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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벗 삼아 걷는 영덕 블루로드
영덕블루로드는 강구항을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도보길로 삼척의 관동대로와 더불어 동해 최고의 바닷길이다. 사색과 명상을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길에서 인생을 배우게 된다. 대게발로 감싸 안은 창포말등대, 풍차나라 풍력발전단지, 바다생태박물관인 어촌민속전시관 그리고 임금님도 반한 영덕대게와 고소한 물가지미회는 영덕의 바다여정을 더욱 설레게 해준다.
세 번쯤 생각에 잠겨볼만한 삼사해상공원 영덕은 강구항 남쪽 삼사해상공원부터 시작해 해변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정이 좋다. 경북개도 100주년(96. 8 .4.)을 기념해 만든 경북대종은 일출 때 소원을 비는 장소로 유명한데 장엄한 대종소리까지 더해져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다. 경북대종 앞에는 영덕 지품면에서 옮겨온 천하제일 화문석이 우뚝 서 있는데 가운데 매화문양이 있으니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동해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어촌민속전시관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다. 바다로 출항할 때의 어선의 모습과 고기떼를 찾아 가는 갈매기의 모습을 합성한 건축물로 풍어와 만선을 기원한다고 한다.
입구의 대게조형물을 감상하고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면 동해안 어촌생활 모습과 바다 속 진귀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옛 어민들이 사용했던 어구와 어선모형, 별신굿 미니어처, 대게잡이배 실물모형 등 볼거리로 가득 차있다. 특히 3D입체영상관과 바다체험실에 들어서면 신나게 놀면서 자연을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아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지하 1층은 영덕 앞바다의 수심대별 어종을 입체적으로 꾸며놓아 동해 바다에 살고 있는 물고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영덕대게관을 유심히 둘러보고 대게 고르는 법과 요리법을 배우고 나서 강구항 난전에 가면 질좋은 대게를 골라 살 수 있다. 3층 옥외포토전망대에 서면 오십천을 끼고 있는 강구항은 물론 영덕풍력단지와 포항 호미곶까지 두루두루 조망이 가능하며 밤이면 오징어배가 만들어낸 불빛을 감상할 수 있다.(영덕어촌민속전시관:일반 2천원, 학생 1천원 054-730-6970)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 길에 우뚝 선 대게등대
강구항부터 축산항까지 강축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대한민국 최고의 바닷길을 자랑한다. S자 길로 휘감아 도는 바닷길을 따라 차를 몰면 황홀한 경치에 마음을 빼앗겨 도무지 속도를 낼 수 없다. 급기야 대게발이 등대를 감싸고 있는 창포말등대에 이르러서는 차를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등대 안쪽 나선형계단을 올라 등대의 중간쯤 오르면 바다를 시원스레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반긴다. 난간을 부여잡고 사방을 둘러보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하얀 포말로 덧칠해 놓은 해안선이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든다. 등대를 빠져 나와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양쪽에 거친 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화를 만나게 된다.
4월이면 노란 수선화가 짙푸른 바다와 하얀 등대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그 밖에 패랭이꽃, 해국, 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 본의 꽃이 피고진다. 하늘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 조각 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바다에 관련된 시를 음미하며 눈을 지긋이 감아도 좋다. 스피커에는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 운치를 더해준다.
야간에는 무지개 조명이 등대를 비추고 있으며 아치형 터널에 조명까지 들어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그만이다.
