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요일마다 자원 봉사로 호주인 할아버지 집에 가서 청소나 가든 일을 돕고 개똥도 치우는데요 할아버지가 시각 장애인이셔서 병원도 시간이 되면 같이 가는데 오늘은 무릎 수술을 받으셔서 할아버지의 Seeing eye dog이 같이 병실에 있도록 편의를 봐달라고 해서 독실로 옮겨서 할아버지 호강 중이세요. ^^ 장애인이시니 한 푼 안 들이시고 지난 9월에 검사도 이것 저것 하셨어요.저는 검사실 밖에서 개랑 눈 빠지게 기다렸었고요;;
병실이 9층이라서 창문 너머 보이는 씨티 경치도 멋지고 독실이라 다른 환자들 눈치 볼 필요없이 편하게 이야기 나누다가 간호사가 개는 병실에 재울 수 없다고 뒷처리 문제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집에 데리고 와서 dog sitting 중이에요.
훈련이 잘 되어서 차 안에서도 절대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편히 자세 잡고 코까지 골며 자요.제 차가 소형차라 기어에 머리 대고 폼 잡으면 시동걸거나 파킹할 때 낑낑 " 플러~ 제발 머리 좀 치워줘;;"
이제 눈치껏 머리 비켜요 ㅍㅎㅎㅎ
집에 가기 전에 공원에서 뛰놀며 순대 뽑길래 치우고 집에 와서 부엌 쪽 침입? 못 하게 막았네요.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가끔 자기가 seeing eye dog이라는 본분도 잊고 길거리에 떨어진 음식 먹다가 아프기도 했고 한 번은 맥도날드 라지 감자칩 봉지 통째를 입에 물고 할아버지와 걸어 오는데 ( 산책하고 오심)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할아버지는 안 보이시니 모르셨어요 ㅋㅋㅋ
이래뵈도 9살인데 눈빛은 천사가 따로 없네요 ^^
거실 입구에서 누워 자리 잡길래 쿠션 깔아 주니까 거기에서 잡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지 않고 정말 기특해요. 저는 집안에서 개는 키워본 일이 없어서 은근히 걱정했는데 얌전하고 자기 집마냥 편하게 있으니 다행입니다 ^^
내일 새벽 출근이라 오전 6시에 할아버지 빈 집에 데려다 놓아야 되어서 마음이 안 좋지만 일찍 퇴근하니까 가서 플러( 프랑스어:꽃) 혼자 잘 있는지 확인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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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자폐아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장애 공부 하기 전에 에이지드 케어를 해서 적성에 맞아서 보호사로 일하는데요 직장 내에서도 직원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좋은 일을 해야 해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해요. 산책하기, 말동무, 발마사지 , 손톱 깎기 등등 별 것 아녀도 어른들 좋아하세요
에단님 얘기 들으니 저도 군생활 때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이 생각납니다. 그 때 몸이 불편한 분들 식사 도와드리는 일과 기타 힘쓰는 잡일등을 했는데 마음만 앞서고 처음이라 실수 투성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무표정하게 봉사활동 하는 분들께 막말 못하게 되었지요. 직장 다니랴 공부하랴, 집에서 가장 역할 하랴... 시간이 안 나지만 그래도 시간을 조금씩 내서 같이 봉사활동 하면 좋을거 같아요. 한번 뭉쳐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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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아버지는 피트니스 센타에서 회원으로 만나서 알게 되어서 폴리스 체크 이런 것 없이 제가 도와드려요. 아무래도 눈이 안 보이니 제가 수상한 여자가 아닌가 싶어서 피트니스 센타에서 일하는 퍼스널 트레이너 여자가 자기 아버지와 할아버지 집에 와서 저와 아이들 봉사하는 모습 보고 안심하더군요;; 자원 봉사하려면 일단 폴리스 체크를 한 다음에 온라인에서 요양원 가까운 곳 찾아서 방문해봐요. High care (중증) 말고 low care 요양원 가면 신체가 건강한 분들 1:1 산책 1주일 한 번 30분 내지 1시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괜히 흐뭇해지는 글이네여. 영어만 좀 잘 하면 저도 하고싶네요. 한국 있을땐 영아원 봉사 다녔었는데, 호주 오고나니 언어의 장벽에 막혀서 허우적대고있네요. 님 글 보면서 언젠간 저도 봉사갈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
살면서 부딪히다보면 영어도 늘어요 ^^
제가 반려견 좋아해서 dog sitting 필요하시면 며칠 정도는 봐드릴 수 있어요. 사시는 곳이 가까우면 더 좋은데... 혹시 필요하면 쪽지나 댓글 주세요. 님의 예쁜 마음 화이팅!!입니다.
제안은 고맙지만 오늘 할아버지가 퇴원해서 더이상 개를 돌볼 일이 없어요. 둘이 한시도 떨어져 지낸 적이 별로 없어서 개가 스트레스 받고 짖다가 이웃 여자의 경찰신고로 결국 seeing eye dog 협회에서 개를 데려가 임시 보호했다고 해요;; 제가 퇴근 후 오후 3시에 할아버지 집에 모시고 와서 혼자 쉬시면서 개 기다리고 있답니다.
@너나나나 아 그렇게 되었군요. 정말 수고가 많으시네요. 반려견하고 떨어지면 정말 속상하죠. 빨리 할아버지랑 재회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워터 그냥 반려견도 아닌 눈 역할을 하는 개라서 오늘 오후에 개 데려다 준다고 전화로 통화하는 것 들었어요 ^^ 관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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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는 큰딸땜에 같이 시작했다가 더 많은 일을 제가 돕고요 좋은 일을 할 때 의무적으로 하면 하기 싫을 때가 있어요. 진심 좋아서 하는 거면 주말 하루를 기꺼이 봉사를 위해 비워두는 게 쉽지는 않아도 알아서 챙기게 돼요 ^^ 외로운 분이라 말벗도 되드리고 친구가 됐어요
와 멋지시네요 항상 주위분들한테 코리안이라고 꼭 말하고 다니시길.. 왜냐면 님은 자랑스런 한국인이니까요
그럼요 할아버지가 제 소문 내고 다니세요 ㅋㅋㅋ
제가 다 감사하네요 님같은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아직 살만한거 같아요
저보다 더 좋은 일 많이 하는 분들 많을테지만 지금은 이 정도도 충분해요 먹고 살아야 하고 애들도 키워야 하고 휴 ㅋ
한국인의 이미지를 향상시키셨으니 애국이기도 해요.
통일 운운거리면서 눈물을 글썽거리는 쇼를 하면서, 동포 등처먹는 것들은 좀 본받아야해요.(누굴까? ㅎㅎㅎ)
큰 일은 아니지만 선행이라고 주위 현지인들이 다들 칭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