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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WBC에서 일본을 두번째 꺾은 후 애너하임의 에인절스 구장을 도는 대한민국 대표팀. ⓒ 게티이미지/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나비뉴스 |
★WBC-MLB 대회는 아니지만 소속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국가대항전이라 관심은 정규 시즌 이상입니다.
이번이 2회 대회가 되는 WBC는 전 세계에서 16개 팀이 출전, 3월초부터 각 지역 예선을 거쳐 8강전부터가 미국에서 벌어집니다. 8강 리그도 미국의 샌디에이고와 플로리다에서 나뉘어 벌어진 후 최종 4강 토너먼트가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집니다.
최근 미국의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는 16개 팀 중에 대한민국의 우승 가능성을 프에르토리코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렸습니다. 1위는 도미니칸 공화국, 2위는 미국, 3위는 일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활발하게 참가의사를 밝힌 도미니카(심지어는 에이로드까지)를 제외하면 미국은 선수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나머지 국가들도 아직은 비슷한 양상입니다.
올림픽 9전 전승의 기세와 제1회 대회의 4강과 최고승률을 올린 대한민국 야구의 저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은 아시아 예선 대만과의 일전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경기에서 승리해야 미국행이 가능합니다.
★리키 핸더슨와 명예의 전당-올 해 처음 후보 자격을 얻은 ‘대도(大盜)’ 리키 핸더슨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는 14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오클랜드의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에 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MLB 사상 최다 도루(1406), 최다득점(2295), 최다 선두타자 홈런(81) 등 다 헤아리기 어려운 대기록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가 75%의 득표를 얻을 것인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엉뚱하기로 유명한 핸더슨이 7월에 벌어지는 명예의 전당 행사에서 어떤 연설을 할지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을 정도입니다.
그 외에 짐 라이스와 버트 블라이레븐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투표 결과는 발표됩니다.
★AL 동부조의 혈투-올 겨울 양키스는 사바시아, 버넷, 터셰어러 3명의 FA를 잡는데만 우리 돈으로 5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서류상으로만 보면 양키스는 확실히 최강 전력입니다. 너무 이른 감이 있지만 라스베가스의 도박사들도 압도적으로 양키스의 2009 월드시리즈 우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특히 동부조의 디펜딩 챔피언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21세기 들어 두 번이나 왕좌에 올랐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레이스는 구원 투수 조 넬슨을 보강한 정도고, 터셰어러 영입에 실패한 레드삭스도 선발 투수 브래드 페니와 1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겨울은 아직 깁니다. 레드삭스는 지명 타자 영입을 위해 레이다를 세우고 있고, 레이스 역시 지명타자를 영입할 구상입니다. 이 들 세 팀이 벌일 페넌트 레이스는 많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에이로드의 부활?-3할2리에 35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선수에게 슬럼프라고 하면 어패가 있지만, 그 선수가 평균연봉 2750만 달러를 받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면 말이 됩니다. 작년에 에이로드는 마돈나와의 연애설과 이혼 등으로 호된 시련을 자초했습니다. 그리고 양키스는 14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도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에이로드는 확고한 목표가 있습니다. 이제 47홈런을 보태면 MLB 사상 7번째로 600홈런 고지에 오르게 됩니다. 지난 4년간 기록을 보면 약간 부진했던 짝수 해 다음에는 놀라운 폭발력을 과시하며 MVP를 수상했었습니다. 터셰어러까지 타선에 보강됐고, 5번을 칠 마쓰이가 뒤를 잘 받친다면 몬스터 시즌을 기대케 합니다.
★최후의 300승 투수 랜디 존슨-‘최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경솔할 수도 있지만 마이크 무시나(270승)가 은퇴한 마당에 현역 투수들 중에 300승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존슨 다음이 제이미 모미어로 246승입니다. 모이어는 6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48세, 만으로는 내년 가을에 47세가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계약을 맺은 존슨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난 시즌 11승10패에 평균자책점 3.91의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과연 그가 야구 사상 최후의 300승 투수가 될지는 모르지만, 올 시즌 그 위업을 이룰 유일한 투수입니다.
★매츠와 필리스의 라이벌전-지난 2년 연속으로 뉴욕 메츠는 9월에 선두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내주고 그야말로 쓴 잔을 거푸 마셨습니다. 반면에 필리스는 작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올 겨울 메츠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와 J.J. 풋츠 등 두 명의 특급 마무리들을 영입, 불펜을 확실히 보강했습니다. 선발 데릭 로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필리스는 모이어와 재계약했고, 박찬호와 외야수 라울 이바네스를 영입해 내실을 다졌습니다.
