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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8 15:0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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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중진들이 이완구 의원 주목하는 이유충청권 맹주 넘어 대권 넘본다?…“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 평가도
나권일 기자 | nafree@weeklytoday.com
승인 2013.06.08 15:05:42
[위클리오늘=나권일 기자] 요즘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당에 이렇다 할 차기 주자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당의 근본적인 존재 목적이 정권창출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부지런히 차기 주자들을 길러내는 것은 정당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로 거론되는 이들은 지난해 대선 경선 때 출마했던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임태희 전 의원 정도다. 이런 틈을 노리고 5선의 김무성 의원도 요즘은 PK(부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당권 이후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근래 이완구(62) 의원을 주목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그가 충청권 맹주를 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다.
▲ 사진=뉴시스
사무총장직 고사한 이완구 의원
최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봄, 서 의원이 사무총장 사퇴 의사를 밝히자 당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 핵심 그룹은 일찍부터 “청와대의 뜻”이라며 2007년 경선 때부터 친박 조직을 관리해왔던 3선의 홍문종(경기도 양주) 의원을 당 수뇌부에 적극 추천했다. 하지만 황우여 대표는 생각이 달랐다고 한다.
황 대표는 홍 의원이 2006년에 이른바 ‘수해 골프’로 한나라당에서 제명됐던 전력이 있는 등 도덕적 결함이 있다는 점, 그리고 대선 때 새누리당을 지지한 충청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 당 대표(수도권 황우여)-원내대표(영남권 최경환)-사무총장(충청권) 이라는 지역적 안배 등 다각적으로 고려한 끝에 3선의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도 충분한 사무총장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황 대표가 이 의원에게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거론되면서 당 내부에서 파워게임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이 의원은 “젊고 유능한 사람이 좋을 것 같다”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청지역의 한 언론은 이와 관련 “이 의원이 9년 만의 국회 입성인 만큼 아직 당 전면에 나서기는 이르다고 봤을 수도 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행보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중도 엿보인다”고 썼다. 충청권이 이 의원을 이미 당권 주자이자 차기 주자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충청출신 유력 차기주자로 급부상
실제 충청지역에서 이 의원은 이미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다. 지난달 24일, <충청투데이>는 ‘충청의 큰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이중기 부사장의 칼럼을 실었다. 이 부사장은 “그는 (이완구 의원을 지칭) 대권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근처에 가지도 않고 손꼽아 기다리지도 않는다고 했다. 또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뒤 때가 되면 기회가 올 것이고 때가 안 오면 어쩔 수 없다고 성숙함을 나타냈다. (중략) 충청인은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큰 몫을 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썼다.
이 부사장은 또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 5월14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차기 지도자 적합도에서 김무성 의원이 29.8%로 1위, 정몽준 의원이 17.3%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15.6%), 김문수 경기도지사(9.1%). 홍준표 경남도지사(6.2%), 이완구 의원(4.3%) 순으로 나타났다. 충청인들은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그가 미래에 큰 인물이 되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어야한다”고 이 의원을 치켜세웠다. 여론조사 결과나 이 부사장이 쓴 칼럼의 논조를 볼 때 이 의원이 ‘새누리당의 충청권 대표 주자’라는 사실은 확인된 셈이다.
비주류 의원들과도 회동, 광폭행보
국회 입성이후 이 의원의 행보도 바빠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세종시로 갈라섰던 김문수·이완구 화해’라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요지는 “2009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문제와 관련해 서로 ‘피라미’ ‘공산당’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싸웠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의원(당시 충남지사)이 4년 만에 만나 화해했다”는 것. 수도권 이익을 대변하는 경기지사와 충청권을 대표하는 충남지사로 충돌했던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우정’을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단순한 ‘우정’만으로 바라보지는 않는 기류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이와 관련해 “노무현·이명박·박근혜정부가 공교롭게도 모두 영남출신이다. 벌써부터 15년 영남패권이 낳을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다음 대선에도 영남출신이 나서면 곤란하다는 정서가 당내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부상하고 있는 ‘영남 패권주의’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영남+충청’ 또는 ‘수도권+충청’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만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경북 영천 출신이긴 하지만 지역색이 옅어 수도권 주자로 분류된다. 이완구 의원 역시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엷은 편으로 이른바 ‘원조 친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여권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심상찮게 보는 이유다.
최근 이 의원의 광폭행보도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김문수 지사를 만난 데 이어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임태희 전 의원, 남경필 의원, 이재오 의원, 정의화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여권의 각계 인물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보다는 비박계, 비주류 인사들이 앞다투어 그를 찾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완구 “더 큰 정치 하고 싶다” 포부
이완구 의원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서 관직을 시작한 관료 출신으로 충남·북지방경찰청장, 충남지사를 지냈다. “사막에 버려져도 물동이를 이고 올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추진력과 끈기가 있고, 자민련 대변인과 원내총무를 역임할 정도로 정치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미국 LA 한국총영사관 영사를 지냈고, 김대중 정부 때는 DJP 공동정부의 대표로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기도 했을 정도로 외교적 감각과 안보에 대한 식견도 있다. 일찍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교감해와 지금도 ‘이심전심’의 소통이 가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충청출신 총리후보 1순위에 곱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물밑정치에 밝은 여권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을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보기도 한다.
이 의원 자신도 이미 이달 초 부여·청양 지역 재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차기 대권 도전을 예고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4·24 재선거 출마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지금 할 수는 없지만 더 큰 정치를 위해 재선거에 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청양 유권자들도 이심전심인 듯 77.4%라는 4·24 재보선 최고득표율로 그의 포부에 화답했다. 충청권의 이런 기류와 앞서 거론한 여권의 역학관계를 고려해볼 때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해 이완구 의원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들이 앞으로 늘어날 것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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