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짝사랑
김 난 석
집을 나설 때면
꼭 지나쳐야 하는 테니스장이 있었다.
우리 아파트에 산다는 젊은 부부의 파이팅이 참 보기 좋았는데
건강하게 그을린 이마하며 통통한 둔부, 대퇴부가 왜 그리도 탐나던지...
그 이전부터 아이들에게 운동의 취미를 붙여줄 요량으로 있던 차에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에 다니는 두 아이를 데리고 쇼핑에 나섰다.
테니스라켓과 짧은 치마의 유니폼을 사 입히고
세 부녀가 레슨을 받기로 했던 것이다.
마치 연인 둘을 데리고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그것은 나만의 바람임을 얼마 되지 않아 깨닫게 되었으니
그 라켓은 베란다 한구석에 쳐 박히게 되었다.
첫 번째의 짝사랑이었던 셈이다.
두 아이들과 탁구라켓을 사들고 다시 탁구장을 드나들어봤다.
겨우 랠리가 이어질 정도의 수준에서 머문 채
그 라켓도 베란다 구석에 쳐 박히게 되었으니
두 번째의 짝사랑이 된 셈이다.
세 번째의 짝사랑은 기타였나보다.
큰아이가 대학 1년 생 일 때 파고다아케이드의 악기점을 찾았다.
나란히 클래식기타를 사들고 레슨을 받으러 다니는 조금 성숙한 데이트를 시작했다.
겨우 스패니쉬 로망스 한 곡 칠 정도에서 세 번째의 짝사랑도 끝장이 나고 말았으니
이런 나의 짝사랑은, 가만히 뒤돌아보면
내 성장기의 아쉬움에서 배태된
나만의 좌절된 욕망에 기인한 게 아니었나싶다.
중학시절,
왼손잡이가 낄 글러브가 없어 야구부에 들지 못한 것이,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바이올린 부에도 들지 못한 것이,
학교에서 집이 멀어 야간연습을 해야 하는 탁구부에도 들지 못한 것이
각각 아쉬움으로 남아 가슴 밑바닥에 앙금 졌던 게 아니었나싶다.
그 아이들이 이제는 장성하여
하나는 결혼하여 나가고 하나는 해외에 나가고...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이거나 부속물로 생각하는 이도 있다지만
나는 그 자식이 나의 몸을 빌려 태어났을 뿐,
이 세상 하나밖에 없는 지고 지존(至高至尊)의 인격체라고 생각해왔다.
생물학적으로 보더라도 나의 유전인자의 근원은
나의 아버지일 수도 있고 어머니일 수도 있고
건너뛰어 할아버지일수도 할머니일수도 있으며,
그것도 저것도 아닌 혼성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자식이 나만의 부속물이라거나
소유물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 생각해왔다.
다만 내 몸을 빌려 태어났으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래서 정성스레 키워줄 의무가 여기서도 나오는 것일 테다.
대지가 몸을 붙이고 있는 온갖 생명을 따뜻하게 감싸듯이 말이다.
그런데 자식을 향해 나 닮으라는 생각과 너 닮으라는 생각 사이에서
나는 아직까지도 헤매고 있을 뿐인데
지난해엔 밖에 나가있는 작은 것이 테니스 라켓 좀 보내달라는 메일을 보내왔으니
다 때가 있는 모양이었다.
오늘 큰 것의 집을 찾았다.
미역찹쌀경단국을 만들어 먹으면서 큰 것의 손끝이 조금 무뎌졌음을 발견했다.
얼마 전에 가야금을 시작한 모양인데,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정해진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살릴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
침묵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고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싸울 때가 있고 화해할 때가 있다 ---.“
위 글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유명한 솔로몬의 말이다.
그는 이스라엘 역대 왕 중 제일 지혜로운 왕이었다는데
하루하루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개척해나가고자 했겠지만
도도한 운명의 흐름 속에서 이렇게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았던 모양이다.
가끔 고향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노라면 때를 거르지 말고 다니라시던 어머님의 말씀도 떠오른다.
이젠 때를 기다리지 않아도 후회할 날만 남아있으니
하늘에 계신 어머님에게 짝사랑을 안겨드린 것만 같다. / 지난날의 단상 중에서
직장에서 나오던 날, 나는 제일 먼저 댄스교습소를 찾아갔다.
한 달에 20만원씩 교습비를 내고 2년 여를 배웠다.
그리곤 우리 카페 댄스방에 드나들다가 운영자가 되던 날 접었다.