인근 풍력발전단지에 들어서면 “윙윙”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진다. 24기의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2만 가구의 영덕군민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란다. 봉우리에는 단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낙동정맥의 웅장한 산세와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해맞이공원 옆 창포초등학교에서 출발해 풍력단지를 돌아 공원으로 빠져 나오는 1시간 코스의 달빛산행은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어 밤에도 제법 사람이 몰리고 있다. 풍력단지 입구에는 윤선도 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삼국시대부터 변방의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는 변반산 봉수대까지 조성되어 있어 답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최근에 문을 연 영덕신재생에너지관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관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놀고 즐기면서 청정에너지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태양광자동차, 해바라기 에너지정원, 태양의 힘으로 자라는 잎, 수소자동차체험, 파력발전체험 등 흥미진진한 체험거리가 가득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신재생에너지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전망대를 겸하고 있는 옥상에는 태양광 집열판이 놓여 있어 태양에너지생성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했다.(054-730-7021 성인 1500원, 청소년어린이 800원)
바다를 친구 삼아 걷는 블루로드
영덕블루로드는 강구항을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 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도보길로 삼척의 관동대로와 더불어 동해 최고의 바다산책길이다. 산길, 바닷길, 역사길 등 3가지 코스로 총 50km,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2박 3일은 족히 걸린다. 그러나 바다코스 중 엑기스격인 석리어촌마을에서 축산항까지 6.7km 해안길만 골라 걸어도 동해트레일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
원래 해안 간첩을 막기 위한 군초소길이었지만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길에서 사색과 명상을 하면서 걷기에 좋다. 기암괴석의 바윗길, 해송아래의 흙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백사장길, 포근한 어촌마을길까지 흥미진진한 코스가 연달아 이어져 트레킹 내내 함박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경치 좋은 곳마다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옥빛 바다와 하얀 포말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중간에 대게 원조마을인 차유마을에 들르면 대게원조비와 팔각정을 만나게 된다. 고려 29대 충목왕 때 정방필이 영해부사로 부임하여 대게의 산지인 이곳을 순시했는데 영해부사 일행이 수레를 타고 고개를 넘어 왔다고 해서 수레 ‘차(車)’, 넘을 ‘유(踰)’를 써서 차유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면 다시 해안 절경을 발 아래 두고 파도소리를 음미하며 바위길을 오르내리게 된다.
기암절벽아래 작은 해변을 지나 근래 완공된 현수교를 건너면 죽도산에 이르게 된다. 이름에 걸맞게 산은 온통 대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숲 산책로가 은근히 운치 있다.
죽도산 정상은 해안 지역에서 가장 높아 주변일대는 큼직한 동해 지도가 펼치는 듯하다.
영덕 블루로드에서 만난 작은 해변
브루로드는 낚시천국이다. 물고기 바위
죽도산 대숲길
죽도산 산길을 돌아 나오면 물가자미 집산지인 축산항이 나온다. 대게활어타운 고층 횟집에 들어서면 축산항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
영덕 사투리로 ‘미주구리’라고 불리는 물가자미회는 지방이 적고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뼈를 다친 환자나 수술 환자들의 특효약 대접을 받고 있는 생선으로 시원한 물회로 먹거나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술안주로 곁들이면 좋다. 뼈 채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
울긋불긋 꽃대궐-지품면 복사꽃
4월 중순쯤 서안동 IC에서 빠져나와 34번 국도를 타고 안동, 진보를 지나 황장재 고개를 넘으면 영덕읍내까지 오십천변은 온통 핑크빛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무릉도원이 펼쳐진다. 복숭아 밭 아래는 초록의 풀이 깔려 있어 분홍색은 더욱 짙어진다. 지품면 삼화리 일대와 강구-달산간 도로변에 복사꽃이 유독 많다.
임금님도 반한 대게의 본고장인 강구항
영덕 최대의 항구이자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쳐난다. 오전 8시부터 어선들이 실어온 대게로 수협공판장 바닥은 수백 마리의 대게가 크기별로 늘여져 있으며 이때부터 치열한 경매가 시작된다. 대게를 앞에 두고 경매인와 중매인이 벌이는 눈치작전은 긴장감마저 감돌 정도다.
배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경매가 이루어지며 물량이 많으면 점심때까지 이어지니 이런 치열한 삶은 모습은 외지인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다. 흔히 크기가 크다고 해서 대(大)게로 불리는 줄 알지만 실은 다리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속살이 꽉 차있을 뿐 아니라 맛이 쫄깃해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되었고 그 명성이 점차 확산되어 오늘날 영덕대게로 고유명사화 되었다.
그 유래를 보면 고려 태조가 영해지역을 순시했을 때 주안상에 대게가 오르면서 특산물로 굳어졌다. 특히 영덕의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3마일 연안은 갯벌이 없고 수심 3백~4백m 깊이, 깨끗한 금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에서 잡은 대게를 최고로 쳐준다.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박달대게는 3~4월에 맛이 가장 좋아 이때 쯤 강구항을 찾으면 차를 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전국의 미식가들을 한데 불러 모은다.
아무래도 식당보다는 강구파출소 앞 수산물 어시장에서 대게를 구입하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흥정만 잘하면 덤까지 얹어준다. 난전에서 산 대게를 식당에 가져가면 찜값만 받고 즉석에서 쪄준다. 식당 앞에는 어김없이 찜통이 있고 강구항 거리는 뜨끈뜨끈한 김으로 가득하다. 부드러운 속살뿐 아니라 몸통의 내장에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밥을 비벼 먹으면 오묘한 바다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북한, 러시아, 일본 등에서 잡힌 수입대게는 등에 따개비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거무스름한 빛깔을 띄고 있는 반면 국내산은 등이 깨끗하고 밝은 주황빛을 띄고 있다. 이왕이면 몸통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긴 것이 좋으며 같은 크기라도 무거운 것이 속이 꽉 찼다. 오십천을 접하고 있는 풍물지하어시장은 비록 식당이 작고 허름하지만 창문너머로 수평선과 등대를 볼 수 있으며 가격 또한 저렴하다.
