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
미용예술인의 자부심으로 옳음을 실천하며 사는 삶
박소야 경남 전 지회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분들과 함께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미용예술을 완성하는 그날까지
-박소야 전 회장
미용인이 예술인임을
모르는 자 누구랴
단아한 모습 맑은 심성으로
타인을 아름답게 가꾸며
헤어아트 분야를 개척하고
전시회 개인전 통해
머리카락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미용인
섬섬옥수 황새 나는 듯한 솜씨
유명세 삼아
나만의 오롯한 미용실을 만들었네
이제 꿈은
미용예술을 완성하는 공간
전원 미용실!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정직하게 살아왔으니
그 꿈 이루어져
미용인의 귀감이 되려니
노력으로 이루어질지니
천년의 사랑으로 꽃피운
헤어아트 황금공예
찬란하게 빛날 그날
여명처럼 다가올지니
지켜주고 싶은 미용인
기자는 개인적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며 사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 사람, 라일락 향과 대밭의 수런거림을 알며 살 것 같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목소리는 차분함과 함께 고향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는 음색이라면 금상첨화겠지요.
적지 않은 세월 미용계에서 머물다 보니 이와 같은 분을 더러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품성과 태도를 지닌 미용인 몇 분이 일부 미용계의 부조리와 타협하지 못하고 미용계와 멀어질 때 그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미용인을 더욱 지켜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빠졌습니다.
소녀 같은 심성을 지닌 박소야 전 회장을 기자가 처음 만나 때는 2003년입니다. 뷰티라이프 영업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안산에서 미용재료상을 하던 후배의 요청으로 송부자 선생을 강사로 모시고 일본 오사카로 해외 연수를 갔습니다. 스트록 커트의 창시자인 유타이 준메이 선생의 특강을 듣고 미용실도 방문하는 등 유익한 연수였습니다. 미용의자로 유명한 다카라 벨몬트 사 본사와 전시장도 찾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미용인 30 여분이 같이 갔습니다. 그 중 박소야 원장은 기품 있고 품위 있어서 농담을 핑계 삼아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귀국하고 나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교류를 했습니다. 작품도 게재했었습니다.
그 후 박소야 원장은 승승장구하여 진주시 지부장과 경남도 지회장을 역임하는 등 미용계의 지도자로 성장하였습니다. 대학에서 미용교수로 할동하며 후학 지도에도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미용장 취득은 물론 신지식으로 선정되는 등 미용인의 사회적 위상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력과 품위, 마음 자세까지 미용인 지도자로서 손색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기자는 단언합니다.
헤어아트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여 미용인은 예술가라는 인식을 사회에 심어놓기도 했습니다. <헤어아트 길잡이>라는 단행본을 출간하기도 했으니 그 공이 지대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용계의 지도자로 성장
“제가 처음 미용을 시작한, 언니가 하는 미용실은 시골 읍내에 있었지요. 미용실 한가운데의 연탄난로에는 연통이 기다랗게 창밖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추운 겨울 연통을 안고 추위를 녹이다 빨간 조끼가 연탄난로에 닿아 눌러붙기도 했어요. 그 연통 밑에 빨랫줄을 걸어 수건을 말리기로 했지요. 그리고 참 제가 처음 미용을 할 때 한일 짤순이가 처음 나왔으며, 수건은 무조건 핑크빛 밝은 수건에 손빨래를 했어요. 짤순이에 짜서 널어 말리면 어찌나 빨리 마르던지 좋아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저는 마샬 아이롱의 마지막 세대이며 드라이기의 첫 세대라고 할까요. 처음 마샬 아이롱을 연탄불에서 버너에 옮겨 데워서 손님 머리를 하다 태워 먹기도 하고 제 손을 데기도 하면서 시작했는데 드라이기가 나오면서 편리해졌던 것 같습니다. 미용인으로 어언 40년, 뒤돌아보면 미용쟁이, 미용실 원장님을 ‘마담’이라는 칭호로 낮추어 말하던 옛날이 그 시절이 있었네요. 정식 대학이 생기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바라보는 미용사의 퀄리티를 올리는 데는 많은 미용 선배님들의 노고가 있었으며 그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뜻있는 만남 그리고 미용을 위한 길
