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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6, U18은 FIBA가 주관하는 유럽 연령대별 대회인 U16, U18 유로바스켓이며, U17, U19는 FIBA의 세계 남자농구 청소년 월드컵입니다.
지금 폴란드 그디니아에서는 현지 시간, 13일부터 유럽 U20 유로바스켓(만 20세 이하, 뒤에서는 U20으로 줄이겠습니다)이 시작되었습니다.
17일, 16강에 들어가게 되는데, 조별리그 경기를 돌아보면서, 제가 꼽은 재미있는 경기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며, 제 눈에 띄었던 유망주들도 거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C조 스페인 vs 튀르키예 전입니다. 경기 결과는 스페인의 81-73, 8점 차 승리였고, 스페인은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튀르키예는 1승 2패의 성적으로 조 3위에 오르며, 16강에서 리투아니아(D조 2위, 2승 1패, D조 1위는 3승 무패의 성적을 올린 리투아니아) 경기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U20 스페인 vs 튀르키예 풀 버전 경기+
https://www.youtube.com/watch?v=PZUrUc-CW9c
+박스스코어+
https://www.fiba.basketball/en/events/fiba-u20-eurobasket-2024/games/121648-TUR-ESP#boxscore
사실 경기 전 예상은 ‘튀르키예가 스페인에게 큰 점수차로 패배하지 않을까?’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튀르키예가 첫 경기에서 벨기에에게 62-64, 2점 차 석패를 당했는데, 그 벨기에가 스페인을 상대로 36점 차 대패(45-81)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지금 스페인 U20에 있는 유망주들은 유럽에서 그 나이대에 수준급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2023년 U19 우승, 그리고 2022년 U17 준우승, 그리고 유럽 연령대별 대회(U16, U18)에서도 정말 밥 먹듯이 스페인을 1, 2위에 올렸기에, 사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별리그 경기를 보면, 스페인의 선수층이 대단히 두껍다고 느끼는 점 중 하나가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볼 수 있는 라파 비야(188cm), 세르지오 데 라레아(203cm), 콘래드 마르티네스(182cm), 이 3명을 경기당 평균 10분 이상 돌린다는 점입니다.
일단 이 작전은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이 전승을 거뒀기에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청소년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기에, 공격 시 볼 무브먼트, 수비에서의 강한 압박 모두 이번 U20에 나온 유럽 팀들 가운데, 최고라고 볼 수 있고,
이번에는 UCLA의 2005년생, 220cm 장신 빅맨, 아다이 마라까지 합류하기에, 인사이드에서 높이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튀르키예 전 경기 얘기를 짧게 해보자면,
이렇게 강력한 스페인을 상대로 튀르키예가 저의 경기 전 예상과 달리, 상당히 잘 싸웠습니다. 전반 종료 때는 39-36, 3점 차로 앞선 채, 3쿼터를 맞이했습니다.
3쿼터 들어 스페인의 3점 슛이 터지기 시작하며, 리드를 가져왔지만, 튀르키예는 생각보다 잘 버티면서, 경기 종료 5분 42초 전, 3점(67-70)까지 쫓아갔습니다.
이 시기, 이번 2024년 NBA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를 신청했다가 철회한 U17, U18 MVP, 2005년생 이잔 알만사(207cm)의 3점 슛(73-67, 5분 21초 전)이 성공되지 않았다면, 튀르키예의 업셋도 가능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불과 1년 전, 튀르키예는 U19에서 3위(3-4위 전에서는 미국에게 승리를 거뒀습니다)에 올랐는데, 이번 U20에는 그때 뛰었던 주역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스페인 전에서 제일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던 튀르키예 유망주는 제 생각에는 대회 최대 제한 연령보다 한 살 어린, 2005년생 볼 핸들러, 엠레 멜리 툰차(196cm)라고 봅니다.
사실 NBA 모의 드래프트에도 이름이 자주 올라갔고, NCAA UCLA에 있다가, 2024년 6월, 네브레스카대로 전학을 간 2004년생, 베르케 뷰육툰젤(208cm)도 32분 39초를 뛰면서 15점(2점 5/6 3점 1/1 자유투 2/2) 5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툰차의 이날 활약상은 만약 튀르키예가 스페인을 잡았다면, MVP였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툰차는 40분 풀로 경기를 뛰면서, 25점(2점 4/5 3점 1/4 자유투 6/6) 6어시스트 2스틸로 고군분투했습니다.
