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실베스터 스탤론. 더 이상 근육질은 보이지 않는다.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굵어진 허리는 감출 수 없고, 증인을 쫓을 때의 뜀박질은 둔하기만 하다. 성격파 배우에게 세월은 「재산」이지만, 액션 배우에게는 「강도」와도 같다. 몸이 늙으면, 인기도 늙어 버린다. 그 늙은 몸으로 젊은 액션 연기를 하려는 모습보다 더 한심하고 처량해 보이는 것도 없다.
늙은 액션 배우가 살 길은 단순한 몸놀림보다는 좀 더 밀도있는 작품, 복잡하고 내면적인 인물에 적응하는 길 뿐이다. 「캅 랜드」(감독 제임스 맨골드)는 비록 과거처럼 폭발적이고 강하지는 않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이 배우로서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제시했다. 「록키」의 우직함, 「람보」의 분노 등 몇가지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꿈과 사랑이 좌절된, 두렵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소심하고 순진한 보안관 역을 인상깊게 해냈다. 로버트 데니로가 영화에서 경찰감사반요원으로 나와 『저 순둥이가 뭔 일을 내겠다』고 말한대로.
경찰이 모여사는 뉴저지주 작은 마을 캅 랜드(Cop Land)는 다분히 음모적 공간이다. 허드슨강 건너 맨해튼의 치안을 맡는 그들은 사회정의를 선전하는 희생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피아와 결탁해 자신들의 마을을 만들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흑인소년을 사살한 동료 머레이를 자살로 꾸미고 빼돌린다. 그들에게 진실이란 어차피 있는 자들의 조작에 불과하니까. 강물에 빠진 여자를 구하다 한쪽 청력을 잃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면서 나머지 한쪽 청력마저 잃어 버리는 보안관 프레디(실베스터 스탤론). 용기는 주변의 두려움을 듣지 않을 때 비로소 발휘된다.
두 배우 외에도 하비 키이텔, 레이 리오타, 에단 호크, 로버트 패트릭 같은 스타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그들이 영화를 더 화려하거나 탄탄하게 하지는 않는다. 15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