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과 역사와 철학의 세계는 상호관련적입니다.
우리의 선인들이 "文史經" 이라하여 문학과 역사와 경학-철학을 공부하여
학식을 깊히고, 경륜을 넓히고, 인격을 고결하게 도야하던 세 분야입니다.
르네상스시기의 사람들이 "전인적인 인간상"을 이상으로 추구한 것과 같
은 뜻입니다. 오늘날에 와서는 학문과 과학의 극단적인 세분화로 학제간
의 교통과 교섭이 차단되고 또 한쪽으로만 너무 편중되어 전체적인 조화
와 평형을 깨뜨리는 것이 요즈음 학문의 폐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
입니다.
단선지식의 연마는 멀티채널의 제 관계와 종합 작업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문의 세분화가 세상복잡계의 문제 해결에 힘을 못쓰는
단편적인 지식인을 양산하고 있는데 대한 반성에서 학문의 종합과 통섭
을 통하여 문제 해결에 유능하고 균형잡힌 지성인을 우리시대와 사회가
절실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은 너무도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저술로 많이 읽혀지
지만 내가 생각하기로는 앞의 책과 대등할 정도로 중요한 아싸지올리의
정신통합학은 저자가 알려지지 않아 거의 연구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쇼 라즈니쉬는 이런 반쪽 씩만의 진실인 精神分析學과 精神統合學을
온전하게 살리고 통섭하여 정신정립학(精神正立學)을 수립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서양 개별학문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원에서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납니다.
그는 기존의 천문학 기하학을 포함하고 또 새로운 논리학 생물학 정치
학 미학 수사학 등의 학문 분화작업을 진행하면서 한편으로는 멀리 이들
학문간의 통합이라는 거대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형이상학>에서 서로 다른 대상들의 원인과 원
리들도 어떻게 보면 즉 우리가 보편적이거나 유비적인 방식으로 말하자
면 모든것의 원인들과 원리들은 똑 같다는 통찰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고대의 이러한 지적 유산은 근대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을 거쳐
서 현대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의 개념으로 결실되
어 본격적으로 탐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윌슨이 주창하는 통섭의 여의
주인 모든 생명현상을 생물학에 귀착시키고 나아가서는 물리법칙이나
화학법칙으로 대치시키는 환원주의 방법은 결코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
결하는 만병통치의 약은 아닙니다. 학문분화의 명분이 되고 또 그 학문
의 존재 이유가 되는 그것 고유의 특성이 있는데다 인류문화의 양대갈래
인 물질주의와 정신주의의 어느 한쪽만으로의 환원은 영원토록 불가능
하다는 비판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