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26,7-9.12.16-19; 마태 11,28-30
+ 찬미 예수님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큰 희망을 노래하는데, 바로 눈앞에 보이는 희망은 아닙니다. 바로 앞의 남유다의 미래는 어둡지만, 그 뒤에 찾아올 희망이 훨씬 더 크다는 예언입니다.
우선 이사야는 “의인의 길은 올바릅니다. 당신께서 닦아 주신 의인의 행로는 올곧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의인이 걸어야 할 길은 명확하고 그 목적지 역시 뚜렷합니다.
이어서 “당신의 판결에 따라 걷는 길에서도,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라고 말하는데, 직역하면, “그렇습니다, 당신 판결의 길에서, 야훼여, 저희는 당신을 기다립니다.”입니다.
의인이 걷는 길의 목적지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다른 곳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이 하느님을 향해가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 닦아 주신 길을 걸으며, 억울한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올바른 판결을 고대하면서 하느님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희망입니다.
이사야는 계속해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당신 이름 부르며 당신을 기억하는 것이 이 영혼의 소원입니다. 저의 영혼이 밤에 당신을 열망하며 저의 넋이 제 속에서 당신을 갈망합니다.”
이어서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고통을 임신한 여성의 해산에 비유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낳은 것은 바람뿐이었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죽은 이들이 살아나리라는 더 큰 희망으로 이어집니다.
제게는 17절과 18절의 말씀이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말처럼 다가왔습니다. “임신한 여인이 해산할 때가 닥쳐와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소리 지르듯 주님, 저희도 당신 앞에서 그러하였습니다. 저희가 임신하여 몸부림치며 해산하였지만 나온 것은 바람뿐. 저희는 이 땅에 구원을 이루지도 못하고 누리의 주민들을 출산하지도 못합니다.”
한편, 이어지는 19절의 말씀은 두 제자에게 하신 예수님의 대답처럼 다가왔습니다. “당신의 죽은 이들이 살아나리이다. 그들의 주검이 일어서리이다. 먼지 속 주민들아, 깨어나 환호하여라. 당신의 이슬은 빛의 이슬이기에 땅은 그림자들을 다시 살려 출산하리이다.” 제자들은 엠마오로 향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들은 엠마오라는 도시가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을 향해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무거운 짐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지워 놓은 짐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멍에는 구약성경에서 크게 두 가지를 가리키는데, 첫째 토라 즉 모세오경을 가리킵니다. 다른 한 편으로 지혜를 가리키는데, 가령 집회서에는 “어깨를 낮추어 지혜를 짊어지고 지혜의 사슬을 귀찮게 여기지 마라.”(6,25)는 말씀과 “너희 목에 멍에를 씌우고 너희 영혼이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게 하여라. 그것은 곁에 있어 찾기 쉽다.”(51,26)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멍에를 메라하심은, 당신의 가르침이 토라의 완성이고, 새로운 지혜라는 의미입니다.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는 말씀은 그러므로, 기존의 율법에 메이지 말고 당신의 제자가 되라는 초대입니다.
저는 새 신부 때에 “어떻게 하면 하느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는데요, 주님의 기도를 바치다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는 구절에서 큰 자유와 해방을 느꼈습니다.
‘제가 하느님의 이름을 거룩히 빛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이름을 거룩히 빛내시는 것이고, 저를 통해서 그 일을 하시든,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하시든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다’라는 것을 깨닫고 자유를 느낀 것인데요, 운전하다가 문득 이것을 깨닫고는 차에서 내려 한참을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우리는 남이 우리에게 지워준 짐도 모자라, 스스로 짐을 만들어서 지고 있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짐을 벗어 버리고 예수님의 멍에를 메고, 예수님께 배워야겠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만물의 주재자이신 그리스도, 성녀 가타리나 수도원, 이집트 시나이산
출처: Spas vsederzhitel sinay - Christ Pantocrator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