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래투자상품과 신사업전략 |
헤럴드경제 2007-08-22 12:02:00 |
장 용 동 생활경제부장
부동산 개발과 투자는 단계가 있다. 경제 발전과 산업의 변화, 국민소득 향상과 수요층 욕구의 고급화 등으로 부동산 상품이 진화(?)하기 때문이리라. 예컨대 우리가 지난 70~80년대 겪었던 공동주택 신풍(新風)이 최근 신흥개발도상국에 몰아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트남을 비롯해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 등에서는 지금 아파트가 최고의 부동산 상품인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 이는 수요층의 입맛이 더욱 고급화되면서 다양한 기능과 쾌적성을 고려한 사람 중심의 고급 주거형태로 선호도가 변화해갈 것이다.
이 같은 공동주택 붐으로 인구가 집적되면 뒤이어 상권이 발달하게 된다. 이는 상가의 변혁을 가져와 재래시장 형태의 상가가 현대화되고 테마형 상가나 쇼핑몰 등으로 더욱 발전해 간다. 중국 칭다오(靑島) 도심권은 공동주택 신축에 이어 상권의 급팽창과 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는 대표적 사례.
시북구 중심권 주택가와 상업업무지역에 위치한 1000여개 점포의 지무로(卽墨) 상권이 급팽창하면서 지하 방공호를 상가로 바꾸는 대형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다.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조망권이나 쾌적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남부 쪽으로 고급 수요층이 빠져 나갈 것이고 이는 다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상권 분화와 함께 고급과 중급, 테마형 상권으로 나눠질 것이다.
지역특성이나 경제상황에 따라 투자나 공급패턴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 같은 변화의 패러다임을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사업이나 투자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끝물이나 상투를 잡아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을 리드하는 최후의 상품은 무엇일까. 경제 발전이 고도화 단계를 지나 안정단계에 진입하고 산업구조가 변화해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정착을 하게 되면 부동산시장을 지배하는 상품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바로 오피스 리테일 주거가 하나로 묶인 복합단지개발이 주 영역으로 급부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 관광 무역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부동산 상품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런던이나 파리, 암스테르담 등지에서 구도심을 개조하는 복합단지 개발사업이나 금융 서비스업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오피스빌딩 건설이 성숙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 더구나 금융 위주의 서비스산업 수요충족과 허브를 지향하는 국가 간 제로섬 게임이 진행되면서 런던은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고 도쿄는 아시아 금융 허브를 지향하며 대대적인 개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005년 4분기 이후 주택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이지만 오피스와 리테일시장은 임대료와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사모 부동산의 대표가격지수인 NPI지수의 총수익률이 16.6%에 달해 주식을 능가할 정도로 부동산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이는 오피스와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복합단지개발이 부동산시장의 최고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차세대 상품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역시 이 같은 사이클에 이미 진입한 상태이다. 복합단지개발사업이 서울 등지의 구도심권에서는 물론 판교, 아산, 파주, 청라, 광교 신도시 등지에서 최고의 개발프로젝트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건설사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인구가 핵심지역으로 몰려들면서 이 같은 투자와 사업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더구나 금융 서비스 등 3차 산업의 비중은 선진화와 함께 향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의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의 오피스 빌딩이나 리테일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