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페에 오래간만에 글을 올려 봅니다.
중국이지만 청도가 아니기에 카페 모임에 참석을 해본것도 아니고.....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자기 며칠 만에 궂은 일을 겹쳐서 당하다 보니
기분이 참 우울합니다.
그 과정속에서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성심껏 도와주시는 분들이 큰 힘이 되지만,
몸이 불편하다 보니 신경도 예민해져 있어 눈과 마음에 거슬리는 것에 대해서는
자연 나도 모르게 거칠어 지는 군요.
1. - 자나 깨나 건강조심 - 특히 외국에서는....
날마다 피로를 느끼며 살아가는데,,,,
며칠 전 어느날
어제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귓전을 괴롭히는 잡소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밤새 TV도 컴퓨터도 라디오도 틀어 놓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잠결의 내 귀에서는 TV 정규방송 끝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 후 흘러나오는
지직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걸까?
새벽이 되어 어스름하게 사물을 겨우 분별할 수 있는 어두운 방안을 울리는 벨소리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는지 LCD 조명으로는 그 위치를 찾을 수 없어
소리가 들리는 머리맡 오른쪽 편만 집중적으로 더듬다가
이내 한참 반대쪽인 왼쪽에 놓여져 있는 걸 집어 들었을 때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왼쪽 귀에 핸드폰을 대고 통화를 시도하지만
이미 전화는 끊겼는지 아니면 혼선이 되었는지 잡음만 들리고
그리고 나서도 전화를 끊어 귀에서 멀어진 다음에도 그 잡음이 계속 들리는것을 인지하고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내 왼쪽 귀에서는 쐐~~ 하는 잡음외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병명은 - 돌발성 난청 (然性耳聋)
어쩌다 이런일이.....
한 숨 더 자고 나면 정상이 되겠지 하고 잠을 더 청하고
그리고 조금 더 자고 일어나도 귀의 상태는 마찬가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오후 늦게 병원에 갔는데
청력검사 2가지를 하더니 무조건 입원하란다.
병원비는 얼마가 나올지 모르겠다는며,
입원기간도 알 수 없다네.
모바일게임에 열중하다가 힐끗 쳐다보며
보험도 없을것이고, 빨리 낫지도 않으니
한국으로 가서 치료하던지 하라고 은근슬쩍 겁을 주는 것 같은 의사년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그냥 나와버렸는데,
다음날 종합병원에 가니 거기서도 마찬가지
한국을 가던지 입원을 하던지 (입원비도 너무 비싸고, 링거약값만 하루 400원이상 ㅠ.ㅠ)
결국 일단 통원치료를 하기로 하고 하루 하루 버티는데,,,,
어디 좀 조용한 곳에 단 1분만이라도 있고 싶다는 생각,,,
그러다 이 귀가 낫기 전까지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좌절감이 결론에 도달할 때는,,,
왼쪽귀를 뾰쪽한 것으로 찔러 버리고 싶은 자해충동까지,,,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10여일이 지난 지금은 호들갑스런 각종 치료에도 큰 차도는 없지만,
우선 다른 방법 없이 "고장난 이어폰 하루 24시간 끼고 살아야 한다."는
체념속의 안정을 가르쳐 주었다.
2.- 가스밸브를 꼭 확인하고 안전밸브를 잠그세요
한쪽 귀가 들리지 않고 안면부의 좌우 느낌이 다르다 보니
정신은 아예 집중이 안되고 맹한 느낌
거기에 가끔 동반하는 어지러움증
새벽에 따스한 누룽지라도 마시려고
가스렌지를 켰는데,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렌지 아래 싱크대문이 사정없이 열리는데
링거를 맞고 있는 엉거주춤한 자세에서도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고
짧은 순간에도 상황을 파악해 보니,,,,
추측건데,,,
가스밸브가 다행히 살짝 열려서 가스가 새고 있었던 거다. ㅡ.ㅡ;;
불을 아주 작게 해주는 단계에서 오래지 않은 시간동안 누출된 가스가
공기보다 좀 무거운지라 가스렌지 아래쪽으로 모여있다가
점화불꽃에 터져 버린 것이다.
밤새 링거맞으며 뒤척이다 몇 번의 화장실을 갔는데 그때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느라
링거를 싱크대 윗쪽 손잡이에 고정시켰는데 그때 링거줄이 가스렌지 점화손잡이를 좀 건드렸었던 것 같다.
다행히 추리닝 바지를 입고 있어서 바지 아랬쪽만 새카맣게 그슬리고
맨살로 노출된 발등만 살짝 화상을 입었다. ㅜ.ㅜ
3.- 길을 건널 때는 녹색신호등도 믿지 말자
통원치료를 며칠해도 도통 차도가 없다.