+참고 자료+
+툰차 vs 스페인 전 하이라이트 2가지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ZDidJN2Tch4
https://x.com/GiuseppeInv/status/1812889429096165509
과거에 이 친구 관련하여,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 친구를 잘 모르시는 농구팬들을 위해, 밑에 링크를 올리겠습니다. 물론 이때보다 툰차의 농구 실력은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엠레 멜리 툰차와 관련된 글+
https://cafe.daum.net/ilovenba/9eHg/354
그 외에 메인 볼 핸들러로서, 사이즈가 좋고, 3점 슛, 미드레인지 점퍼, 플로터, 레이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격 루트로 득점을 올릴 수 있으며,
볼 핸들러로 시작하는 2-2 전개, 그리고 넓은 코트 비전에서 나오는 감각적인 패싱력도 동 나이대에서는 최고 수준입니다.
원래 U18, U19 때만 하더라도, 툰차는 오른손, 오른쪽 위주의 공격을 주로 전개했던 점이 아쉬웠는데,
그런데 이번 스페인 전에서, 수비를 두고, 왼손 레이업으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을 보여주면서(실전 경기에서 왼손 레이업을 성공시켰다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이제 양손 활용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툰차의 성장은 프로에서 어느 정도 기회를 받았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툰차는 2023-2024시즌, 유로리그 정규시즌, 튀르키예 1부 리그(BSL, 뒤에서는 튀르키예 리그로 줄여 쓰겠습니다)의 강팀, 아나돌루 에페스 소속이었는데,
멜리 툰차는 지난번에 제가 썼던 NCAA의 NIL 글에 썼던 유럽 강팀에서 아예 기회를 못 받는 그런 유망주는 아니었습니다.
유로리그 3경기에서는 평균 2.3분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튀르키예 리그에서는 25경기에 10분(9.3분)에 가까운 출장 시간을 보장받으며 코트에 나섰고, 무려 3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렸습니다.
+참고 자료+
+2023-2024시즌 엠레 멜리 툰차 개인 기록(튀르키예 리그)+
https://www.tblstat.net/player/3504/2324
만 18세밖에 안 되는 유망주가 에페스 같은 강팀에서 이렇게 밀어준다는 점은,
과거 유럽 프로농구의 장점 – 코칭스텝들 생각에, 10대 선수들이 프로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하게 밀어주는 그런 사례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툰차는 에페스의 기대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저는 지금 툰차를 볼 때마다 사실 속이 좀 쓰립니다. 밑에 올릴 과거에 제가 쓴 툰차 글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U19 때 대한민국과의 경기(이때 우리는 76-91로 패배했지만, 경기 내용은 정말 좋았습니다)에서 툰차는 날카로운 패싱력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단 2점에 그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유럽에서 강한 전력을 구축한 팀을 상대로, 사실상 1옵션 같은 활약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때도 그랬지만, 좀 씁쓸했습니다.
16강에서 튀르키예는 NCAA 애리조나대의 218cm의 장신 빅맨, 모티에유스 크리바스, 크리바스랑 애리조나대에 있다가 최근 WCC의 세인트메리스대로 전학을 간 파울리우스 무라우스카스(203cm)가 있는 리투아니아와 맞붙는데,
제 생각은 이 경기가 이번 U20 16강 경기들 가운데, 제일 주목해볼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날 정말 엄청나게 밀어붙였던 튀르키예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는데 공헌한 스페인 선수들은 몇몇이 있는데, 그 가운데, 저는 후반에만 3점 슛 4개(12점)를 성공시키며, 15점(3점 슛 5/7)을 올린 2004년생, 조르디 로드리게스(201cm)의 활약상을 참 인상 깊게 봤습니다.
로드리게스는 U19 준결승, 튀르키예 전(83-51 승)에서도 다득점(20점)을 올렸던 적이 있는데, 가히 이 정도 활약상이면, ‘튀르키예 킬러’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로드리게스 vs U19 튀르키예 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VObW8LQWyPc
이 친구 역시 툰차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밑의 링크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고, 물론 이때보다 농구 실력은 훨씬 향상된다는 점 먼저 밝히겠습니다.