댄스방에 드나들면서도 탁구방에도 드나들다가 그것도 몇 해 전에 접었는데
이젠 석촌호수나 빙빙 돌고 있을 뿐이다.
다 때가 지나간 것이다.
석촌호수 구경하고 싶으면 오시라. 언제든지 안내하리라.
한 바퀴에 3.5 킬로요, 두 바퀴면 7 킬로를 걷게 된다.
요즘 날씨가 덥다지만 수림터널이 형성되어 참을만 하다.
어느 회원이 손님이란 제하의 글을 올렸던데
찾아오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야 왜 없겠느냐.
특히 이젤화백과 같이 젊고 예쁜 여성을 기다린다.
비록 이게 짝사랑이 되겠지만 말이다.
첫댓글 초등학교에 담임이 운동도 너같이 머리좋은 애가 해야 된다며 탁구 선수를 시켰는데 조금 그러다 말았네요.
경필대회와 자경문 경시대회에도 나갔었다는. ㅋㅋ
머리만 좋아선 안 되고
신체조건도 좋아야 하는데
머리 좋은건 1등 운운한 것으로 보아 알겠는데
신체도 잘 발달된 모양이군요.
저는 악기라면 젓가락 장단 하나입니다.
운동은 숨쉬기가 1번입니다.
노래도 못부르고 춤은 커녕 차려 열중쉬어도 서툽니다.
도데체 뭘 배우려고 애써본 적이 없습니다.
뭘 해보재도 작심삼초가 방해를 해서 도저히 뜻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손가락이 자판을 알아봐 자유방에 졸문 몇자 쓸 수있어 다행입니다.
지는 해가 더 붉다하오니 노년의 정념이 더 치열할 수도 있다고 사료됩니다.
바라시는 멋진 로맨스가 여반장 다반사로 쉽게 쉽게 이루어지시길 축원합니다.
덕담을 담아두고 잘해보렵니다.
끝까지 성원해주세요.
어휴 재미 있어라
공부잘하는애
운동잘하고 ㅎ
맞는 말씀 입니다
여중 때 정구치다 그만둔거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젖가락 장단
그거 아무나 못합니다
노래 조금 한다
했는데 이젠 아니네요
긴 박자가 어려워요
정구라니 소프트볼이었겠지요?
개화여성이셨겠네요.
@석촌 테니스 입니다
@큰언니 소프트볼이라니 그건 연식 정구이겠지요.
@석촌 여중 3 학년때 잠시 했어요
정구친다 그랬어요
소프트 볼 그렇게 표현 안해서 모르겠네요
제 적성이 운동 정치 랍니다 ㅎ
석촌호수 너무 아름답죠
도심속에서 최고의 큰 선물같아요
자녀들과 함께 즐기신 운동이야 말로 가장 값진 성취감일 겁니다
벚꽃필때는 어디든 다 좋아요
다녀가신 분들 모두 고마워요
밥차려 먹고 설거지하고 손님 맞으러 나가려니 바쁘네요.
석촌님
대전에서 석촌호수로 오기를 기다리지 마시고
시간여유 많으시겠다 왕년의 5060 댄스방의
초창기 멤버이셨다니 대전으로 한번 찾아가 보시는것은
어떠신지요.?
대전 ㅇㅈ 댄스 스튜디오에서 매일저녁 운동을 한다고 하시던데...
사교댄스는 물론 라틴 3가지는 이미 마스터했고
요즈음은 왈츠와 탱고를 익히고 있다시니
춤한곡 신청해서 추는것도 괜찬으실텐데......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라 콜라텍이 문닫겼고
대전은 댄스학원(스포츠관련)의 운영은 가능할텐데
KTX타면 한시간남짓
혼자가시기 뭐하시면
제가 같이 가도 되는데....
가며 오며 술한잔도 나누고
대전의 바뀐 모습도 구경할겸.....
@부밍런 좋지요.
그런데 난 사교댄스만 했고요
이젠 다 잊어버렸다네요.
@석촌
오호 통제라!
노년의 취미생활로는 댄스가 최고인데....
걸어다닐 기력만 있으면 할수있는 운동인데
이젤님만 환영하니 저는 빠지겠습니다.ㅋㅋㅋ
석촌호수는 업무차 20번은 간것 같습니다.
증명사진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 글 다시 쓸 때는 음유시인님을 우선으로 거명하렵니다.
이젠 짝사랑 말고 이뤄질수있는 사랑을 하셔요
한평생 짝사랑만 하셨으니 드리는 말씀이에요
음유시인님이 생각있는 것 같은데요 ㅋㅋ
글쎄요.
그건 그분의 사정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