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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죽이고 어혈 없애는 옻나무]
아름다운 꽃은 먼저 꺾이고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린다.
세상에서 쓸모 있는 것은 제명대로 살기 전에 해를 입는다.
그래서 미인은 박명(薄命)하고 천재는 요절(夭折)한다고 했다.
옻나무도 쓸모가 많아 해를 쉽게 당하는 그런 나무다.
옻은 고대에서부터 도료로서 매우 쓸모가 많았다.
그래서 옻나무를 많이 심었고, 큰 나무로 자라기 전에 다 잘라서 썼다.
2천 3백년 전에 중국 송나라 몽현에서
옻밭지기(漆圖吏)를 지내기도 했던 철학자 장자(莊子)는
무용(無用)의 용(用), 곧 쓸모없는 것이 진짜 쓸모가 있음을 예찬하며
이렇게 한탄했다.
산의 나무는 쓸모가 있으므로 잘려나가고,
기름은 불에 타기 때문에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에 잘려서 먹히고,
옻나무는 옻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잘려서 없어진다.
세상에서 쓸모없는 것이야말로
천명을 누릴 수 있다는 장자의 가르침이야말로 난세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초월자의 지혜인지도 모른다.
옻나무는 그 칠(漆)이 오래 전부터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2천 5백 년 전 공자(孔子)가 편찬한 <시경(詩經)>에
산에는 옻나무가 있고라는 글귀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옻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조선 때 이미 옻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사군의 하나라고 하는 낙랑은
요즘 역사학자들이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낙랑고분으로 알려진 고분에서 발굴된 칠기(漆器)들은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은은하고 화려하며
고고한 품위와 빛깔을 잃지 않고 있다.
<초식동물들이 옻순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
옻나무는 한 개의 잎대궁에 작은 잎들이 마주 달리고 끝에 하나가 달린다.
잎대궁에서 잎끝까지 길이 25-40센티미터, 작은 잎은 길이 7-20센티미터,
나비 3-6센티미터이고,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한 대궁에 7-13개씩 달린다.
이른 봄 새순을 꺾어서 날로 먹고
나물로 무쳐서 먹기도 하는데 부드럽고 맛이 괜찮다.
옻나무에는 무서운 독이 있지만 새순에는 독이 적다.
그러나 함부로 먹으면 위험하다.
옻순을 먹는 민족은 세계에서 우리 민족 뿐이다.
우리 겨레는 옻순만이 아니라 독초로 알려진 식물을 많이 먹고 있다.
두릅나무의 어린 순, 심지어 천남성이나 미나리아제비까지도
물에 오래 담가서 독을 웬만큼 빼고 먹는다.
천남성이나 나리아제비는 그냥 먹으면 입안과 위장이 타 버리고
호흡이 마비되어 죽는 무서운 독초다.
야생 초식동물들은 대개 옻순을 잘 먹는다.
노루나 사슴은 옻순을 가장 좋아하여 쫓아버려도 다시 와서 옻나무 곁에 산다.
염소를 방목해 보아도 옻순을 제일 잘 먹는 것을 알 수 있다.
옻순을 먹고 자란 짐승들은 약효가 뛰어나다고 한다.
옻나무는 뜯어 먹히지 않으려고 독을 만들었으나
이들 초식동물한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어혈 통경약으로 으뜸>
옻을 타는 사람이 옻에 면역이 생기게 하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날마다 생옻을 날계란에 넣어 마시는데,
아침 밥먹기 전에 처음에는 녹두알 만큼 넣고, 차차 양을 늘리면서
일주일 정도 마시면 누구라도 옻을 안 타게 된다.
옻독을 계란이 중화시키는 것이다.
옻나무는 말라죽어도 잘 썩지 않는 성질이 있다.
옻나무는 속이 노랗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옻진이 방부역할을 하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도 속이 노란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민간에서 위장병, 속병에 좋다며 옻껍질에 닭을 넣고 고아서 많이 먹는다.
