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밥을 꼭 가을이면 하게됩니다.
그만큼 가을이면 생각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가을에 참 잘어울리는 음식이기때문입니다. 물론 겨울도 잘 어울립니다.
약밥은 옛부터 대보름에 먹는 귀한 음식이기도 했고 잔치집에 등장하는 귀한 맛이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떡집에나 가야 만나는..그런 음식이지요..
그런데, 약밥은 일반떡 만드는것보다는 쉽고 재료도 간단해서 생일날 생일떡으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을날 생일인 사람에게 해주면 딱 좋은 음식이기도 하구요
요즘, 워낙 <빨리빨리>가 삶의 철학이고 대세이고 기조이다보니.. 요리도 그 대세가 점령해서 <천천히 아니 제대로>하는 방식은 알려고도 하지않는듯합니다. 그만큼 맘도 바쁘고 사는것도 팍팍해서 그러한듯 싶습니다.
그런데, 요리는 빠르게만 자꾸 요구하면 잃어버리는 것이 많답니다. 물론 과학적인 뒷받침이 있어서 특별한 큰차이를 만들지않는것도 있기는 합니다만, 먹는것에 대한 기본 태도를 많이 바꾸는 듯합니다. 빨리먹고 빨리 배채우고.. 그러다보니 먹는것의 귀중함 소중함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게 되는듯합니다.
저는 요리만큼은 처음 배우는 사람일수록 제대로 배우고, 어렵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빨리하는 방법도 응용할 수있는 것이지, 빨리하는법부터 먼저 배우면 그 음식이 주는 값어치를 자꾸 놓치는 듯싶습니다.
저는 약밥을 쪄서하는 방식, 기본방법으로만 합니다.
약밥은 찹쌀을 찐후 견과류를 섞어주고 간장과 설탕으로 간해서 다시 쪄주는 것이 전통방식, 제대로 된 방식이랍니다.
헐~ 너무 번거롭다구요? ㅎㅎ
이거이 가장 간단하고 가장 빨리하는 방법이라면.. 안믿어지시나요?
압력밥솥으로 하는 방법도 있구, 전자렌지에 하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럴경우에는 쌀알이 살아있지않아요, 떡진다고 표현하면 딱 맞습니다.
쌀알이 고스란히 살아있고 <약밥>이라는 이름답게 만드는 것은 찌고 섞고 다시 찌는것이 맞답니다.
저는 이렇게 만들어 먹는법을 알아가고 배워가는 것이, 오히려 현대인의 고질병같은< 빨리빨리> 병을 조금 치유하는 게 아닌가..싶은데요ㅎㅎ
재료는 취향껏 넣으셔도 무방합니다.
만드는방법만 알면 약밥은 아주 간단하답니다.
찌고 섞고 다시찌고 이것이 방법입니다.
번거롭다 여기겠지만, 이렇게 하면 밥알이 살아있어서 약밥을 먹는다는 것이 뭔지 새삼 알게됩니다.
저는 달게 하지도 않았답니다. 색깔을 더넣는 방법도 쓰지않았습니다.
슴슴한듯 찰지게, 밥알 하나하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랩으로 모양을 잡아준후 풀어놨더니 이렇게 얌전해졌습니다.ㅎㅎ
어캐? 밥알이 하나 하나 살아있는거 보이신가여?
별거아닌 차이인데..가끔. 이런 차이들이 많은 것의 차이를 종종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런 작은차이를 배워하고 그 차이를 소중히 여겨가는 우리가 된다면,
번거로움쯤이야 하며 기분좋게 만들 수 있지않을까..싶습니다.
부재료는 다양하게 넣으셔도 되지만, 가을철에 좀더 맛있는 것들로 채워주시는 것이 좋을듯싶어요
햇밤, 햇잣, 마른대추, 단호박씨 요렇게 준비했습니다.
단호박은 초가을에 챙겨먹으면서 씨를 빼내 짬짬이? 까놓았던거랍니다.
햇찹쌀에 햇견과류까지 합하면 이거 가을별미 맞겠지요?
이 멋진 가을날, 약이되는 밥 '약밥' 꼭 챙겨드셨으면 하네요~~
약밥
재료:찹쌀4컵, 밤12개, 말린대추25개, 잣 1/2컵, 단호박씨1/4컵
양념: 양조간장5큰술, 비정제설탕5큰술 , 참기름3큰술
* 1큰술: 15㎖ ,1작은술5㎖, 1컵 200㎖
우선, 찹쌀부터 깨끗하게 씻고 불려줍니다.
제가..또 궁금증이 발동해서, 직거래장터에서 현미찹쌀로 약밥을 만들면 안되냐고 물었더니..안된다시네요..
음..한번 꼭 도전해보고싶다는 충동이 생기기는 했습니다만, 이번은 걍 찹쌀로 했습니다. 다음에..한번 꼭! 도전해볼께요
(개인적인 생각은 현미찹쌀로 하면 약밥이 좀 달달하니깐 거친 현미찹쌀이 단맛소화를 더디게 해주어서 좋을듯한데..흠..)
