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첸유페이(중국) 시대를 예고했다. 올림픽조직위원회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단식은 예상대로 랭킹 1, 2위가 결승에 올랐고, 일본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예선에서 모두 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들이 그룹 1위를 차지하고 16강에 오르는 바람에 이변이 없었다.
16강에서도 상위 시드 선수들이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를 정도로 여자단식은 특별할 게 없었다. 한마디로 자기 실력대로, 자기 랭킹에 맞는 단계에서 탈락했다는 얘기다.
단 랭킹 14위인 장베이웬(미국)이 랭킹 9위 허빙지아오(중국)와 경기중 부상으로 휠체어를 타고 퇴장하는 사고가 있었다. 장베이웬이 1세트를 21:14로 따내고, 2세트는 7:9로 근소하게 뒤진 상황이어서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는데 부상이 이변이라면 이변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을 가로막았다.
8강에서 랭킹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는데 하필 일본 선수들이 희생양이었다.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랭킹 3위 노조미 오쿠하라(일본)가 허빙지아오에 1-2(21:13, 13:21, 14:21)로 덜미를 잡혔고, 랭킹 5위인 아카네 야마구치(일본)는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랭킹 6위 푸살라 신두(인도)에 0-2(13:21, 20:22)로 패했다. 내심 메달은 물론 금메달까지 기대했던 일본의 바람이 남자단식에 이어 또 다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대진상 양 진영으로 나뉜 랭킹 2위 첸유페이(중국)와 랭킹 1위 타이쯔잉(대만)의 결승 진출은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랭킹 4위인 캐롤리나 마린(스페인)이 부상으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80%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기대를 모았던 안세영(삼성생명)이 하필 8강에서 5전 전패를 기록한 첸유페이를 만나는 바람에 4강 진입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이 침몰한 가운데 결승은 예상대로 첸유페이와 타이쯔잉이 올랐다. 대만의 배드민턴 올림픽 금메달 1호라 불릴 정도로 꾸준히 세계랭킹 1위를 달려왔던 타이쯔잉, 상대 전적에서 15승 3패라는 전적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은 첸유페이가 가져갔다.
첸유페이는 2019년 막바지에 푸저우중국오픈과 홍콩오픈, 월드투어 파이널에 이어 2020년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 마스터즈까지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며 기량이 절정에 달했다. 이후 코로나 19 때문에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우려도 있었는데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쯔잉은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도쿄 올림픽이 메이저대회 마지막 출전이 될 것이라 공헌했다. 그동안 올림픽 때문에 아픈 것도 참아가며 훈련해왔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왔다는 거였다.
올림픽이 끝나면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마련인데 여자단식은 상위권 선수 중 캐롤리나 마린만 1993년생으로 20대 후반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1995년생으로 20대 중반이라 앞으로도 랭킹 10위 안의 선수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