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 친구!
6월 안부 문자 보낸다.
잘 계시제? 건강하리라 믿는다. 영희씨도.
6월도 중순으로 넘어가고 있다. 해 바뀐지 엊그제 같은데 절반이 지나간다. 지난 몇 개월이 나름 의미있는 날들이었듯이 다가올 날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농사철이라 고향 마을에 자주 온다. 동네 정자나무 아래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하니 여름이 우리 곁에 와 있음을 느낀다. 이 바람도 곧 햇볕에 데워지겠지.
마을 앞 저수지, 사실 저수지라고 하기엔 작고 연못이라고 하기엔 크다. 지명 검색해보면 **소류지라고 나오는데 정확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못둑! 어릴 때 까닭없이 슬프지면 혼자 슬그머니 찾던 곳이다. 지금도 집을 나서면 발걸음이 닿는 곳이다.
마을 앞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종 절기를 지난 들판은 어느새 물을 가득 담아 어린 모이삭을 품고 있다.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농사 짓다 불과 몇십년 만에 기계화로 바뀐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농사뿐이겠냐?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변하는 바람에 아예 따라갈 생각조차 포기한 것도 많다. 몸은 첨단 21세기에 있으면서 마음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들녘은 서서히 초록으로 물들거다. 나처럼 가끔 와서 바라보거나 지나가는 길손은 벼가 자라는 들판이 녹색 정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오래 사셨던 분들은 정원이 아니라 땀이 배인 일터다.
둑 위에 서면 평생을 저 들판에서 땀을 흘렸던 할아버지를 추억한다. 할아버지의 그 고단했던 삶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벼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며 수시로 논에 가시던 그 마음을 이제는 알 수 있다.
올 여름은 지난 해처럼 길고 무덥다고 한다. 여름 날씨야 으레 무덥지 시원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지난 여름은 참 대단했다. 그런 여름을 견뎌냈으니 올 여름도 그렇게 보내리라 각오를 한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요즘의 화두는 '건강'이다. 모임 첫인사도 '건강해 보인다', '얼굴빛이 좋다' 등 건강관련 이다. 헤어질 때도 '건강하게 잘 지내다 다음 모임에 보자' 등 건강 건강이다. 이 안부편지도 그렇다. 건강을 잃기 쉬운 나이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우짜든지 건강하길 기원한다.
2025.6.10. 삼천포에서
상옥
카페 게시글
살아가는 이야기
상옥이 편지
250610 6월 안부 문자 보낸다
김영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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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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