링거에 들어가는 주사약은 혈관을 자극해 벌겋게 부어오르고
먹는 약은 스테로이드 계열이라 부작용인듯 심기를 자꾸 건드린다.
귀는 귀대로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조금씩 들리는 것도 파열음이라 머리는 가끔 핑핑돌아간다.
아...x8~~!! 이러고 왜 사니?
홧김에 좌절감에 술을 조금 마셨다.
주사약 기운에 술이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건지
머리가 핑핑돈다.
어두운 밤길 나름 얌전하게 찻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나타난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
도로를 횡단하다, 거리감각도 무뎌졌는지 늦게야 발견한 달려드는 불빛,
갑자기 머리를 돌렸기 때문인지 어지러움을 느끼고
몸이 균형을 잃고 엉거주춤 주저 앉을 듯 휘청 쓰러지지 않으려고 땅을 짚었는데,
당연히 길을 건너갈것이라고 예상한 자동차는 이미 뒤늦은 브레이크를 밟으며 나를 그대로 덥친다.
피할 사이도 없이 나를 향해 달려드는 자동차양쪽 헤드라이트를 보면서
본능적으로 왼손을 얼굴쪽으로 올려 막음과 동시에
몸이 자동차 보네트에 부딪히면서 튕겨져 나가는 것을 느낀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나를 친 자동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도망을 간다.
(지나가는 쥐를 밟은것 같아도 멈칫 할텐데,,,,,,)
자동차의 뒤를 애를 쓰며 바라보지만
자동차 번호판은 커녕 차종이 무엇인지 조차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받힌 모양이나 위치로 볼 때 빵차(面包车 ; 타우너, 다마스 같은 경승합차)
그래도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는지
2차 충돌을 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인도쪽으로 기어나오는데,
다행히 도심 번화가 가까운 도로라 과속을 심하게 하는 차들은 없어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차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이 지구상에는 자동차가 먼저 출현하고 그 다음에 중국인들이 태어났나 보다.
어딜가나 차보다 사람이 더 우선이다.
그 많은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사고장면을 목격한 차는 많건만
단, 한 대가 멈추지를 않는다.
아마, 나를 받은 자동차가 멈춰서고,,, 뒷수습을 했으면
개떼들처럼 모여서 구경하느라 인산인해를 이루었겠지.....
도로가에 드러누운 채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아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찾아보니 없다.
(나중에 보니 차에 받힐 때 몸에서 빠져나가 박살이 났더군요..)
새벽 2시,,
가까이서 걸어가는 남녀를 발견하고 전화 한 통만 부탁하자고 사정을 하는데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다가 이내 사라진다.
다행히 사고장면을 목격하지는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길 건너편 조선족아주머니가
이쪽 정황이 심상찮음을 알아차리고 건너와 어떻게 된거냐고 묻고
움직이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면서
110에 신고도 해주고, 연락할 수 있는 보호자 전화번호까지 물어 전화를 해준다.
(그 다음날도 괜찮냐고 확인전화도 해주시고 교통대 전화번호까지 친절히 가르쳐 주신 참 고마운 분.)
조금있다가 도착한 순찰차.
공안들은 교통사고 피해자가 죽지는 않겠다는 강한 확신이 섰던지
구급차를 부르거나 병원으로 후송시켜줄 조치는 생략한 채
도로바닥에 길게 뻗어있는 놈에게 어떻게 사고가 났느냐? 무슨차냐 번호 봤냐?
짜증나게 이것 저것 물어보기만 한다.
전화를 해준 아주머니가 옆에 있다가 "사람을 우선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지자
그제서야 출혈이 심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순찰차에 태운다.
그리고 한참 병원을 향해 가다가 갑자기 차를 갓길에 세우더니
공안 둘이 지들끼리 씨부렁거리는데,,,
병원에 먼저 데리고 가야할 지, 파출소로 데리고 가서 조서를 먼저 받아야 할지 갈피를 못잡나 보다. ㅡ.ㅡ;;
같이 경찰차를 타고 병원까지 동행해 준 아주머니 께서
"빨리 병원으로 안가고 뭐하냐고 소릴 지르고" 난 뒤에야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 잠시 정신을 잃은 듯,,,,,,
혼미한 정신에 누가 몸을 흔들고 뭐라고 하길래
겨우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응급실 침대가 아니고 복도에 있는 의자에 누워있다.ㅡ.ㅡ;;
의사가 뭐라고 하는데 정신을 더 차리고 말을 들어 보니 응급실당직의사인 듯
가운을 입은 젋은 놈이 나를 보고 묻는다.