+참고 자료+
https://cafe.daum.net/ilovenba/7k/6537
로드리게스의 플레이 스타일을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U19 스카우팅 리포트 위주로 한 번 이야기해보자면,
+참고 자료+
+로드리게스 U19 스카우팅 리포트+
https://www.noceilingsnba.com/p/2023-fiba-u19-world-cup-recap
-> He isn’t an overwhelming athlete, but his footwork, change-of-pace, and ball-handling made him incredibly elusive. Rodriguez finished through contact at the rim, knocked down movement threes off the catch, and made a myriad of pull-up jumpers.
He’s an unselfish passer who sees the floor well and has an imaginative approach to sharing the ball. Rodriguez was also a highly adept defender. He isn’t a game wrecker on that end, but he has great footwork, awareness, and instincts. He can stay in front of ball-handlers and knows where to be and when to be there off-ball.
로드리게스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의하자면, 불같은 운동능력은 없지만, 슛, 드리블, 움직임 등 ‘기술자’ 같은 면모가 다분한 농구 선수라고 보고 싶습니다.
로드리게스가 볼을 쥐지 않았을 때(이 시기에는 좋은 볼 없는 움직임), 그리고 볼을 들고 있을 때는 드리블을 이용하여 공간을 만든 이후(두 가지 경우 모두 스크린 활용도 잘하는), 3점 슛 시도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그리고 3점 슛, 미드레인지, 숏 미드에서 풀업이 가능하다는 장점 또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지만, 로드리게스는 운동능력이 좋은 농구 선수는 아니지만, 체인지 오브 페이스로 공간을 만드는 능력, 볼 핸들러 역할(저는 세컨더리 볼 핸들러가 로드리게스에게 잘 맞는 역할인 것 같습니다)이 가능한 수준의 ‘볼 핸들링’으로 수비를 공략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그는 더블 클러치, 플로터 등 다양한 슛 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선수답게 패싱력도 좋습니다.
수비에서도 운동능력이 뛰어난 타입의 농구 선수에게 약점을 보일 수 있지만, 상대 움직임을 읽고 예측하여, 대응하는 부분이라든지, 그리고 좋은 풋워크를 가진 부분은 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U19에서 평균 13.6점을 올리며, 올스타 5(All-Star Five)에도 선정되었던 로드리게스는 스페인 1부 리그(Liga Endesa, 스페인리그로 줄이겠습니다) 요벤투트 바달로나 소속입니다.
U19에서 로드리게스는 그야말로 대회를 빛내던 스타였지만, 2023-2024시즌, 바달로나에서는 거의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스페인 3부 리그(LEB Plata) 프렛에서 주로 경기를 뛰면서, 9경기를 뛰면서 평균 24.6분간 12.2점을 올리는 대단한 ‘시간 대비 득점력’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최근 로드리게스는 스페인 2부 리그(LEB Oro), 티조나 부르고스로 임대되었다는 뉴스가 떴는데, 티조나의 감독은 바로 현재 스페인 U20 대표팀 감독, 살바 캠프이며, 티조나는 2023-2024시즌, 2부 리그 플레이오프 4강에 오른, 나름 2부 리그 안에서는 강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x.com/tizcampeador_/status/1809346901717787028
저는 솔직히 2부 리그에서 하위권이었지만, 많은 출장 기회를 받고, 평균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면서, 스페인리그 빌바오(2023-2024시즌 정규시즌 참가팀 18팀 가운데 13위)와 2년 계약을 맺은 루벤 도밍게스(197cm)처럼,
로드리게스가 2024-2025시즌, 2부 리그에서 잘한 다음, 2025-2026시즌, 바달로나로 돌아가지 말고, 자신에게 출장 기회를 많이 주는 스페인리그 하위권 팀으로 이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3-2024시즌, 스페인리그에서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며, 사실 기대치가 과거에 비해, 내려간 로드리게스였는데, U20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며, 스페인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다시 성장세에 불이 붙을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오늘 시간이 남아, 좀 급하게 썼는데, 제대로 잘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허접한 장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 데 라레아 글에도 올렸지만, 혹시나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밑에 이번 U20 경기 방식과 관련하여, 밑에 링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자료+
+2024 U20 유로바스켓 경기 방식(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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