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2년, 중국의 왕망은 고구려를 동원하여 흉노족을 치려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적을 이용하여 적을 치는것을 이이제이라고 하는것은 세상사람이 다 아는 상식에 속한다. 당나라 태종이 고구려를 침공했을 때도 어김없이 이이제이 전략을 쓰기도 했다. 이이제이라는 말은 동이족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중국이 흉노족을 이기기 위해서는 한족의 강점과 유목민의 강점을 접목해야 했는데 항상 2%가 부족했다. 그래서 이이제이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이제이의 말뜻은 한문 풀이 그대로 오랑캐로 하여금 오랑캐를 치게 만든다 라는 뜻이다.
세월이 한없이 흘러온 지금도 이이제이 전법은 어디서나 통하는 대중성 높은 전략이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 전법을 잘 사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본다. 선거 때가 되면 이이제이 전법은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비록 지방선거라고 하지만 현 권력의 중간평가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 할 수가 없다. 이번 선거 과정을 보면 민주당의 한심한 전술 부재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처음부터 민주당에게는 호재가 많았던 선거였다. 그러나 전술이 턱없이 부족했던가 아니면 머리가 너무 나빴던가 , 야튼 그런 이유로, 막판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글을 짧게 매듭짖기 위하여 수많은 민주당의 호재들은 생략한다.
한나라당이 북풍을 이용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한나라당의 전략이었다면 그것을 막아내지 못한 민주당이 당해야 하는 것이 권력싸움의 귀결인 것을, 정치 한해 두해 해 본 사람들도 아닐텐데 지금와서 후회한들 남은 사흘이 원망 스러울 것이다. 말이야 사실이지 사건 발생 초기, 몸이 덜 풀린 투수처럼 컨트롤 난조가 왔을때 헛 방망이질 한 것을 탓 해야 한다. 거저 주는 점수도 못 먹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고육책으로 민주당에서 내건 명분은, 겉으로야 야권 단일화로 포장 했지만 사실은 이이제이였던 것이다. 자기당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채, 타당 후보나 무소속으로 하여금 한나라당을 꺾겠다는 발상이 바로 이이제이였던 것이다. 오늘은 마지막 승부가 될지도 모를 또 한편의 이이제이가 있었다. 김문수 후보가 김연아의 금메달도, 맨유의 박지성의 성공도 mb의 후원 덕택이라는 야릇한 발언을 했다는 그날, 심상정 후보는 유시민 후보를 통하여 김문수 후보를 꺾어 주기를 바란다면서 전격적으로 후보를 사퇴하여 이이제이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그 결과는 알수 없다. 그러나 막판에 가서 한번쯤은 선거판이 요동을 칠 수있는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하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사람들도 제법 많았을 것이다. 이 현상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것 인지는 사흘 뒤면 그 실체를 알수 있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곳곳에서 무소속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무소속 돌풍이 선거 결과 현실로 나타난다면 그것 역시 그 지역 유권자들이 무소속 후보들로 하여금 그 지역의 절대 강자를 꺾어버리겠다는 유권자들이 선택하는 이이제라고도 할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