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그립고, 좋아하고 동경했던 성우님 몇 분에 대해 살짝 언급해 보려 합니다.
정말 오랫만에 사적인 글을 쓰고, 오래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좀 민망하긴 합니다만...
우선 KBS 극회 출신이신 성우 송두석 님.
처음 목소리를 인지하고 접했던 게 80년대 중후반쯤 방영된 '조선왕조 오백년'이라는 사극에서의 내레이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다큐멘터리에서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는데 특유의 지적이고, 신뢰감 주는 음성이 오랫동안 각인 되었습니다.
이 분은 특히 역사 및 시사 관련 다큐멘터리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KBS 극회 출신이신 성우 손정아 님.
이 분은 외화시리즈 '브이(V)'에서 줄리엣 박사와 만화 '미미의 컴퓨터 여행'에서 미미로 처음 접했습니다만
영화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터미네이터' 린다 해밀턴 등 강인한 정신력의 여전사로...
'아기공룡 둘리' 도우너, '미래소년 코난'의 코난, '에스카플로네' 디란두 같은 남아 연기까지...
귀여운 목소리부터 지적이고 우아한 미중년, 강인한 여전사, 인자한 할머니까지..
훌륭한 성우분들이 많으시지만 폭넓은 연기폭과 깊이있는 연기력에 있어서 우리나라 성우계에 진짜 보배같은 존재시죠.
MBC 극회 출신에서는 성우 이인성 님.
말이 필요없는 익살스러운 코믹연기의 대가시죠.
만화 '보거스는 내 친구'에서 처음 이 분을 알게됐는데 보거스 그 자체였습니다.
만화 '유령대소동(고스트버스터)'의 먹깨비, '루팡3세' 조대포 경감이나 '괴짜가족' 내레이션도 기억에 남네요.
맛깔나는 감초연기, 성우계 애드립의 대가가 아니실까..
요새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간간히 뵙는데 늘 건강하시고, 오랫동안 뵈었으면 싶네요.
그리고 같은 MBC 극회 원로성우이신 황일청 님
국왕이나 황제 역할에 참 잘 어울리는 젠틀한 목소리의 소유자십니다.
하지만 의외로 괴팍한 '머털도사' 누덕 도사도 하셨더랬죠.
아...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MBC 극회 출신이신 성우 박영희 님
개인적으로 목소리 자체로 반한 분은 이 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이성적 판단을 떠나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성우분이기도 하구요.
특유의 여성스러움과 감수성 어린 연기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죠.
94년에 방영했던 '요술소녀(미라클걸즈)' 진혜리 연기는 정말 사춘기 10대 소녀 그 자체였고..
영화 '그렘린'의 피비 케이츠와 '클루리스' 알리시아 실버스톤 등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와
세계명작동화 우아한 공주님, 상큼발랄한 아가씨에 이 분만큼 어울리는 분이 있을까 싶네요.
이제는 세월이 흘러 성우일보다는 가정과 취미생활(의상디자인, 탁구등)에 열중하신다고 전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만...암튼 저에게는 특별한 성우분이네요.
이 분 덕분(?)에 개인적으로 타 극회보다도 MBC 극회 출신 성우분들이 더 익숙하기도..
EBS 극회 출신에서는 기영도 님, 이나미 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옛날 VHS 비디오로 출시된 만화영화에서는 주연급으로 이 분들 연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에서 기영도님이 글로벌 함장, 이나미 님이 린 민메이 역을 한 게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생각나는 게 예전에 EBS 라디오에서 '빛을 남긴 사람들'이란 프로를 했었는데
세계 각국 위인들 얘기를 재미있게 각색해서 EBS 성우분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죠.
그 외 조금 젊은(?) 성우분들 중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던 분들이
MBC 극회 출신이신 최한 성우님...
이 분은 안지환 님과 박모(성우능력은 아까운;)씨의 장점과 음색을 합쳐놓은 분이라 생각되는데
자연스러우면서도 폭넓은 연기가 일품이죠.
한창 활약 중이신 EBS 극회 출신 엄상현 성우님도 인상깊고... 생각보다 연기폭이 많이 넓어서 놀랬던..
투니버스 극회 출신인 홍범기 성우님의 개구지면서도 익살스런 연기도 좋구요.
다 언급하기 어려운 워낙 훌륭한 성우분들이 많습니다만 개인적인 최애 성우님들에 대해 언급하게 되었네요 ^^
첫댓글 영희님.. 문득 진짜로 그립네요. 그리고.. 투니 정화누나는 여전히 제 최애 성우분이고, 근래 가장 관심 갖게 된 신진 성우분들 중에서 대원 2기 출신의 조경이님이 있는데 후레쉬 프리큐어의 나소희 역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워낙 소녀 연기로 너무 많이 알려졌지만 아주 드물게 대원판 드래곤볼 시리즈의 트랭크스 등 소년 연기도 무난하게 잘 하시는 분이죠. 2018년 말에야 겨우 어렵게 투니버스 더빙작에도 진출하셔서 정말 반가웠더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