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빌 Dogville 매우 충격적이면서 소름돋는 반전까지.. |
우선 영화세트부터가 매우 인상적이다. 처음엔 도그빌이란 마을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도록 마을모형을 보여준건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처음엔 몰입하기도 잘 안되고 내가 영화를 잘못선택했나 했지만 보면볼수록 점점 빠져들었다. 화려함, 사실감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단순한것이 도그빌이란 마을에 대해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주고 바깥에서 집안에 있는 마을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까지도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상황파악이 쉬웠다.
그리고 이 영화의 또 한가지 특징은 바로 연극처럼 프롤로그,제1장,제2장 등의 내용구성이다.
게다가 나레이션까지 있다. 중후한 목소리톤으로 나긋나긋 나레이션을 하는데 마치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듯한 느낌이 들고 서서히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말로만 영화지 연극이라 불려도 무방하다.
도그빌이란 자그마한 마을에 갱단에게 쫒기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성 그레이스가 도망쳐온다.
마을의 도덕적몽상가라 할 수 있는 '톰'은 '그레이스'가 숨는걸 도와주고
갱단 보스에게서 명함을 받는다.. 혹시나 도망온 여성이 있으면 연락달라고
남들 사정에 무관심한 도그빌 마을사람들에게 '톰'은 항상 '수용'등의 도덕적 삶을 강조했고,
마을사람들은 충분히 도덕적이라며 톰이 말하는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위기에 빠진 여성이 나타났으니 톰은 당연히 도와야한다 말했고
주민들도 언짢아했지만 결국엔 받아들였다.
처음엔 거리감이 있었지만 '그레이스'의 적극적인 태도에
금방 주민들사이에 동화된다.
'이 마을은 속부터 썩었어. 당장 사라잔대도 아쉬울거 없지
형편없는 이곳에 당신도 반한거 같군. 당신은 벌써 도그빌에 넘어왔어.
(생략)
도시건 촌이건 인간은 똑같아 탐욕스럽지
촌에선 풍족하지 않으니까 잘 드러나지 않는것 뿐이오'
시간이 지나고도 유일하게 '그레이스'를 달갑게 보지않는 '척'의 대사이다.
여기서 마을 속 어둠을 살짝 짐작할 수 있었다.
( '척'이 이러한 대사를 내밷었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현 안하는 정직하고
올곧은 인간이구나.. 했는데 ㅋㅋㅋ 아놔 ㅡ_ㅡ 보시면 압니다. )
결국 모든 주민들에게 도그빌에 정착하는걸 허락받고 평안한 나날들 보내는중에
경찰자가 오더니 현상금 벽보를 붙이고간다. 그러자 마을사람들은 범죄자를 도울 순 없다고
아무리 갱들한테 누명씌였다지만 법을 어길순 없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 여기서 마을사람들의 속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중적인면도 드러난다.
자신은 선량한 시민이니 법을 따라야한다는 명목이지만 실상은 자기들에게
피해가 올까봐 법을 내세우는것이다. )
톰을 제외한 모든 마을사람들이 이러한 의견에 공감을 보이지만
톰의 반대가 있었고 또 매정하게 내쫒자는 의견을 섣불리 내밷으면
자기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게되니 '그레이스'의 작업량을 늘리고 임금을 깎는걸로 합의본다.
현상금 사건 이후 마을사람들의 그레이스에 대한 태도는 달라진다.
모든 마을에 현상금 포스터가 달려있다는걸 알고있으니 '그레이스'가 어디 도망갈데
없는 신세라는걸 알게된것이다. 한마디로 약점을 잡았다.
점점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마을 남성들도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척'은 '그레이스'가 사과밭일을 도와주는사이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하지만 거부당한다.
그러고선 그녀에게 '왜 날 싫어하지?' '넌 사과에 대한 애정이 없어' 등
오히려 화풀이한다. 말도안되는 소리였지만 '그레이스'는 이미 을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척'의 화를 풀어주려하고 용서를 구한다.
( 물론 일이 이렇게 된게 '그레이스'가 도망자 신세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레이스'는 사람들을 용서할줄 알고, 포용할줄 알아야한다는 관념에 박혀있었다.
'사람이니 실수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고 보면된다. )
이랬기에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만다. '척'은 '그레이스'를 강제로
겁탈하기에 이르고 마을 여성들은 '그레이스'가 남편들을 꼬신다며 추악하다고한다.
그레이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에 싫증을 느껴 자신이
더이상 있을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탈출을 결행한다.
그러나 탈출에도 대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진게 없으니 결국엔 몸을 요구한다.
아니 애초에 트럭꾼의 목적은 '그레이스'의 육체였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돈과 몸을 탈출의 대가로 받았지만 탈출시켜준다는것마저 거짓말이였다.
결국엔 탈출시도가 들켜서 그녀의 목에 쇠사슬을 건다. 명목은 마을의 안전이였다.
( 와... 이거보고 진심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ㅡㅡ; 추격자에서의 슈퍼아줌마보다도
더한 분노가 끓어오르더군요. 쌍욕이 절로 나와요 )
또 그녀의 유일한 조력자였던.톰 또한 그녀를 계속 도와줘야하니 자신은 마을사람들에게 낙인
찍히면 안된다며 죄를 '그레이스'에게 뒤집어 씌운다.