우야튼, 찹쌀은 찹쌀위로 살짝 물이 올라오게 해서 불려줍니다. 저는 하룻밤정도 불렸습니다. (충분히 불려주어야 합니다.)
저녁에 씻어 나두었다가 아침에 찌면 되요
불린찹쌀은 김이오르는 찜통에 넣고 쪄줍니다. (젖은면보를 깔고 쌀넣고 면보를 덮어줍니다.)
저는 30-40분내외로 쪘어요, 찹쌀이 투명해지면 잘 익은것이랍니다. 익은상태를 보고 확인하시면 됩니다.
쌀을 찌는동안, 밤, 대추, 호박씨, 잣을 준비합니다.
밤은 요즘 즉석에서 깍아줘요, 거피만 벗겨서 가져온걸 조금더 깍아주었어요
마른대추도 준비하시고요, 호박씨는 제가 단호박먹고 씨를 모아두었던거..열심히 까서 나둔것이랍니다. ㅎ
잣도 준비하시고요
마른대추는 씨빼내고 돌돌 말아 썰어줍니다. 거피한 밤은 속껍질 마저 까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잣은 속껍질까고 고깔벗겨내고 준비합니다.
찹쌀이 다 쪄지면 불을 끄고 10여분정도 뜸을 들여줍니다.
뜸들인후에 큰볼에 담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부재료를 넣고 섞어줍니다.
그리고 양념을 합니다.
양조간장5큰술, 비정제설탕5큰술,
참기름3큰술을 넣고 섞어줍니다.
밥이 따뜻한 상태라서 걱정없이 양념이 된답니다~~
(이때! 간을 취향대로 조절하시면 된답니다. 저는 슴슴하게 했으니, 간을 보시고 취향따라 가감하세요!)
잘 섞어준후에 면보를 덮어줍니다. (젖은면보가 좋을듯해요, 저는 그냥했는데..)
원래는 하룻밤 이렇게 나둔다고합니다. 저는 한나절 정도 내비두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젖은면보 위에 담아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쪄줍니다.
2-30여분정도 쪄주었습니다. 그리고 볼에 담고 사각보관통으로 모양틀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뒤집어 탕탕 치니 쏘옥 빠져나왔습니다. ㅎㅎㅎ
뭐, 모양이 안잡혀도 랩에 씌우면 또 잘 잡힙니다.
랩에 씌울때는 한김 식은후에 하시는 것이 좋아요~
뒤집개로 쓰윽 밀어넣어 들어올린후 랩위에 올려 돌돌말아 잘 감싸줍니다. 이렇게 상온에 두고 두셔도 되구요
당장 먹을 것이 아니라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때 꺼내서 걍 상온에서 해동시켜서 드셔도 되고 살짝 전자렌지에 돌려 드셔도 되요 (전자렌지에 돌릴때는 랩 잘 떼어내시구요^^, 좀 더 맛있게 드시고 싶을땐 한번 찜통에 찌시는 것이 더 좋겠지요? )
생일 케익으로 할때는 큰 원형틀(사각, 하트 등)에 모양을 잡아주면 된답니다.
저는 가을겨울 종종 해먹을것이라 많은 양으로 안했어요 , 넉넉히 만들어다가 냉동실 꽉채워놓고 간편하게 끼니로 해결해도 아주 좋답니다.
자~
접시에 담습니다.
아으...너무 맛있습니다.
식으니 더 슴슴하네요ㅎㅎ
쌀알이 알알이 찰지게 씹히는 맛이 너무 좋습니다.
이 멋진가을날에 너무나 잘어울리는 약밥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어 먹어도 좋구, 생일상에 올려도 좋답니다. 바쁜아침밥으로도 좋구요
'약이되는 밥'이 우리에게는 참으로 필요한 듯싶어요
요즘 한창 쌀수입개방문제으로 심란할때는 더더 간절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음식중에 쌀로 만드는 음식이 꽤나 되는데.. 그것들이 온통 수입쌀로 채워질걸..생각하니..(쌀개방전에도 심각했는데..)
모양만 우리것이고 내용은 우리것이 아닌...이도저도아닌 음식들이 또 얼마나 밥상위에서 춤을 출까요?...
우리나라에서 키워낸 식재료로 우리밥상을 채워내는 일은, 이제 노력하는자들만의 몫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 키워낸 제철식재료로 밥상을 채우는일은 단순히 자기 가족만을 위한 밥상이 아니랍니다.
제철식재료 생산자들을 가장 사랑하는 방식이자, 우리들의 오늘과 내일을 사랑하는 방법이랍니다.
우리들 주머니사정이 넉넉치않아 주춤거릴때가 많지만, 그래도 우리만이 '밥상'에서 제철을 지켜주고, '밥상'에서 우리것을 아껴가는 것만이 '우리 먹거리미래'를 지킬수있는 유일무이한 힘이랍니다.
가을에는 제철식재료가 유난히 많습니다.
제철식재료에 더많이 손이가고 더많이 아껴주며 가을날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어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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