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바다로 열려있어 시원한 바다바람이 불어오는 해운대이지만 오늘은, 몸이 무르고 땀이 많은
이 인간도 애를 먹은 하루입니다, 무더위의 시작인 건데 이제 해가 기우는데도 훅~ 불어오는 바람
에는 여전히 목욕탕에 처음 입장할 때의 생경한 후끈함이 여전히 전해옵니다
하루가 저무는 시간, 의미있는 일은 하나도 없이 그냥 오늘도 시간을 허비한 스스로의 죄스러움에
보상차 자세를 바로하며 카페글들을 천천히 음미하다가..
매주 좋은 시를 골라 속세의 풍진에 젖은 우리 60대 70대들의 감성을 순화고양시켜주시는 음유시인
님을 찾아 읽습니다, 육사의 청포도..
고등학교때 국어시험용으로 디립다 뚜디리 맞으며 외우던 기억이 먼저 나지만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에사 시인의 그 은유와 이면에 가득한 저항과 부활의 정조를 이해합니다
사족으로, 육사 집안은 퇴계후손 진성이씨라 저의 집안과 혼인은 감히 언감생심, 같은 학교에 근무하
던 그 집안 총각과 연애를 한 저의 고모가 지체가 다른 혼인을 두고 애를 먹던 기억이 납니다
급기야 가출까지 불사한 두 청춘은 나중에 허락을 받고 결혼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당시 유치원생
저는 어린 마음에 왜 오드리 햅번, 오마 샤리프, 오바마의 우리 집안을 무시하노.. 정도의 점잖은 분노
를 가졌던 걸로 기억이ㅎ
음유시인님 흉내를 내며 나도 시를 하나 올려봐야겠다 생각하며 잔머리를 굴려보는데 천학비재로
아는 시가 떠오르지 않아 괜찮은 시가 떠오를 때까지 66세의 못난 삶을 거쳐온 횡설수설로 방송분량
을 메워봅니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훨씬 더 많은 만만찮은 인생을 살다보면 당연히 좋은 일, 나쁜 일이 교차 하는데
어느 쪽도 영원하지는 않으니 그 한순간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인생은 어느 순간부터 도경환이 프로포즈하듯 짜잔~ 하고 극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지금 숨쉬며
보내고 있는 하루하루가 전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해서, 우리 살아있는 동안은 날마다 축제여야함을..
그러기에 지금 하고있는 일과 곧 해야할 일들에 정성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는 것과 우리네 삶이란 자기
가 좋아하는 것과 남보다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것, 적성과 체질에 맞는 분야를 적기에 찾아 매순간 나름
열심으로 노력해야 그나마 즐거움과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인데 적잖은 이 연식까지 그리는 살지 못했
음을 고향의 청포도가 익어가는 이 7월에 스스로를 자책하는 밤이올습니다..
이런 저의 넋두리에 화답하는 시가 하나 퍼뜩 떠올랐는데 지금의 제 심정을 이해하는, 세월의 덧없음과
빠름을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그랬다지요' 를 옮겨봅니다ㅎ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옮겨놓고 보니 역시 밝음보다는 좀은 슬픈 시가 등장을 합니다, 우울한 유전자의 제가 하는 짓이란 늘상
그런데 얼마전 저의 글에 댓글을 주신 어느 분이 카페에서 어두운 글은 싫다.. 구봉은 우울한 글을 올려 싫다..
하셨는데 또 결레를 저지릅니다.. 저도 보통 일은 아닙니다ㅎ
첫댓글 이게 아닌데 하다 보니 어느새 세월 다 가고 이 나이 이게 아닌데 하면서 보니 내가 무엇을 해야 될지
그러다 한세상 가는거지요
특별한 사람이나
큰 보람 찾고 돈도 많아서 기부도 많이 하지만 보통 사람은 거의 그러다 한세상 가지요
하느님(하나님?)이 사람을 이 세상에 보낸 깊은
뜻이 있다고 동네목사가 열변을 토하던데 그러나
그걸 깨닫지 못하고 가는 생들이 대다수가 아닌가
합지요, 선하게 사신 산나리님은 예외시고요ㅎ
그렇다고...
딱히 그것도 아니올시다.
지팔 지가 흔들고 지다리 지가 덜다가 가는 세상에
이게 아닌데 저게 맞는데는 실로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요.. 제 경우에는 사는 게 어, 이거이
아닌데라는 말씀입지요ㅎ
저는 그런데 그런데 하는 동안에
세월은 흐르고
그러나 그러나 하는동안에 또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만
뭐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입시다.
앞과 내일을 모르는 게 우리네 인간이라는 동물의
삶이기에 선배님 말씀대로 오늘 하루에 충실하고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는게 인생사 정답이리라
모자란 후학은 마음판에 새기며 배웁니다
어울쭈물 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또 어물쭈물 하다가 그 나라로 가겠지요‥
구봉님.
더위 조심,코로나 조심하시고
언제나 즐건 나날요~^^
열심히 주어진 생을 살다가 아이구 하고 고개를 들어
보니 저승사자가 뒤에서 기다리더라..는 저의 할머니
어록처럼 이승에서의 삶을 열심히 사시는 유영이님
이야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요~
세월 뒤에서
암만 이게 아닌데 해봤자
기차는 진즉 지나갔고
나그네한테 달리 뾰죽한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일모도원이라
꽃이 피든 말든
봄이 오든 말든
남들이 어찌 살든
나그네는 묵묵히 갈 길을 가야 한다고 한번 소리쳐 봅니다.
관광버스 서너대로 단제등산을 가도 산을 오르는
외길은 혼자길이듯 그 누가 뭐라해도 우리는 구름
에 달가듯 묵묵히 가야하는 외로운 도꼬다이가
아니겠습니까ㅎ 무소의 불처럼 그렇게 가는 거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ㅠ
그런데
이제 생각해보니
이게 아니나
저게 그렇거나
그게 그건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부모와 가까운 이들의 떠남을
겪으며 어쩔 수없이 죽음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자
멀리 덜어져 있는 것 같던 이런저런 것들이 점점
하나로 수렴되고 닮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