나레이션 : '거미가 먹이를 돌보는 격이였다'
톰은 거미로서 '그레이스'를 돌봐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도움들이 '그레이스'를 거미줄에 묶어두는 등의 제약을 가하기만 한다.
말하자만 그레이스의 족쇄인 것이다.
그래도 고심끝에 그레이스에게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애초에 마을사람들이 그녀를 받아들인 이유가 도그빌의 도덕적인 '수용'을 내보이기 위함이였는데
실상은 뭐냐고.. 약자에게서 강탈과 겁탈밖에 더 있었냐는걸 '그레이스'가 주민회의에서
폭로하자는 것이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이 행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녀가 거짓말한다고 반박한다.
톰 또한 연설이 끝나고 그녀를 찾아가 육체를 요구하다가 그녀에 대한 성적욕망을
즉 자기도 몰랐던 본심을 들켜 미래의 작가생횔에 위협을 느끼고 등을 저버린다.
거기다!! 톰은 갱단 보스에게 받았던 태워버렸다고 말했던 그 명함을 서랍에서 꺼낸다..
( 왠지 안 태웠을거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서랍에서 명함을 꺼내는걸 보고
쇼크먹었습니다.. )
그리곤 갱단이 나타나는데... 도그빌 주민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상황이 돌아가자 매우 불안해한다. '그레이스'는 갱단 보스의
차 안에 모셔진다. 갱단 보스가 바로 그레이스의 아버지였으니.. 그 반전은 매우 충격적이였다.
요약하자면 그레이스는 아버지의 오만함(갱단권력으로 마음대로 폭력을 행사하는것)에 의해
아버지로부터 도망쳤고 아버지는 딸을 찾기위해 현상금수배까지 걸었던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오만하다 생각했던 아버지가 오히려 그녀에게 매우 오만하다는 말을 하는데...
빨간색 : 그레이스 // 검정색 : 아빠(=갱단보스)
제 어떤 점이 못마땅한 거죠?
날 비난했던 그 말 오만하다는 말
신이 준 권리를 뺏는 건 오만이죠
그게 못마땅하다 오만한 건 너야!
그 말 하러 오셨어요? 남을 심판한 건 바로 아빠에요
넌 동정하기 때문에 심판하지 않는 거야. 불우한 유년기에 저지른 살인은 무죄라고?
네 말대로 환경만 탓한다면 강간범, 살인범도 피해자란 얘긴데
그런 놈들은 개야 실수를 감추려고 한다면 채찍이 약이지
개는 본능을 따를 뿐이니 용서해야죠
개를 매번 용서해 주면 유용한 재주를 익힐 수 없어
제가 오만한 건 용서하기 때문인가요?
세상에! 그 말도 얼마나 오만한 줄 아니?
네겐 선입견이 있어 저들은 나처럼 고고한 성품을 가질 수 없으니 면죄해 주자.
이보다 더 오만한 게 어디 있니? 아가, 내 사랑 얘야 넌 사람들을 너무 쉽게 용서하고 있어
인정 많은 게 잘못이에요?
인정을 베풀 땐베풀어야지. 단 네 기준을 잃어선 안 돼. 넌 그 점에서 잘못한 거야
네가 받아 마땅한 벌은 그들도 받아 마땅해
그들은 인간이에요
아니! 인간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해. 근데 넌 그들에게 기회조차 안 줬어
결국 그녀는 아빠의 말마따나 자기만의 기준없이 무조건적인 용서를 하고 있었다.
즉 '사람이면 누구나 다 실수를 한다'는 전제를 깔고선 '나는 인정이 많고 너그러운 사람이니
용서해줘야한다'는 결론으로 나아간 것이다. 용서에도 정도가 있는것이고
사람은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그것마저 무시하고
모든 짐을 자기가 지을려했던것이다. 마치 자신이 고귀한 존재인양...
빨간색 : 그레이스 // 파란색 : 톰(=그레이스의 연인,조력자)
두려워하는 건 죄가 아냐.
맞아요
난 두려워 당신을 이용했어. 난 어리석고 때론 오만하지
맞아요
누굴 이용하는 건 나쁘지만 당신은 기대 이상의 실례를 보여줬어.
물론, 당신은 정말 고통스러웠겠지만 교훈을 얻은 것도 사실이잖아?
이번엔 그레이스와 톰의 대사를 보자...
도덕적 몽상가였던 톰은 한번 잘못된 길로 빠져들고선 끝까지 헤어나오질 못한다.
자신이 그렇게나 주민들에게 비판했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것'을
자신이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비굴하게 보여준다. 오히려 너무나도 너그러웠던
그레이스 당신의 잘못이라며.. 정말 인간의 추악함이 드러나는 대사였다.
결국 그레이스는 이 마을이 세상에서 없어지는게 더 도움이 될거라 판단하고
주민을 사살하고 마을을 태우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도그빌.. 개같은 아니 개만도 못한 마을은 사라지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