본초(本草)에서 어혈, 통경약으로 기록하면서도
그다지 중요한 약재로 쓰지 않는 것은 옻이 오르기 쉬워서일 것이다.
<가장 훌륭한 방부제이며 살충제>
옻은 가장 훌륭한 방부제이며 살충제다.
그러므로 인체의 세포를 보존하여 상하지 않게 하면서 갖가지 질병을 다스린다.
옻독은 각종 암과·병으로 인한 독을 소멸하여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한다.
옻은 위장에서는 위를 따뜻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소화를 잘 되게 하여 모든 위장병을 치료하고,
간에서는 어혈(瘀血)을 풀고 염증(炎症)을 다스리며,
심장에서는 청혈제(情血劑)가 되어 온갖 심장병을 다스리고,
폐에서는 살충제(殺蟲劑)가 되어 결핵균을 없애며,
콩팥에서는 이수약(利水藥)이 되어 온갖 신장질병을 다스린다.
옻은 오장육부의 여러 병을 다스릴 뿐 아니라,
신경통·관절염·피부병 같은 데에도 훌륭한 약이 된다.
옻은 비위(脾胃)의 병과 신(腎)·방광의 병· 늑막염· 골수염 등과 자궁암 및
여러 부인병에 폭 넓게 쓰는데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옻은 가장 좋은 약이기도 하지만 그 독도 무섭다.
옻에 약한 사람이 옻을 함부로 먹거나 손을 대면 심하게 옻이 올라 죽을 수도 있다.
옻은 혈액형이 AB형이나 B형인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약이 될 수 있으나
혈액형이 A형인 사람한테는 별로 효과가 없고 O형인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약으로 쓸 닭은 시골에서 놓아 먹인 재래종 닭이나 오골계를 써야 한다.
양계장에서 키운 닭은 백해무익일 뿐이다.
옻을 복용하다가 옻이 오르면 백반이나 녹반(綠礬)을
물에 진하게 풀어 바르면서 복용한다.
닭, 오리 등과 중화시켜서 먹으면 옻이 그다지 심하지 오르지 않고
오래 안 가서 저절로 없어진다.
다만, 옻을 복용하고 나서 혈관주사를 맞으면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
옻에 관한 옛 의학책의 기록을 종합,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옻의 성미는 맵고 따뜻하며 독이 있다.
간과 비에 들어간다.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끊어진 상처를 낫게 하며
오장을 안정시켜 준다.
몸 속의 벌레를 죽이며 어혈을 풀어주고 기침을 멎게 하며,
속이 결리고 맺힌 것은 낫게 하고 요통을 치료한다.
여자의 경맥을 통하게 하고 산후에 어지러울 때에 효과가 있고 나쁜 독을 풀어준다.
통경, 파혈 작용이 강하므로
어혈이 없는 사람이거나 임산부, 허약한 사람한테는 쓰지 않는다.
게를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옻진으로 위장병 위암 자궁암 다스리기
<만성위염, 위암, 자궁암>
닭을 뜨거운 물에 튀겨 털을 뽑은 다음
내장을 꺼내어 버리고 배 안에 마늘 15그램을 넣는다.
그런 다음 배 안에 옻진 1~ 1.5그램을 고루 바르고 배 안에 들어 있는
마늘이 쏟아지지 않도록 실로 꿰맨다.
물을 닭이 잠길 정도로 붓고
천천히 6-8시간 동안 끓여 국물이 500밀리리터쯤 되면 꺼내어 식힌다.
저녁에 국물을 단번에 다 먹고 더운 방에서 가벼운 이불을 덥고 30-40분 동안 땀을 낸다.
땀을 너무 많이 내면 안 된다. 땀을 낸 다음 땀을 닦고 천천히 몸을 식힌 다음
닭고기를 반쯤 먹고 다음 날 아침에 남은 고기를 마저 먹는다.
