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13년 1월 17일 오전9시
□ 장소 : 국회 본청246호
■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지 3일째다. 3일이 석달 같다. 참으로 어렵다. 죽어라고 해도 또 일이 생기고, 욕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죽겠다.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줄여서 간단히 말하겠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대권위원회가 아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것 아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다. 흥부가 박타는 것 아니다. 무조건 뚝딱뚝딱 할 수 없다. 박근혜식 비대위가 아니라는 점을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 권한이 없다.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가면서 차근차근 한분, 한분의 의견을 모으고 그 뜻을 가지고 힘차게 혁신에 가는 그런 역할에 불과하다. 설계도를 그리는 일에 소홀하지 않겠다. 혁신의 기본적인 밑바탕, 밑그림 안 그리면 아마 전 국민이 분노 할 것이다. 그 일을 꼭 우선적으로 하겠다.
제가 물컹물컹한 사람이 아니다. 나를 많이 겪어본 사람은 아실 것이다. 끝날 때 보면 ‘아 저사람 엄청나게 혁신하려고 노력했구나.’ 라고 기억되길 바란다. 저는 정치적 인생에 있어서의 꿈이 없다. 나는 다음 대표에 나갈 사람도 아니고, 다음 원내대표에 나갈 사람도 아니고, 다음 국회의원에 나올 사람도 아니다. 나는 몽땅 버리고 마지막 일에 필승의 자세로 이 일을 한다. 그래서 우리 비대위원과 함께 기본적인 비대위의 임무를 세가지로 요약해서 말씀드렸다.
첫째는 대선 패배의 냉혹한 평가, 그리고 두 번째 치밀한 전당대회 준비, 세 번째 정치혁신의 밑거름 그리기다. 이 세가지를 위해서 매진하겠다고 약속한바 있고, 그 일을 위해 지금도 하고 있다. 다만 그 일에 앞서서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다. 그래서 비대위원들에게 호소했고, 그 일을 한 것이 지난 3일의 일이다. 앞으로 하루 더 할 것이다. 앞으로 나흘 동안 65%의 정권교체 희망을 걸었다가 실망한 멘붕 상태의 그분들 한분 한분의 곁에 가서 눈물을 닦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반성과 참회와 사죄의 역할을 안 하면 누가 우리의 진정성을 믿겠다. 어떤 사람들은 쇼라고 한다.
쇼라고 볼 수 있다. 70년, 80년대 우리당 처음부터 만들었던 분들, 이름을 부르기도 감히 외람된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정동영 다 나와서 무릎 꿇고, 절하기 자체가 힘든 분들의 절을 하는 그 모습을 보고 쇼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도대체 어느당 출신인가. 나는 그렇게 묻고 싶다. 진정성을 갖고 우리는 했다.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 잘해보려고 했다. 그것을 전제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 발짝도 못나간다는 생각 밑에서 한 것이다. 이게 없으면 신뢰가 상실되고 신뢰가 상실되면 그 순간부터 이미 모든 것은 정치인의 기본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일을 했다. 그 작업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다는 각오 말씀드린다.
그 세군데를 그냥 간 것이 아니다. 다 상징성이 있다. 현충원을 비롯해서 민주항쟁 기념 묘지, 민주공원 모두 영남, 호남을 대표하는 곳, 수도권을 대표하는 곳,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에 가서 사죄와 참회의 삼배를 무릎 꿇고 드리면서 여러 타운홀미팅을 해서 회초리 맞겠다는 테마로 다녔다. 무섭게 아팠다. 그리고 가슴속 깊이 와 닿는 ‘왜 우리가 진작 못했나’ 라는 생각이 드는 말을 들었다. 다 옳았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었다.
특히 광주의 어느 여성단체 협의회장이 구구절절 말할 때는 정치하면서 딱3번 울었는데 통곡하고 싶은 심정으로 들었다. ‘우리는 이렇게 했는데 당신들은 뭐하고 있었느냐.’라고 얘기할 때 제 탓이오. 제 탓이라고 하는 말이 실감나게 토로되는 분위기였다. 저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한결 같이 얘기하는 것이 한마디로 요약하면, ‘계파 좀 없애라. 계파 싸움 좀 없애라.’였다.
