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 5개 신도시는 1991년 첫 입주 때부터 부실공사 파문에 시달렸다.</p><p>분당 시범마을을 필두로 1995년까지 30만 가구에 이르는 베드타운을 한꺼번에 짓다 보니 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었다.</p><p>중국산 저질 시멘트와 불량 철근, 물 탄 레미콘 사용은 약과였다.</p><p>논란의 결정타는 바닷모래 파문.강모래 부족에 쫓바닷모래를 퍼다 사용했는데 </p><p>촉박한 시간에 쫓겨 제대로 씻지도 않고 콘크리트로 사용한 것이다.</p><p>일부 언론은 신도시 아파트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공포 심리를 조장하기도 했다.</p><p>염분을 함유한 바닷모래로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철근 부식ㅇ을 초래해 건물의 안전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p><p>1989년 신도시 첫 삽을 뜰 때부터 불량 바닷모래를 몰래 사용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p><p>처음에는 집값이 떨어질까 봐 쉬쉬했다.</p><p>법정 기준치 이상의 염분이 함유된 바닷모래를 사용했다는 연구기관들의 샘플 조사 결과는 </p><p>'소금 아파트'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p><p>공교롭게도 1992년 신행주대교 붕괴에 이어 1994년 성수대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까지 겹치자 </p><p>바닷모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p><p>20여년이 흐른 현재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가 부실시공의 흔적은 있을지언정 멀쩡하게 버티고 있으니 </p><p>당시 논란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 놀란 격이 아닐 수 없다.</p><p>지천에 널려 있을 법한 모래가 요즘도 말썽이다.</p><p>강모래가 달리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건설 업자의 바닷모래 퍼내기에 어민들이 뿔났다.</p><p>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급기야 '바닷모래 채취 금지로 건설 대란이 온다는 업계의 주장은 공갈.협박'이라고 </p><p>직격탄을 발렸다.</p><p>4대강 준설로 반년 치 강모래를 쌓아두고 수송비 부담을 핑계로 바다 밑을 파헤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p><p>국토교통부는 4대강 삽질 원죄론 탓인지, 꿀 먹은 벙어리 신세다.</p><p>어장 황폐화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해수부 수장의 심정이 이해가지만 발언수위가 과했다.</p><p>부처 이기주의라는 느낌도 든다.</p><p>국토부와 해수부를 왜 쪼겠느니, 모래알 부처니 하는 뒷말이 나오기 전에 두 장관이 바닷모래 갈등을 수습하기 바란다. </p><p> 권구찬 논설위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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