두 팀 모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전력을 지녔습니다. NL 중부조나 서부조에서는 조우승 팀들이나 진출할 것으로 보여 메츠와 필리스는 동시에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올 해는 반대로 시즌 막판에 메츠가 필리스를 잡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다면 달콤한 복수극이 될 수 있습니다.
작년의 활약을 올 해 풀시즌 동안 다시 보여주면 추신수의 탄탄대로가 열리게 됩니다. ⓒ민기자닷컴 |
★코리언 빅리거의 희망-지난 시즌은 1996년 박찬호의 빅리그 진출 이래 코리언 빅리거들에게는 가장 암울한 시즌이었습니다. 박찬호가 구원 투수로 재기하고, 추신수가 후반기에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백차승을 포함해도 성적은 미미했습니다. 스프링 캠프 중에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김병현은 팀을 찾지 못해 1년을 아예 쉬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은 희망이 훨씬 큽니다.
박찬호를 필라델피이와 좋은 계약으로 선발에 도전할 입지를 마련했고, 최소한 불펜의 한자리를 지키다가 선발로 갈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갔습니다. 현재 117승의 박찬호는 노모 히데오의 123승을 넘어 MLB 동양인 최다승을 이룰 수 있습니다.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한 추신수는 작년 중후반기 93게임에서 3할7리 14홈런 66타점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인디언스는 또 다른 외야수 유망주인 프랭클린 구티에레스를 트레이드해 추신수의 위치를 확고히 했습니다. 작년의 절반의 성공을 풀 시즌 동안 꾸준히 보여준다면 드디어 추신수의 성공 시대가 열립니다.
백차승은 선발진의 허약한 파드레스에서 꾸준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애틀랜타 트리플A에는 정성기가 빅리그 진입을 노리고, 수술을 받고 재기 중인 에인절스의 정영일과 커브스의 이대은 등 많은 유망주들이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포 포수 최헌도 에인절스의 최고 유망주 중에 하나입니다.
★신인왕 후보들-겨울의 한 가운데서 신인왕 운운하기 좀 그렇지만 다가오는 시즌에는 확실한 후보들이 있습니다. NL은 카메론 메이빈, AL은 데이빗 프라이스입니다.
말린스의 중견수 카메론은 도루왕을 넘볼 수 있는 스피드에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입니다. 드디어 헨리 라미레스가 톱타자 자리를 내주고 본인에게 어울리는 3번 정도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메이빈은 아직 경험 부족 등 약점도 있지만 기대가 워낙 큽니다.
지난 포스트 시즌에서 잠깐 선보였던 프라이스는 1m97의 장신에 100마일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 투수로, 랜디 존슨의 복사판처럼 보입니다. 배짱도 보통이 아닙니다.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기용될 프라이스의 앞을 막을 수 있는 선수로는 오리올스의 마이너리그 포수 맷 위터스가 있습니다.
올 해 싱글A와 더블A에서 뛴 것이 전부인 선수에게 분명 너무 과분한 기대지만 그만큼 능력이 출중합니다. 130경기에서 3할5푼5리 27홈런 91타점의 위터스는 스위치 타자입니다.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승격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러나 신인왕은 의외의 깜짝 스타들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아 사실은 예측불허입니다.
★커브스의 100년 저주는?-커브스가 NL 중부조 타이틀을 다시 차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사바시아를 빼앗긴 브루어스는 전력이 떨어졌고, 카디널스나 애스트로스도 큰 보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페넌트 레이스가 너무 쉽다는 것은 포스트 시즌에서 도움이 안됩니다. 지난 2년 연속 디비전 시리즈에서 힘도 못쓰고 탈락했던 커브스가 과연 2009 시즌에는 101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워낙 징크스가 길어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루 피넬라 감독도 조금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츠나 필리스가 강합니다.
★피비는 어디로?-파드레스가 일단 트레이드를 접기는 했지만 일이 이 정도까지 벌어지면 제이크 피비가 샌디에이고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시기가 언제일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관계자들은 올 겨울이 아니면 늦어도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는 피비가 다른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봅니다.
심지어 그 때가 되면 양키스와 레이스에 치일 레드삭스가 피비를 영입해 후반기 반격을 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와, 커브스가 100년 징크스를 깨기 위한 방편으로 피비를 데려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11월의 월드시리즈-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지난 월드시리즈를 겪으면서 내년은 어쩌나 걱정이 심했을 겁니다. 작년에도 필리델피아의 비와 눈이 오는 매운 날씨에 경기가 중단되고 하루를 쉬는 등 소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올 해의 월드시리즈는 7차전의 날짜가 한국 시간 11월6일로 잡혀있습니다. WBC 대회 때문입니다.
만약 북동부의 팀이 진출한다면 작년보다 더욱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적인 인기가 떨어지는 팀이 올라가기라도 하면 시청률도 엉망이 될 것입니다.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또 나올 것이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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