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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해서 그런지 몸이 잔뜩 굳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승혁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지만 좀처럼 긴장이 풀리지 않는 우주였고 급기야는 수인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 채 화장실로 걸음을 옮긴 우주였다.
“평소에 이런 애가 아닌데…”
“괜찮아요… 여긴 사람이 많은 장소인데다가 우주씨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여기 올 줄 몰랐던 거 같은 데요 그래서 더 당황한 나머지 그런 반응이 나온 거겠죠.”
수인과 승혁이 테이블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화장실로 간 우주는 사시나무가 떨 듯 손을 떨며 애써 수돗가에서 손을 씻은 뒤 화장실 문을 열고 수인과 승혁이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두 사람에게 다가갈수록 떨림은 손에서 온 몸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온몸이 덜덜 떨리는 몸으로 한걸음 내딛던 순간 맞은편에서 우주가 오는 것을 못 본 종업원이 그의 몸을 치고 지나갔고, 동시에 우주의 몸은 중심을 잃어 거나하게 취한 일행이 있는 테이블 쪽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고, 일행 중에 유독 심하게 취한 사람이 그런 우주를 보며 불쾌하게 생각한 사람이 우주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넌 뭐야?!”
“……”
자신의 물음에도 반응이 없는 우주의 모습에 화가 난 취객이 온몸을 떨고 있는 우주의 옷깃을 잡곤 일으켜 세우더니…
“나이도 어린 게… 사람을 쳤으면 미안하다고 말을 할 것이지 나 몰라라야?!”
“…….”
“허어… 이게 그래도 끝까지 말을 안 하네… 후… 너 병신이야? 말 못해? 말귀 잘 못 알아들어?!”
잔뜩 노기가 서린 사람의 목소리가 가게를 울렸고, 가게안의 손님을 비롯한 종업원들이 우주와 시비가 붙은 취객이 앉은 테이블로 향했다.
수인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곳엔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취객에게 옷깃을 잡힌 우주의 모습이 보였다.
“우… 우주야!!!”
순간 수인은 승혁이 있다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주가 있는 곳으로 갔고, 종업원들도 우주가 있는 테이블로 달려가 취한 손님을 말리기 시작했다.
“이거 놔!!! 저 병신새끼가 사람을 쳐 놓고도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하잖아!!!”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요!! 병신? 누가 병신이에요!!! 누가 병신인데요!!”
“아… 씨 넌 또 뭐야? 저 병신 애인이라도 돼?”
수인은 취객의 말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의 손에 잡힌 우주의 옷깃을 빼 내려고 했고 그럴수록 취객은 우주의 옷깃을 놔 주기는 커녕 더 세게 쥐었다.
“이거 놔요… 저러다 이 녀석 잘못 되면 책임질 거 에요?”
“책임? 그걸 왜 내가 져!!! 저 새끼가 술맛 다 떨어지게 만들어 놓은 거 책임져야 하는 거 아냐?”
수인이 오자 덜덜 떨던 우주도 조금의 용기가 생긴 건지 취객에 손에 잡힌 옷깃을 풀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그만 그의 손이 취객의 얼굴에 맞았고 그 바람에 화가 난 취객은 우주를 벽 한곳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바로 앞에 있는 빈 술병 여러 개를 그에게 던졌고 눈을 꼭 감은 채 쓰러진 우주는 뭔가에 찔려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 눈을 떴더니 팔과 눈가에 피투성이가 된 채 자신을 막고 선 수인의 모습이 보였다.
“수… 수인이…”
취객이 던진 술병이 깨지면서 여러 군데에 깨진 유리병 조각이 박혀서 피를 흘리고 있음에도 정작 우주의 몸에 유리 조각이 박혔는지 확인하는 수인이 눈 근처에 생긴 상처에서 피가 나자 잘 안 보이는 건지 유리조각이 떨어지지도 않은 손으로 양 눈을 비벼 가며 애써 살피기 시작했다.
“어디 봐… 안 다쳤어?”
“우… 우주는 괘… 괜찮…”
“우주야 눈 감아.”
“수… 수인이 피 납니다… 수인이… 아픕니다.”
