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지구상에서 머리털(毛)이 가장 많은 동물이다. 사람의 머리카락 개수는 모낭 기준 평균 6~7만 개다.
한 달에 약 1cm씩 자라고, 평생 동안 모낭 1개에서 머리카락이 평균 20회 나온다. 모발은 3단계의 성장
사이클을 가진다. 생장기(약 2~6년이며 평균 3년), 퇴행기(약 3주), 휴지기(약 3개월)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탈모와 새로운 모발 생성 과정을 거친다.
모든 사람은 머리카락이 빠진다. 의학적으로 탈모(脫毛)는 건강 모발 조건인 ‘생장기 모발 85%,
휴지기 모발 10%, 퇴행기 모발 5%’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에 50~70가닥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100가닥이 넘어가면 병적인 탈모 증상의 전조다. 정상인의 경우 자라고 빠지는 머리카락의
비율은 85 대 15 정도다. 이 비율이 어긋나면 탈모가 되고, 탈모가 계속 진행되면 대머리가 된다.
대머리는 새로 나는 머리카락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물이다.
사람 몸의 털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남성호르몬은 털을 잘 자라게 하면서도 머리와 같은 특정 부위의
털은 빠지게 한다. 탈모는 대머리를 유발하는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때문이다.
DHT라는 남성호르몬은 수염이나 머리털을 자라게 하지만 특정 유전자와 만나면 머리의 앞과 윗머리를 빠지게 한다.
일종의 ‘남성호르몬의 패러독스’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환원효소와 결합했을 때 생성된다.
탈모의 역사는 오래 됐다. 《구약성서》에는 대머리를 놀리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면서도 신이 내린 형벌로 간주한다.
〈이사야서〉에는 “그렇다면 너희는 향내 대신 악취를, 허리띠 대신 밧줄을, 치렁치렁한 머릿결 대신 대머리를···
얻을지라”라고 나와 있다. 성자(聖者) 중에서 탈모증으로 유명한 인물은 베드로다. 예수 몰래
빵 한 조각을 모자 속에 감추었는데, 빵 조각 크기만큼 머리카락이 빠지는 벌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는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해 아편과 고추냉이, 비둘기 배설물을 혼합한 약제를 사용했다.
세계를 정복한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도 탈모만큼은 두려워했다. 탈모증에 시달렸던 그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만큼 자신의 권력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머리에 양모제를 바르고,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탈모의 고통을 “세월은 머리카락을 가져가는 대신 지혜를 주었다”라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대머리는 주로 해적이나 악당 등 부정적 인물로 그려지곤 했지만,
성적 매력이 강한 캐릭터의 상징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프랑스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
영화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등이 대표적인 대머리 인기 스타다.
일시적인 탈모는 그 원인을 찾아 없애면 대부분 회복된다. 문제는 만성 탈모다.
흔히 대머리라고 부르는 탈모증이 여기에 속한다.
대머리가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대머리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대머리이면 자식도 대머리가
될 확률이 높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 이외에도 스트레스나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서 대머리가 되는 남성은 유럽 80%, 아프리카 25%, 아시아 15%쯤 된다.
첫댓글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인데 재미있네요
유익한 정보네요 !
탈모의 원인, 역사등에 대해 자세히 알게되었네요. 그래도 예전보다 대머리에 대한 인식이 좋게 변화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참 신기한 이야기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