이때 목이 말라도 절대로 찬물이나 찬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며
찬 것을 만지거나 찬바람도 쏘이지 말아야 한다.
한 번씩 만들어 먹을 때마다 옻나무 진의 양을 1그램씩 늘린다.
반드시 시골에서 놓아서 먹인 닭이나 오골계를 써야 한다.
<옻이 올랐을 때 치료법>
옻이 올랐을 때 5-6월에 애기똥풀 전초를 짓찧어서 즙을 낸 것 5밀리리터에
박하잎을 짓찧어 생즙을 낸 것 2밀리리터, 96퍼센트 알코올 3밀리리터를 잘 섞어서
병에 넣고 마개를 꼭 닫아서 보관해 두고
옻이 오른 부위에 하루 3-5번 바르면 잘 낫는다.
가벼운 염증 등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2-3일 만에 낫고,
온 몸이 퉁퉁 붓고 물집이나 농양이 생겨 진물이 흐르는 등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4-5일 또는 일주일이면 완치된다.
옻이 올라서 저절로 나으려면 1-2개월이 걸리고
다른 약을 써도 잘 낫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흔한 애기똥풀로 쉽고 빨리 낫게 할 수 있다.
애기똥풀은
이밖에 은행열매로 인한 피부염이나 다른 풀로 인한 피부염에도 좋은 효력이 있다.
수양버들의 잎과 줄기도 옻독을 푸는 효과가 있다.
여름에는 수양(水楊)버들의 잎과 줄기 껍질을 짓찧은 다음 물을 적당하게 넣고
2-3시간 두었다가 걸러서 생즙을 쓴다.
겨울에는 수양의 가지를 1-2센티미터 길이로 자르고
거기에 물을 10배쯤 부은 다음 3분지 1이 되게 졸여서 걸러서 쓴다.
이것을 한 번에 80밀리리터씩 먹으면서 환부에 바른다. 2-6일 사이에 완전히 낫는다.
수양버들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버드나무가 옻독을 푸는 효과가 있다.
옻 껍질로 질병을 고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만성 위염, 위궤양, 뱃속의 덩어리가 생긴 데 등에는 닭 한 마리의 내장을 꺼낸 다음
그 속에 옻나무 껍질을 가득 채워 넣고 삶아서 그 물과 고기를 먹는다.
한 마리를 이틀 동안 먹는다. 한번 먹어서 효과가 없으면 서너 번 더 해서 먹는다.
혈액형이 O형인 소양체질의 사람은 옻이 심하게 오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옻이 심하게 오르면 띠 뿌리 달인 물을 마시고 또 그 물로 씻는다.
담낭결석이나 신장, 방광결석에는 앞의 방법대로 옻닭을 만들어 먹거나
날달걀에 구멍을 조금 내어 생 옻을 조금 넣어 마신다. 하루 3∼5번씩 먹는다.
또는 달걀 10개를 까서 그릇에 담은 다음 거기에 옻 진을 약간 넣고 끓여서
그것을 하루 동안에 다 먹는다. 극심한 통증이 멎고 결석도 차츰 녹아 없어진다.
늑막염, 간경화증으로 인해 복수가 찰 때 등에도 옻닭을 만들어 먹는다.
대개 서너 마리 만들어 먹으면 낫는다.
<옻이 올랐을 때 해독방법 >
옻이 올랐다는 것은 옻나무에 의하여 생기는 과민성 피부염이다.
이 병은 옻나무나 옻 물 가공품과 접촉할 때 생긴다.
옻을 많이 타는 사람은 옻나무 밑을 걸어가거나
옻나무를 도끼로 쪼개놓은 것을 처다만 봐도 옻이 오를 수 있다.
옻과 접촉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은 상이하나
보통 12시간 안에 팔과 얼굴에서부터 작은 물집이나 농포 같은 것이 생긴다.
