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주간이나 비교적 잠도 잘 오고 자다가 깼어도 또 잘 수 있었는데, 오늘 새벽에는 무슨 일인지 3시에 깨서 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 정신도 차릴 겸 아침기도의 시편을 읽기전 마음이 시를 읽으며 공명할 수 있는 감수성을 벼리기 위해 음악을 먼저 들었다. 우연히 고른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A장조 이었다.
https://youtu.be/XKIafJOX7EE
피아니스트 김윤경의 해설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다. 협주곡 23번에서 제일 아름다운 부분은 2악장 Adagio 인데, 이 음반 녹음당시 피아노를 연주한 메나헴 프레슬러의 나이는 95세였다고 한다. 음반 위를 오가는 메나헴의 손가락이 가볍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메나헴은 피아니스트로서의 mission같은 것을 이야기한다. 피아니스트는 자기가 느낀 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 기회를 잘 써야한다고…….세상에는 다양한 씨를 다양한 사람들이 뿌리고 있다.
언젠가 로마에서 Maurizio Pollini 의 피아노 연주를 보면서 뽈리니가 피아노 건반을 다루듯, 나도 타이프라이터의 자판을 치면서 ‘언어는 존재의 집’ 이니 텍스트를 통해 뭔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70도 못되어 벌써 자판을 치는 손가락에 힘이 빠져 컴퓨터를 켜기도 두렵고 약을 먹어도 무력증이 계속되면 쉽게 의기소침하게 된다. 오늘 메나헴의 동영상을 보면서 살짝 자극을 받는다. 일천한 체험을 진리인양 모든 것에 적용하려는 천편일률적인 설교가 아니라, 생각이 몸이 된 모습을 보게 되니 마음이 움직인다.
“사람의 마음은 하느님만이 움직일 수 있다. 하느님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움직인다면 그것은 움직임이 아니라 동요다”
https://youtu.be/9LqdfjZYEVE 2악장
https://youtu.be/-D5nfLUXnIA 2악장
https://youtu.be/-s68kHOnpiE Daniil Trifonov and the Israel Camerata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