“눈 감아…”
“수… 수인이”
“눈 감으라니까!!! 너 내가 눈 뜨라고 할 때까지 절대 뜨지 마!”
눈을 감으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지 않은 우주가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에 박힌 유리조각을 빼 내려 하자, 수인은 그의 손을 막더니 손이 더러워진다는 말과 함께 눈가에 흐르는 피 때문에 보이지 않는 눈을 여러 번 비비고는 취객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요!!!!!!!!”
수인의 얼굴에서 생각보다 많은 양의 피가 흘렀고, 피를 본 취객은 그제야 술기운에서 좀 깨는지 수인의 모습을 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수인은 눈에서 피 눈물이 흐르기 시작함에도 상관없다는 듯 술병을 던진 취객에게 다가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조금만이라도 부드럽게 말했다면… 우주가 저렇게 불안해하지 않고 미안하다고 사과 했을 거에요… 가뜩이나 불안해하는 애한테 소리를 지르다 못해 빈병까지 던져요!!!!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이에요!!”
“허어?! 이게 뭘 잘못 먹었나? 왜 네가 껴들어서 지랄인데!!! 잘못은 먼저 저 자식이 했다구!!!!”
“그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잖아요!!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그쪽이 안 받아 준거잖아요!”
수인과 취객이 시비가 붙은 동안 주위의 손님들은 모두 ‘어떻게’ 만 연발할 뿐 별다른 동작은 취하지 않았고, 우주는 그 상황이 무서워 최대한 몸을 움츠린 채 떨고 있었다.
“어차피 병신이 말한 게 무슨 사과가 돼?”
“병신 아니라고 했죠?!”
“근데 이게.”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우주에게 사과하라는 수인의 모습에 화가 난 취객이 주먹을 들어 그의 얼굴을 내려치려고 할 때 였다.
수인은 눈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잊은 지 오래인건지 눈을 질끈 감았고, 얼굴에 닿았어야 할 취객의 주먹이 닿지 않자 수인은 감고 있었던 눈을 떴다.
눈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흐르는 피 때문에 수인의 시선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지만 분명 취객이 뻗으려고 한 주먹을 승혁이 한손으로 잡고 있었다.
취객의 주먹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자 승혁도 잡고 있던 손을 펴서 주먹을 놔 주었고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취객을 바라보았다.
“넌 또 뭐야?”
“저 두 사람 보호자입니다만…”
“허어… 이런 별 희한한 새낄 봤나.”
“보아하니 저보다 어린 게 어디다 대고 욕질이신지요.”
“뭐? 허어… 이런 개새끼를 봤…”
취객이 다시 한 번 주먹을 날리려고 손을 뻗었고 승혁은 이를 우습다는 듯 한손으로 취객의 주먹을 잡더니 이번엔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취객은 승혁이 쥔 자신의 주먹에서 통증이 느껴지자 인상을 구기기 시작했다.
“아악!! 이거 놔!!! 이거 안 놔!!”
취객이 놔 달라며 난리를 떨어도 승혁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취객의 팔을 꺾더니 그의 품으로 파고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싫은데…?”
“아파!!! 아프다구!!!!”
“아… 그래? 잘 됐네… 어차피 아프라고 하는 건데… 그리고 너 자꾸 반말할래?”
“아… 아프다니… 까요.”
“앞으론 술을 마시려면 곱게 마셔… 정신 줄을 놓고 마시니까 사람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도 못 알아듣는 거잖아… 그리고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네가 눈이 병신이라 그렇게 보이는 거 같다… 앞으론 좋은 거 보면서 치료 잘해라.”
단단히 잡고 있던 취객의 손을 놓아준 승혁은 취객을 보며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팔은 전치 4주 갈 겁니다. …치료비는 원하는 만큼 드리죠.”
말을 마치곤 주머니에서 자신의 명함을 꺼내 연락하라고 말한 뒤 우주의 옆에 앉아 상태를 살피면서도 피를 흘리고 있는 수인에게 가 자신이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머리에 씌웠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가야 하니까 일어나요… 우주씨 혼자 걸어갈 수 있죠? 수인씨가 너무 다쳐서 업어야겠어요.”