옛일을 회상하는 박소야 전 회장의 모습에는 미용계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박소야 전 회장은 일본 해외 연수 후 송부자 선생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시 업스타일과 아이롱 물결웨이브를 연출하는 송부자 선생님은 저의 우상이 되었으며, 우리 마용계의 발전을 위해서 저에게 큰 목표를 안겨 주셨습니다. 며칠 전에도 긴 안부 통화를 나누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그 당시 말씀하신, 선생님이 피난살이 시절 대구에서 중학교를 나오시고 미용에 첫 입문하던 때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 청소하며 원장님께 칭찬받고 기술 하나라로 더 배울 욕심에 노력하셨다는 말씀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뜻있는 만남은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물론 그 귀중한 만남을 자기 것으로 소화한 박소야 원장의 마음자세가 오늘날의 박소야 전 회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부지런한 자에게는 복과 돈이 저절로 들어온다는 믿음을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진주시 하대동, 핫대동이라는 곳에서 유일하게 불경기와 상관없이 오롯이 미용생활만으로 4층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1층에 ‘박소야 헤어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의 목표는 정원이 잘 가꾸어진 전원 미용실을 운영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저의 미용실 고객 80%가 먼 곳에서 찾아오는 고객님들입니다. 그리고 그 고객분들 모두가 ‘박소야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씀에 어디에 가도 살아남을 자신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2009년 마산대학교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지금은 진주보건대 겸임교수를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제자를 지도하며 저의 욕심과 필요에서보다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저는 쉼 없이 교육받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미용 지도자는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
박소야 전 회장의 노력과 마음자세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용 지도자는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박소야 전 회장은 앞에서도 말했듯 ‘헤어아트’ 분야를 개척하며 미용인은 예술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바쁩니다.
“지난해, 저는 헤어아트로 단체 전시회 2회. 개인전 1회 등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때 멀리서 소문을 듣고 고객 한 분이 ‘아내가 병환으로 하늘의 별이 되어 남은 머리카락을 예술로 승화시켜 영구 보관하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수차례의 탈색과 클리닉을 반복하고 컬러를 입혀, 고인이 살아생전 핑크빛 장미를 좋아하셨다는 부탁 말씀을 상기하여 장장 3개월, 100여 일의 시간을 들여 작은 장미꽃 화병을 완성해서 드렸습니다. 의뢰인이 기대 이상으로 감사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미용인으로서, 머리카락 예술인으로서 너무 보람있었습니다.”
미용인의 위상은 스스로 높아지는 게 아닙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노력과 실력이 결합되어 타인에게 감동을 선사할 때 시나브로 높아지는 것입니다. 박소야 전 회장은 이런 진리를 몸소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저는 지난해 천년의 사랑으로 꽃피운 황금소나무 아트를 시작으로 철사공예와 머리카락 황금공예를 완성하기 위해 우리 경남의 미용인들과 함께 매진하고 있으며, 올해 60의 나이로 오랫동안 70, 80이 되어도 미용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아침마다 남강둔치 자전거 하이킹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박소야 전 회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짐과 함께 마음의 위안을 찾게 됩니다. 소녀 같은 맑은 심성을 가진 박소야 전 회장이 우리 미용계를 위해 우뚝 설 날을 기대합니다.
박소야 전 회장 프로필
-박소야헤어 아카데미 원장
-대구대학 디자인대학원 석사
-전)마산대학 뷰케어학과 겸임교수
-현)진주보건대 뷰티과 겸임교수
-국가기술자격 미용기능장
-중소기업부 장관 백년가게 선정
-2024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2024 신지식인 인증
-저서 헤어아트길잡이
-전)대한미용사회 진주시 지부장
-전)대한미용사회 경상남도 지회장
-전)대한미용사회 중앙회반영구 위원장
<뷰티라이프> 202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