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2
** 안정순 **
달그락달그락 풀벌레들
가을 짓는 소리 자장가 삼아
곤한 달빛마저 잠이 들고
귀뚜라미 구슬픈 가락에
달맞이꽃 긴 한숨은
이슬이 되어 녹아내린다
잿빛 구름 드리우고
별 무리 몰고 마실을 갔는지
앞마당 가로등이 우뚝하구나
여름을 보듬던 봉숭아
몇 잎 남은 고단함은
불룩한 얼굴에 손길이 까칠하고
날이 밝도록
몸단장에 여념이 없는
제철 맞은 들국화
갈바람의 손길에
우리의 사랑이 익어가듯
가로등 달빛 아래
가을은 통통 영글어 간다.
/ 201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