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의 대지
바둑을 혼자만의 힘으로 익혀 프로가 된 기사도 물론 없지 않다. 하지만 바둑을 배움에 있어 좋은 선생과 좋은 라이벌이 있을 때 더욱 좋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것을 알기에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자들은 모두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좋은 선생과 라이벌들이 있는 곳으로.
쇼쿠선생님과 카나미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노마 츄이시로 九단
따악. 따악.
돌 놓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이 곳은 프로기사 정학민 七단이 후학들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정학민 바둑도장’ 이었다. 프로기사들이 가장 많이 배출된 도장들 중 하나로 전국에서 모여든 바둑기재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절차탁마(切磋琢磨)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 七단은 프로기사가 유난히 많이 배출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좋은 선생 밑에서는 좋은 제자가 많이 나오는 것 아닌가 하고 껄껄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정학민 바둑도장에서 배출된 프로기사치고 성적이 좋지 못한 기사가 별로 없을 정도였다. 다른 기사들은 정 七단이 원래 바둑학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서 남을 가르치는 것은 잘한다고 말했고 그 말에 정 七단은 그냥 씩 웃기만 하였다.
프로기사가 많이 배출되는 도장이니만큼 전국의 날고 긴다하는 기재들은 대부분 이 곳에 모여들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유세호라는 아이였다. 세호는 경기도 수원 바둑학원들 사이에서 상대할 기재가 없다고 소문난 아이였다. 그의 아버지 유병일 씨는 기원의 표준1급(아마 3~4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으로 세호가 어릴 때부터 바둑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몇 년 사이에 자신에게 호선으로 두게 된 것에 놀라 근처의 바둑학원에 데려가 아이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역시 그의 실력에 놀란 장석훈 원장은 경기도에서 개최한 경기도지부 학원대항 바둑대회에 자신의 바둑학원대표로 세호를 출전시키고 그 대회에서 그는 우승을 하게 된다. 이에 장 원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프로기사들을 통해 정학민 바둑도장에 세호를 소개하게 되고 몇 가지 테스트를 거친 후 도장에 입문하게 되었다. 도장이 서울에 있는 관계로 유병일 씨는 서울에 사는 세호의 이모 댁에 그를 맡기고 그 곳에서 숙식하며 도장을 다니게 하였다. 그 것이 세호의 9살 때 일로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의 일이다.
세호는 숫기가 없어 친구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매사에 별로 자신감이 없어서 가끔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도 지곤 하였다. 숫기가 없는 것은 타고난 품성이었지만 자신감이 없는 것은 처음 도장에 들어왔을 때에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처음 그가 도장에 들어왔을 때 그의 실력은 약 아마4단 실력. 9살의 나이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것이지만 그 도장에선 달랐다. 들어와서 단 한판도 이기지 못하고 연전연패. 수원에서 계속이기며 자신의 바둑에 자신감을 막 가져가고 있었던 그 때에 도장에서의 연패는 9살 소년의 기를 꺾어놓기에는 충분했던 것이다. 그나마 자신감은 없었지만 기재는 뛰어났던 터라 공부를 함에 따라 실력은 늘기 시작했고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현재 A~F조로 실력에 따라 나뉘어져있는 조들 중에 A조의 말단을 차지하고 있었다. 공부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기재도 뛰어나지만 자신감의 문제는 그가 말단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큰 장애물이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제가 꿈(?)이 소설가이기 때문에 항상 첫작품은 바둑소설로 해야지...라고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내용전체를 구상하지 못해서 제목을 정하지 못했고 글솜씨도 모자라 이렇게 자문을 구하고자 조금씩 글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계속해서 이 정도 분량으로 글을 올리려고 하고요. 좋은 제목이나, 글에 보탤 것이나 고칠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가차없이 꼬리말에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바둑소설! 멋잇는 분야일것같은데 어려움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열심히 자문이라도 하겟습니다^^ 마귀열전 시리즈 4편까지 쓴 소라네^^
오옷.... 부디 절차탁마하셔서..탈고의 기뿜을 누리시길...
와우.. 멋져요..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흠...이건 소설입니까 -_-? 이제까지 진짜인줄알고 봤다는 --;;
으엇..도입부분보고 놀랐어요..진지하게 시작하시는군요. 기대할께요 ^-^
문맥상 숫기가 없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습니다^^;
뽈스트님 감사합니다^^ 고쳤습니다~
다음 문장도 수정하셔야 될거 같네요^^;
다음 문장이요? 어떤 부분인지...?
'숫기가 많은 것은 타고난 품성이었지만'
아...그렇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