계파 없어져야 한다. 나는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기본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친노 아닌 사람이 여기 있나. 노무현 대통령 안 팔고 국회의원 된 사람이 있나. 다 친노다. 우리가 미워할 것은 친노라는 비노라는 이유 때문에 그들을 미워하는 우리들 속에 있는 당파적 심리다. 당파주의다. 이것을 없애야 한다. 한 당파가 맡아서 계속하려는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의도적으로 왜곡하려는 세력과 세력 간의 파쟁심이다. 이것을 우리 마음에서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싸워서 이기면 뭐하나. 배후에 서서 만경창파 일엽편주로 가고 있는 조그만 조각배에 타서 그 위에서 선장을 누가하느냐 가지고 싸우다가 난파선이 돼서 빠지면 결국 다 죽는 것이다. 누가 이긴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민심을 떠나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서 그 민주통합당이라는 배가 만경창파 일엽편주같이 간당간당 가고 있는데 뒤집어 진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시 한번 호소한다. 누란의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벼랑 끝에 섰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마음을 합쳐야 한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 다음 대표 누가되고 우리파에서 누가되고 이런 생각을 갖고 보면 모든 사물이 빨간색 안경 끼고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파이기심이 생기고,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사과하고, 우리들은 아군이고 저쪽은 적군이고 해서 군사문화의 잔재인 이분법에 쏙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 내 평생을 두고 분명히 얘기한다. 내가 두려워하는 두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침해다. 하나는 편견이라는 그늘이 내 머릿속에 있으면 유연성을 잃어버릴 때 그게 제일 두렵다. 사물과 정황을 판단할 때 어느 분파심을 가지고 어느 한쪽에서 한쪽을 내다보면서 저것을 적이라고 하는 대목에 있어서 두렵다. 그렇게 안되기 위해 매일 기도한다. 여러분에게 다 그런 마음을 가지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도 또 하나의 분파심일지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지금 상황의 민주당의 입장은 꼭 그 일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첫 출범하면서 언제든지 야당이 갖는 가치관에 있어서 두가지 심리가 엇갈리는 게 있다. 하나는 정책정당이 되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화와 토론을 해야 한다는 논의다. 분명히 일리 있고 상생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유형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야당은 비판하라고 있다. 존재감을 위해서도 비판해야 한다. 옳지 않을 것을 옳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야당이다. 야당의 존재이유는 야당성 회복에 있다. 우리가 모두 야당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가 초창기에 잘못해놓으면 어영부영되어 이선으로 전락하는 게 불 보듯 뻔하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지금 이런 상황일수록 더 바짝 차리고 우리가 강력한 야당이 돼서 강력한 비판능력을 회복할 때 바로 그것이 현 여당과 정부의 강함이 드러날 수 있고 그래야 나라가 잘된다. 강한야당이 없고 흐물흐물하고 유야무야 넘어가고 이런 상태에서 죽으면 여당도 죽고 야당도 죽는다. 왜 같이 죽느냐. 그렇게 되면 여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싶고, 그러면 야금야금 독재에 빠지고 독선에 빠져서 스스로 무너진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 절대독선에 의해서 무너지게 되어있다.
나는 박근혜 정부가 꼭 성공하기 바란다. 이명박 정부처럼 불통정권이 되어 엉망진창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성공하기 바란다. 나라를 위해 그렇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이 야당성을 회복하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짚어줄 때 그게 가능하다는 생각을 평상시에 갖고 있다. 헌번재판소장 얘기와 앞으로의 당면과제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꼭 앞장서서 그 일을 해주시기 바란다.
127명 적은숫자 아니다. 옛날에 50명, 30명 가지고도 할 때가 있었다. 그래도 그 힘이 나날이 불어나서 결국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조그마한 모티브가 형성되는 것을 너무나 많이 경험했다. 127명 오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숫자 가지고 오만하고 기득권에 연연하면 아무 일도 못하고 우리 스스로가 무너진다.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가지고 저 탓이야. 저놈 탓이야. 하면 아무것도 안된다. 전부 제 탓이다 제 탓이다라고 해야 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화하나를 소개하겠다. 솔개라는 새는 수명이 20년이라고 한다. 20년이 돼서 마지막에 높은 절벽위에 올라가서 혼자 외롭게 제일 먼저 자신의 깃털을 다 뽑아내고, 그리고 맨 마지막에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고 그리고 남은 부리를 지 몸으로 부딪혀 부리를 뽑아내야 20년 수명을 더 산다고 한다. 그래서 솔개가 40년을 사는데 20년 된 끝에 그 일을 해야만 다시 훨훨 나는 솔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해준다. 우리는 죽을 때 이다. 다같이 죽자. 죽기를 각오하자. 그리고 다시 태어나자. 다시 살자. 그래서 100년, 200년 가는 당을 건설하자. 힘내십시오. 파이팅!
■ 박기춘 원내대표
민심의 회초리는 정말 아프고 매서웠다. 우리가 혁신혁신 하면서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백언이 불여일행이라고 했다. 백마디보다 한가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는 생각을 갖고 이제는 정말 실천하는 정당 믿음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의원총회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모두발언은 이미 고위정책회의에서 얘기를 했다. 쌍용차 국정조사 국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말, 정부조직 개편안, 여러가지 절차상의 문제나 밀봉관련 불통문제를 지적했고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서 냉혹하게 판단한다는 얘기했고, 택시법 관련 얘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 의총에서는 변재일 정책위의장으로부터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 우리당 검토의견을 보고드리고, 우원식 수석부대표로부터 여야 임시국회 협상과정에 대해서보고를 드릴 것이다 이 두 사안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방안을 마련할것인지 의원 여러분의 토론 시간을 갖겠다.
2013년 1월 17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