오십천 건너편 주차장 위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한적한 포구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포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나무벤치와 예쁜 조명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대게 조형물 아치가 있는 강구교를 건너 어시장을 다녀오면 강구항 전체를 둘러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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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가 제일 좋아하는길 매일매일 가고 싶어 꿈꾸는 길 너무나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꼭 걸어 보고 싶습니다
이 길 너무 좋아서, 또 겨울철에는 바다낚시 하러.... 년중 열번은 넘게 다니는데... 대장님의 사진으로 보니 더욱 정겹고 좋습니다.
지금 당장 달려 가고픈길...대장님은 참 좋겠어요~좋은곳은 모두 다녀 보시고...ㅎㅎ
이곳 함께 할 계획 다시 잡아주세요.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거든요...혼자는 엄두가 안나고 그래서요.
감사합니다 경주사는 무리 꼭 가봐야겠네요 구간 구간 가 본 곳이 반이고 그냥 스쳐 지나온 곳이 반이네요 꼼꼼하게 하나하나 느끼는 영덕이 될것 같네요 감사감사~~~법명스님과 같이 가 볼까 싶네요...........
대장님! 5월 답사는 이곳으로 정했으면 좋겠네요... 탇 트인 해변길과 해수욕장, 풍차와 등대 글구 물가자미회가 어불려진 멋진 영덕으로 떠납시다~ ^^*
추천~~~(100)
남해대교님 의견에 한표
대게등대 아래 정수와 성수...오랫만에 보는 듯...^^*
제 고향 옆동네 네요. 언제 가나요? 4월엔 답사 안가나요?
먹고싶기만 합니다 아우~~저 속살 난 먹는것만 관심 ㅋㅋㅋㅋ
아~~대게 먹고싶다. 아~~영덕가고싶다. 아~~ 바다보고싶다. 이 역마살을 우야믄 조으노?
차로만 몇번을 다닌길인데 도보길도 있었군요. 그길 걷고 싶네요. 아~~ 대게 먹고싶당~~~
오랜만에 다시 보는 아름다운 풍경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고향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 다운 곳이 있었다니 ~~ 가 보고 싶군요 ~
좋은정보 감사해요 잘 봐뒀다가 한가한 친구들과 다녀와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행복하세요..
우울한 소식 많은 요즘 대장님의 멋진 편지로 해서 마음이 밝아져 옵니다.고맙습니다.
자세한 설명 멋진 사진 정말 감사합니다. 꼭 가고 싶은 곳이 한 곳 더 늘었습니다. 모놀답사로 가면 더 좋지요. 대장님 감사합니다. *^^*
아주 오래전에 다녀왔던 길인데.. 대장님 덕에 새로워진 모습을 다시볼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한번 다녀오고 십군요 ^^*
우리나라에 이렇듯 아름다운 길들이 많은지 정말 새록 새록 감동이네요 ^^ 대게의 향기에 갑자기 소주생각도 나구요 ㅋ ㅋ
몇해전에 올려주신 옥계계곡과 칠보산 막걸리까지 어울려 더욱 멋진 여행코스로 추천드립니다. 영덕에서 ㅎㅎ^^
강구항 대게도 좋지만 대장님 말씀대로 지품면 지날때 복사꽃 구경은 황홀 그자체입니다 지금이 꽃필땐데....
어떡하나요. 가슴이 떨려와요. 가지는 못해도,가보지는 못해도 언젠가는 꼭 가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막 떨려와요. 그러하겠군요.그러겠군요.그랬군요.그러군요.그곳은 그러하군요.
그러한 곳이 있군요.그럴거예요.그럴것인데,그러한 곳인데,그러한 곳이어서 대장님의 수고로 그러하려니 하고 감상만 하려니 더욱 설레이고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그러한 곳이 또 얼마나 많이 숨어 있을까요???
옴마야 우리 옆동네다~ ^^ 여기서 보니 새삼 너무 멋진곳이네요. 차로만 다녔었는데 도보길도 있었네요.(2) 시간내서 걸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