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경 섶다리마을 회장(1964년 출생)은 강원도 영월의 주천농고 출신이다. 그는 고향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고향에서 콩과 감자를 재배하며 돼지고기를 만졌다. 그러나 10년간 돼지고기 전문점 ‘계경목장’ 프랜차이즈에 매달렸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2007년 초, 한우로 눈을 돌렸다.
한우 직거래장터를 만들자고 마을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기꾼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확신을 갖고 추진했다. 2007년 8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섶다리마을에다 정육점 1곳, 식당 3곳으로 한우 직거래장터 ‘다하누촌’을 열었다. 다 한우만 판다는 뜻의 다하누촌은 산지 수집상, 도축장, 도매상, 소매상의 중간 유통구조를 없앴다. 농가로부터 직접 사들인 한우를 전용 도축장에서 처리해 바로 소비자들에게 팔았다.
그 결과, 1등급 한우고기 모듬이 300그램당 8,000원에 거래됐다. 도심지 대형마트보다 최고 40%나 쌌다. 정육점에서 산 한우고기를 들고 식당으로 가면 1인당 2,500원의 상차림 비용으로 야채를 곁들여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고품질 한우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루 3만 원이던 식당매출이 200만 원까지 올랐다.
섶다리마을의 인구는 고작 700명이었지만 다하누 직거래장터가 생긴 지 1년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외지인들이 찾아들었고 요즘은 평일에 2,000명, 주말에 5,000명이 찾는다. 2008년 현재 다하누촌에는 정육점 10곳, 식당 38곳이 성업 중이다. 다하누 프랜차이즈도 7개가 생겼다. 2008년 다하누촌의 매출은 100억 원이다. 새 일자리가 늘면서 외지인이 100명이나 이주했고 영월 일대의 펜션, 주유소, 박물관도 덩달아 특수를 누린다.
다하누촌의 성공요인은 가격파괴만이 아니다. 매월 셋째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역축제를 열어 외지인들을 불러들인다. 6월에는 햇감자를 직접 캐어 구워먹는 햇감자축제가 열리고 11월에는 주천면 쌍섶천의 다리를 새로 놓는 쌍섶다리축제가 열린다. 메밀국수 등 먹을거리와 연계한 축제도 있다. 축제가 있는 날에는 평일보다 2배나 많은 외지인들이 몰린다. 다하누촌은 지역 내의 관광지와 연계시킨 한우관광 상품도 내놓았고 한우쇼핑 열차도 운행한다.
영월군청도 영월의 초입부터 길목마다 다하누촌 이정표를 만들었고 각종 문화관광 안내책자에 다하누촌 소식을 실었다. 2008년 추석 때, 다하누촌에서 도축한 한우가 무려 1,000마리였는데 마리당 4만4,000원의 도축세는 영월군의 수입으로 잡혔다. 이러한 성공 덕분에 최계경 회장은 한우대중화의 기수로 불리게 됐다. 이제 그의 관심사는 한우박물관과 한우전문대학의 설립에 있다. 창조는 긴 곡선을 과감하게 단축시켜 직선으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