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 마당 정원가꾸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대체로 평탄한 공간이지만 그렇다고 정원을
설계 없이 길을 내고, 디딤돌을 늘어놓고, 나무 몇 심는 일로 여겼다가는
훗날 낭패를 면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정원이기도 합니다.
정원은 집지붕과 지형의 기울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빗물의 길을 내는 일을 시작으로 하죠.
터의 높낮이를 따라 수로를 묻어 줘야 해요.
고 다음에 정원등의 위치와 갯수를 정하고
수도꼭지도 필요한 만큼 위치를 정하여 두더지처럼 연결해 두고
훗날 설치할 계획이라면 연못이거나 파골라,
조명시설 등에 쓸 옥외 콘센트도 빼놓아야 하죠.
특히나 커다란 조경용 수석은 마당에 길을 놓기 전에 옮겨놔야 해요.
어쩌다 타이밍을 놓치면 영영 이 일은 멀어집니다.
저 너머 쪼꼬만 것은
'후문'이자 이 집의 실제 정문을 들어서는 곳에 세웠어요.
위압감 없이 작은 소용돌이로 몸을 꼬고 섰죠.
제가 나주의 모 석산에 가서 크고 아름다운 수석을 찍어
셋을 들이기로 결정해놓고 실패한 일은 참 아쉬움으로 남았답니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돌이 오기를 고대하고 입맛을 다시는데
그만 마을입구 길이 좁아 올라올 수 없다는거에요 글쎄...
이번엔 좀 달랐어요.
요렇게 멋진 돌을 포크레인과 트럭과 지게차로 흠집 없이
내려놓고 위치를 정하여 마무리하고 나니
ㅋ 내 한을 푼 것처럼 동생네가 가슴 뿌듯했어요.
바로 요것!
이웃 마을 구석에 쌓아놓은 많지 않은 돌들을 요리조리
수색하다 '이놈'을 발견하고 쥔에게 전화를 했죠.
말하자면 이놈 하나가 있으므로 해서 나머지도 되는
마당그림이 순간에 그려졌던 것!^^
요것은 거실에서 바라보이는 마당의 오른 쪽 귀.
즉 마을 길쪽에서 올라올 수 있게 계단을 만들어놓은,
말하자면 이 집의 '정문 격'인 곳 가차이에 세웠답니다.
첫처음 각 집의 경계석을 쌓을 때 기왕이면 계단을 만들어달라
요청한 것인데 정문 계단은 용도라기보단 다분히
디자인의 개념이에요.
지금 봐도 그때 잘 한 것 같아요.
그 계단 가차이서 집을 지키는 듯 약간의 위용과
머플러를 두른 듯 입구쪽 보다 조금 더 큰 소용돌이의 트위스트,
그리고 약간의 동세가 돋보이는!
내 앞마당에 앉힌 듯 내 동생네에 내린 이 돌은
단지 한 집의 것이라기보다
이 도담 언덕 전체의 의미도 조금 발생하죠.
저 오리너구리 주둥이 같은 납작한 부분은
차에 실어올 때까지만 해도
흙 속에 묻힐 부분으로 보았던 것인데 앉혀놓고보니
항... 미소가 금세 흘러나옵니다.
'하마'도 같죠?
'초식성 동물의 꿈' 같은
천성적으로 이 집 주인을 잘 닮았어요.
이곳 따뜻한 언덕에서 남은 몸과 마음이 다 부자 될 것입니다...
녀석, 볼수록 귀엽죠?
저 둔중한 주둥일 닮고 싶어효.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