처음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몹시 붓는다.
항문이나 음부가 몹시 가렵고 화끈 달아오르며 때로는 아프며 따끔거리기도 한다.
점차 작은 물집들이 많이 돋고 터지면서 진물이 많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미란, 딱지, 비듬이 생깁니다. 2차적 감염으로 작은 농양이 생긴다.
이 때에는 37-38℃ 안팎의 열이 나며 가렵고 화끈화끈 달아오르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옻 피부염은 옻과 직접 접촉한 부위 뿐 아니라
겨드랑이, 서혜부, 음부 등 비교적 유연한 피부면에까지 퍼진다.
<민간요법>
1, 칠해목
옻독을 푸는데는 칠해목 잎과 줄기 200그램을 생으로 잘게 썰어
따뜻한 물 4리터에 2시간 쯤 담가두었다가
천천히 불을 때면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다.
이렇게 달이면 진한 맥주 빛깔이 나는데
이것을 천으로 걸러서 한번에 10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마시면 된다.
증상이 가벼운 사람은 2∼3일, 심한 사람은 3∼7일 동안 복용한다.
칠해목 달인 물을 복용하면
첫날부터 염증이나 화끈화끈하고 가려운 증상, 부종 등이 없어지고
살갗이 꾸득꾸득하게 마르면서 깨끗하게 낫게 된다.
간혹 특이체질인 사람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2, 달걀 흰자위를 옻이 생긴 부위에 하루 한 번 바른다.
3, 밤나무껍질 또는 뿌리 달인 물로 옻이 생긴 부위를 자주 씻는다.
4, 기어다니는 게, 산 것을 짓찧어 그대로 옻이 생긴 부위에 1-2번 바르거나
보드라운 채에 받아 그 물로 자주 씻는다.
그리고 게를 토종된장에 국을 끓여서 먹어도 좋다. [본초강목]
5, 개미나물 신선한 옹근풀을 잘 씻어 짓찧은 다음
식물성 기름을 넣고 개어서 고약처럼 만들어 옻이 생긴 부위에 하루에 1-2번 바른다.
6, 푸른 딱총나무 줄기와 가지 80-120g을 달여 옻이 생긴 부위를 자주 씻는다.
7, 닭의 피를 옻이 생긴 부위에 자주 바른다.
8. 갯버들
옻이 심하게 올랐다면 냇가에 자라는 갯버들을 잘라 하루 30-50그램을 물로 진하게 달여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시는 한편 갯버들 달인 물을 옻이 오른 부위에 수시로 바르거나
목욕을 해도 좋다. 옻독이 해독 된다.
9, 애기똥풀
애기똥풀을 달여서 먹고 또 그물로 몸을 씻어도 좋은 효과가 있다.
10, 띠뿌리
띠뿌리를 진하게 달여서 마시는 한편 그 물로 몸을 씻어도 효험이 있다.
11, 초피나무 열매
"옻독에 중독된 사람은 촉초 즉 초피나무 열매를 씹어 입이나 코에 바르면 해독된다.
옻이 올라 생긴 피부병이 발생되었을 때에는 삼목탕(杉木湯), 자소탕(紫蘇湯),
칠고초탕(漆姑草湯), 해탕(蟹湯: 게장국)에 목욕하면 다 좋다." [본초강목]
12, 개뼈
영양탕집에 가서 개뼈를 구해서 푹고아서 그 국물을 먹으면 해독된다.
13, 백반을 진하게 물에 풀어 바르면서 먹으면 해독된다.
14, "칠독에 중독될 수 있는 자에게는 계란 흰자를 건칠안에 넣는다." [본초강목]
15, "칠독에 중독되었을 때에는 철장(鐵漿), 황사(黃樝)의 즙과 감두탕(甘豆湯)을 마시고
게를 먹으면 해독할 수 있다." [일화자제가본초]
첫댓글 옻나무가 좋은곳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