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운의 베트남 통신] 베트남에서 재배되지 않는 사과·배·딸기 수출 유망
베트남의 2015년 야채 및 과일 수출이 전년대비 47% 증가한 22억 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영언론 베트남 뉴스는 상품의 품질 향상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수출확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베 FTA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과일·야채 수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베트남의 과일·야채 해외시장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10대 수출대상국 중 7개국은 주변국가인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아시아 지역 의존도가 크지만 뉴질랜드와 미국 등 검역기준이 엄격한 시장에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뉴질랜드 시장에 베트남 용과(Dragon fruit)를 수출했고, 람부탄 및 망고 수출이 검토 중에 있다. 미국은 2014년 용안(Longan) 수입을 허용했고, 2015년 초에 여지(리치, Lychee) 수입도 허가했다. 2015년 6월에는 호주에도 수출했다. 2016년에는 망고와 스타애플이 미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베트남의 야채 주요 재배지는 Lam Dong성 달랏시와 홍강 삼각주가 주요 생산지 이며, 메콩 델타와 동나이성은 수출용 과일의 주요 원산지이다. 수출 잠재력이 큰 과일은 용과, 망고, 리치, 람부탄 등이 있다. 야채는 양배추, 토마토, 양파, 콩, 콜리플라워, 고추, 오이 등이 있다. 가공제품으로는 파인애플, 리치, 옥수수, 당근, 잭푸릇(gc), 감자, 바나나 등을 잠재 수출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16년부터 베트남 농업부에서 청과물 재배 시 농약사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농약사용을 줄일 수 있는 재배기술도 도입하기로 했다. 농약비용도 줄이고 잔류농약기준도 충족시키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국내 농약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화에 따라 베트남에도 베트남 우수농산물 품질인증제도 VietGAP이 시행되고 있다. VietGAP은 2008년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가 VietGAP을 주요 규격으로 규정한 시행령 No. 379/QD-BNN-KHCN을 발표하며 처음 베트남에 도입됐다. VietGAP의 목표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확 및 저장하는 동안 손실을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건강을 보호하며 기업 및 개인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상품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생산, 수확 및 사전가공 농산물과 관련된 기술적 기준을 제공하는 자발적인 규격이다. 글로벌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Good Agricultural Practice)인 GlobalGAP의 영향으로 시작됐다.
호치민시에서 유통되는 과일은 하루 500톤으로, 이 중 300톤은 수입과일로 추정되고 있다. 수입과일의 베트남 현지 시장점유율은 현재 50~60%로 높은 편이며, 수입산 과일 종류는 대부분 베트남에서 재배되지 않는 배, 사과, 키위, 체리 등이다. 과일을 수입하는 국가 중 중국산이 값이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하여 수입시장점유율 72%로 압도적으로 높으나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은 중국산 과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편으로 점차 다른 국가의 수입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수입과일의 금액 기준으로 선호도는 사과, 포도, 오렌지, 감귤, 체리, 배, 자두 등의 순이다. 수입산 과일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이 대형 마트, 슈퍼마켓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과일 전문점, 전통시장, 온라인 과일상점 등 다양한 점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입산 과일에 대한 베트남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 증가는 수입산 과일이 현지 재배 과일보다 당도는 떨어지지만 맛은 더욱 뛰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며 대부분 박스에 깔끔하게 포장돼 판매되므로 특별한 날에 친지에게 선물하기에 알맞기 때문이다. 경제수준 향상으로 소비자의 안전성 및 건강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2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과일을 조사한 결과 바나나, 사과, 자몽, 딸기, 아보카도 순으로 응답했다. 선호과일 선택 이유는 비타민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고 섬유질이 많아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대도시인 호치민시에는 높은 가격대의 유기농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은 안전한 유기농 식품으로 인증을 받으면 일반 식품들보다 2~3배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으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입식품의 경우에는 미국식품의약청(FDA)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규정을 통과한 제품을 선호한다.
베트남에서는 재배되지 않지만 한국에서 생산되는 과일 중에서 사과, 배, 딸기, 감귤, 복숭아, 단감, 자두 등은 베트남으로 수출이 유망한 품종이다. 베트남에서 점차 늘어나는 수입과일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한국산 과일의 베트남 수출 증대를 기대해 본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