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시작된 우한 코로나가 2020년 1월 20일 중국 우한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한 여성이 입국하면서 한국의 첫 확진자가 나타났다. 이날 이후로 우리의 삶은 너무나 많이 변화되었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망가진 지 2년째 되면서 코로나 신조어(?)들을 적어보았다. 펜데믹, 음압 병상, 지표환자, 코호트 격리, N차 감염, PCR 검사, 언택트, 자가 격리,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메타버스, NFT, 재택근무, 뉴 노멀(New Normal) 등, 이러한 생소한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을 점령하였다. 이 얼마나 섬뜩한 단어들인가? SF영화나, 의학전문 드라마에서 사용되어야만 하는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을 뒤덮었다. 이후에도 당분간 사용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문화행정가이자, 문화매개자로서 20년간 활동해 오면서 문득 지난날 문화 이슈들을 떠올려 본다. 울산에서 최초로 개최된 전국적인 문화행사 `제18회 전국연극제`에서 관람객 신기록을 세웠다. 18년 만에 보름간 30회 연극공연 중 대부분이 유료 관람객 수 90%를 넘어서 만석이었다. 사랑티켓 시범 사업이 도입되어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전국수준의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영향도 있다. 울산고래축제 방문객 수 60만명, 개최도시 남구의 인구를 넘어선 참여객이 몰려왔다. 이것뿐인가, 태화강 국가 정원에서 축제가 열리면 많은 인파로 넘쳐났고, 극장마다 히트 작품이 걸리면 문화 수준의 우수성을 관람객 수로 과시하던 게 불과 2년 전까지의 일이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랬다. 다시 그런 시절이 올까. 단언컨대 그런 시절은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지난 2년간의 위드 코로나로 사람들은 변해가고 있다. 동창회, 직장 회식, 단합회, 단체관광 등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따뜻한 단어들이 사라지고 있는데도 무덤덤하다. 이렇게 우리 일상의 따뜻한 부분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특히 정(情) 문화에 뿌리 깊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미 현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모임을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정치학(Politics)》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홀로 살 수 없으며, 사회를 형성하여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어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동물이라는 의미의 용어로 인간의 특성을 설명한다.
지금도 사회 교과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고, 지식적으로는 대부분 사람이 인정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 `이성적으로는 인정하지만, 감성적으로는 동의하기 힘들다` 그렇다! `어쩌면 가까운 날에 대 철학자의 논리가 바뀔 수도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달리 생각한다. 인간은 진화하는 동물이다. 물론 생물학적 진화를 포함해서 진화와 퇴화를 병행하고 있다. 나 역시 20년 전 100개 이상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채 10개도 안 되는 숫자를 외우지 못한다. 이것은 퇴화인가. 진화인가.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코로나19 이후 국민 일상 변화` 조사발표에 따르면 여행, 공연ㆍ예술ㆍ극장, 오프라인 사교활동이 80% 이상 감소하고, 가사노동, 배달 음식, 직접 요리, 온라인 쇼핑, 미디어 이용 등이 50~70%의 증가율을 보인다. 한국문화정보원, `코로나19 전후 문화 여가 트렌드 변화 보고서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의 공연ㆍ전시 및 여행ㆍ여가활동(레저) 뉴스 핵심어 분석 결과,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연기`, `확산`, `취소`, `바이러스` 등 이전과 다른 새로운 핵심어가 등장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정도 되는 2021년 1월에는 `라이브`, `온라인`, `영상` 등 비대면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핵심어가 나타났다. 2019년 대비 전국 문화생활 시설 목적지 검색량 54% 감소…음식점 검색 대폭 줄고, 공원이나 드라이브 코스 검색이 증가했다. 서울 시내의 관광명소 및 레저스포츠 시설 목적지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축제(93%), 운동장 및 체육관(57%)의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1, 2차 대유행 시기에 하락 폭이 더욱 두드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OTT, AR, VR`이라는 단어가 우리 생활에 자리 잡기 시작하고 앞에서 언급한 대규모 축제나 공연은 더는 힘들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 삶의 중요 요소인 `놀이`와 `배움`을 포기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놀이`와 `배움`을 위한 문화생활은 어떻게 변화 할 것인가? `중앙집중식`보다는 `지방분권식`으로 변화하면서 지역과 마을 단위의 소규모 활동이 중요해지고, 개인의 위치와 특성이 섬세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차원의 문화 플랫폼이 필요하고 개발될 것이다. 그만큼 일상에서 누리는 문화 `생활문화의 중요성`이 발현되는 중이고 반드시 새로운 것만이 아닌 `일상의 것`을 섬세한 플랫폼에 안착시킨다면 새로운 문화향유의 트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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