분재는 잘 자라고 있는지 늘 궁금하다.
세월 흘러 자리 잡은 후대의 진로 앞에 모두 각자의 길로 흩어지게 하시고
우물 안 세상을 나와 다시 한 번 파도치는 인생길에서 자신을 돌아본다.
고난 속에 있었던 바울사도의 고백처럼 내 은혜가 네게 족 하다는 음성 들으며
나의 연약함과 나의 부족함이 늘 당신의 강함이 내 안에 나타나게 하소서..
고백하며 오늘도 엎드려 기도하며 당신은혜 간구 하고 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