치료를 받을래? 말래?
.
.
.
(세상에 교통사고 난 놈을 일단 치료부터 해주지 응급실에 실려온 놈에게
치료를 받을거냐고 물어보는건 뭔가? )
여기서 부터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
.
.
홧김에 어찌 어찌 오기로 의자에서 일어나 보니,
일어설 수 있었다. 넘어지지도 않는다.
죽고 살고 문제는 그 다음이 었다.
"야 이 x자식아 치료 안받아 내가 뒈져도 치료 안받는다.~
다쳐서 실려온 놈한테 치료받을 거냐고 물어보면
의식잃어버린 놈은 깨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료받을거냐 물어보고 그러냐?
죽은 놈한테는 화장해드릴까요? 매장해드릴까요? 물어보고 처리하냐?
이렇게 바리바리 악을 쓰면서,,,,,
절룩거리며 병원을 나와버렸다.
4.- 기가 막힌 건지 귀가 막힌 건지
며칠 뒤 몸과 마음을 조금 수습하고 있는데
박근혜 미국방문 性果가 가시적으로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세계외교사에서
이렇게 빨리 외교성과(成果)가 빨리 나온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고,
또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것도 다른 성과가 아닌 性果로서.....
이명박이 어렵사리 거꾸로 세워놓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디어 박근혜의 남자 윤창중이
영국bbc 와 미국방송 신문의 표지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월드스타에 등극하므로서
그 국격을 완성시킨,,,
그 사건...
그게 나 한테는 기가 막히다 못해서
실제로 귀가 막혀버린 것일까?
5.- 후기
지난 2주일이 몇 년처럼 느껴지네요. 휴~~~
다행히 교통사고로 인한 상처는 크지 않은 듯,
다음날 다른 병원에 가서 머리는 CT촬영하고 가슴 복부는 X-RAY 한 결과 이상없다고 하고,
체질이 무딘 체질이라 어디 피멍이 들어도 3~4일씩 걸려야 나타납니다.
이제서야
왼쪽 눈과 이마부위
왼쪽 어깨 팔
왼쪽 옆구리 골반
양쪽 무릎과 정강이 발목 등
찰과상을 입은 부분을 중심으로 퍼렇게 피멍이 들기 시작하고
왼쪽 귀는 여전히 고장난 이어폰이 꽂힌 채 쇠소리를 내고 있고....
6.- 고마운 분은 항시 기억하자
날 밝으면 교통사고 현장에서 도움주셨던 아주머니께 다시 한번 감사전화를 드려야 겠다.
몸 나으면 만나뵙고.
7.
여기는 길림성연변조선족자치주연길시 입니다.
첫댓글 오 하느님.....그대 가는곳마다 꽃향 그윽 뿜으소서...부디 힘내세요
남지님 반갑습니다. 잘 계시죠!
감사합니다. 아직은 무너질 때가 못됩니다.
버티고 일어나야지요....
연길에 사시나요? 2003-2004년 2년동안 살던 곳인데, 지금은 한인이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생각나고 그리운 곳입니다.
네,,, 생각과 달리 오래 머무르고 있습니다.
여기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이 빠져 나갔습니다.
연길은 소도시 답지않게 한국영향으로 경제력은 좋은편인데
한국사람들은 갈수록 살기 힘들어져 가는것 같아요.
건강 빨리 완쾌되시구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기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난청원인이 혈관질환이라 하면서 만약, 뇌혈관이 막혔다면
뇌경색 뇌졸증이라고 하데요.
그러면 도합 죽을고비 3번 넘긴셈이니
이젠 하늘도 당분간 포기해 주시겠죠....ㅎㅎㅎ
아...힘내시고, 건강 빨리 회복하시길...
감사합니다. 덕분에 빨리 회복되고 있습니다.^^
차 사고에 그만 하시길 다행입니다.
귀에서 소리나는것이 왜 그런지 알았으니 치료법도 나오겠지요 !
팔도한량께서 어찌 그 먼 간도까지 가셔서 고통을 받으시나요?
그래도 도움주는 선량한 분이 계셨으니 좋지 않은 기억들이 앞으로는
귀하에게 좋은 기회를 주기를 바랍니다. "새옹지마"처럼....
마음이 아프네요, 힘내시고 화이팅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중국 생활이 벌써 10년이 넘었구요 ,,, 남이야기 같지 않아 마음이 많이 아픔니다.
힘내시구요,,,, 빨리 건강 회복 하셨으면 함니다.
힘내세요 하루빨리 완쾌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