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인 보장엄동산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꽃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떠돌며 미풍에 꽃비가 날리고 있었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수목과 꽃잎은 모두 보석이었다. 그리고 천상의 음악 같은 달콤한 음색을 울리고 있었다.
선재동자가 원림 안으로 들어가니 훌륭한 궁전이 늘어서 있었다. 지붕은 황금과 마니보석(여의주, 보주라고도 한다)으로 되어 있고 칠보의 계단과 보석기둥이 줄지어 있으며 보석으로 만든 벽돌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궁정을 감싸듯이 연못이 흐르고 맑은 물이 백단향의 내음을 뿜으며 흐르고 있었다. 선재동자가 안으로 들어가니 그 옆을 여러 아름다운 새들이 달콤하게 지저귀며 날고 있었다.
문득 올려다보니 이제까지 본 것보다 멋진 웅장한 궁전이 나타났다. 다가가니 큰 방이 있고 머리에 진주로 만든 관을 쓰고 아름다운 의복을 입은 휴사 우바이가 황금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 옆에는 아름다운 시녀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알고 보니 휴사를 만나 뵙기 위해 내려온 선녀들이었다. 선녀뿐만 아니라 휴사의 곁에는 여러 세계의 신들과 일체왕들, 사람과 아귀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여러 병고에 시달리며 번뇌에 빠지며 아견에 집착하며 업에 들볶이어 괴로워하나 한번 휴사를 보기만 하면 병고는 치유되고 번뇌의 더러움은 사라지며 청정한 경계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선재동자는 휴사께 합장하고 여쭈었다.
“대성이시여,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나를 위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기 원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착한 이여. 나를 보는 것, 나와 더불어 사는 것, 나에게 공양하는 것, 그 어떤 것도 무익하지 않습니다. 착한 이여, 중생들은 나를 보고 깨달음에의 불퇴전의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 선근을 심지 못하고 선지식에게 구원을 받지 못하고 부처님의 가변可變을 득하지 못한 자들에게는 내가 보일 리가 없겠지요. 실은 이 보좌에는 여러 곳에서 여래께서 오시어 나에게 설법을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여래를 뵙고 보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착한 이여, 전세의 일을 기억하건대 연등불이라는 여래가 계시며 저는 그 여래의 곁에서 금욕의 수행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구불離垢佛이라는 여래가 나타나 저는 그 여래의 곁에서 출가하였습니다. 그 후 묘당불妙幢佛 , 또 그 뒤에 승수미불 그 뒤에 연화덕불 등 끊임없이 여래께서 나타나시어 저는 각기 모두를 섬기며 공양하였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여래를 섬겼는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듯 깨달음을 구하는 보살의 수도 무량하며 그리고 보살 한 분 한 분이 다양한 수행을 하시며 공덕을 쌓고 계십니다. 어떤 사람은 그저 최고의 불심만으로 법계 전체에 편만할 수 있으며 어떤 분은 대비심으로 모든 중생의 곁으로 편만할 수 있으며 어떤 분은 삼매의 힘으로 보살도에서 불퇴전의 마음을 가질 수도 있으며 어떤 분은 신통력으로 중생의 원대로 중생이 기뻐하는 만다라를 출현시킬 수 있습니다.
착한 이여, 보살은 한 사람의 중생을 대상으로 하여 그를 교화시키고 성숙시키기 위해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백 명의 중생, 천 명, 만 명의 중생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도 아닙니다. 더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중생을 위해서도 단순히 한 세계의 중생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보살은 일체의 모든 중생을 교화시키기 위해 발심하는 것입니다. 보살은 중생 제도의 서원을 세워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기 위해서 혹은 모든 중생의 고통을 남김없이 없애기 위하여 구도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착한 이여, 보살이라고 하는 자는 이런 무량수의 보살행의 방편문을 회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서원을 세우고 있습니다. 무상의 깨달음을 득하고 싶다고 하는 나의 바람은 욕계의 정화가 성취되고서야 비로소, 혹은 모든 중생의 번뇌가 다 사라졌을 때 처음으로 성취되는 것이라고…….
착한 이여, 저는 이렇듯 이우안은당離憂安隱幢(근심을 떠난 안온한 당기)이라는 보살의 해탈을 회득하고 있을 뿐입니다. 가십시오. 여기서 남으로 나라수(해조)라는 나라가 있고 거기에 비목구사라는 선인이 살고 계십니다. 그분이 당신에게 보살행에 대해 알려주실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2cF1LmD_T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