“아니에요… 걸을 수 있어요… 안 그래도 되니까 우주나 잘 잡아줘요… 우주야 나 괜찮으니까 울지 말구… 내가 눈 뜨라고 할 때까지 뜨지 말고 있어.”
“으… 응…”
“승혁씨 제가 알려주는 번호로 전화 걸어주세요.”
“그전에 일단 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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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쯤 수인의 부탁으로 하진도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왔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눈에 붕대를 감은 수인이 이동식 침대에 누워 의료진에 의해 수술실로 향하는 동안 하진과 눈을 감은 우주 그리고 승혁이 뒤를 따랐다.
의료진과 네 사람이 수술실 앞에 다 달았을 쯤 수인이 손을 뻗어 불안 해 하는 우주의 손을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 정말 괜찮으니까… 불안해 하지말구… 나 여기서 들어갔다 나오면 눈떠 알았지?”
“으… 응”
“우주는 사고치지 말고 하진이 말 잘 듣고… 하진아 부탁 한다… 그리고 승혁씨 맛있는 저녁 못 사드려서 죄송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수술실의 문이 열렸고 의료진과 이동식 침대에 누운 수인이 들어감과 동시에 수술실의 문이 굳게 닫혔다.
“어떻게 된…”
수인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우주는 아직 떨림이 가시지 않은 채 다리에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서서 소릴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우… 우주 잘못입니다… 우… 우주가 잘못했습니다!!!!!! 우… 우주가 수인이 아프게 했습니다!!!!!!!!!!!!!”
“우주야!!!”
“잘못했습니다!!!!! 우주가 잘못했습니다!!!!!! 수인이… 수인이…한테 우주가!!!!!! 잘못 했!!!!!!!”
결국 악에 받친 절규 때문인지 우주도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고, 하진은 다급하게 의료진을 부르러 갔다.
“으음…”
환자복으로 갈아입혀진 우주가 몸을 잔뜩 움츠리려고 할 때 쯤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눈을 떴고 곧이어 그의 시선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승혁의 모습이었다.
“유… 유 승혀… 혁… 스… 승혁… 형.”
“그렇게 부르지 말지 그래?”
흥분한 목소리도 그렇다고 차가운 목소리도 아닌 그저 무덤덤한 목소리 톤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일관하는 승혁의 모습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두려움이 밀려오는 우주였다.
“어때? 소중한 사람이 자신 때문에 다치는 모습을 본 기분이.”
“……”
“곤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건 여전하군… 좋아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지… 너…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민폐라는 생각 안 해 봤어? 너 때문에 우림이가 죽었고… 너 때문에 차수인 눈 망가져서 앞 못 보게 생겼고… 너 때문에 서하진 팔 다쳤어.”
“하… 하진이 팔… 유… 승혁씨… 가 다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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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승혁이의 본색이 들어났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등장하자 마자 나쁜 남자가 되어버렸네요..
아.. 그리고 슬슬 우주가 큰 결심을 할거 같아요.. 그게 무엇일지..
오늘도 근성으로 올리고 갑니다..
첫댓글 승혁이 못됬놈,ㅠㅠㅠ 우주야 !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반격하면 안될까? 안그럼 수인이가 승혁이 겉모습만보고 좋다고 느낄꺼 같은데,ㅠㅠ 슬슬 승혁이가 입질을 시작하네요,,ㅋㅋㅋ 아무튼 저런 승혁이도 이유가 다 있겠죠!
아 오늘 몸이 안좋아서 낮잠을 풀로,, 점심도 안먹고 자다가 저녁먹고 티비보다,, 이새벽에 라면씨를 ,, 바글바글 끓여 먹어버린,,ㅠㅠ 아무튼 이지오님도 그 근성 학교가기 전까지는 열심히 발휘 하세요~ 제가 응원하께요!! 첫번째를 찍고 답글 기다리는 1人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 입질은.. 다음회차부터 시작할 듯 싶은데요? 우주가 과연 정상인의 모습으로 돌아올런지.. 남은 회차는 그것이 관건이겠죠?
하아...이 말들을 수인이가 들어야 할 텐데...ㅉㅉ
그러니깐 말이죠.. 에흉... 둘이 너무 안됐어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