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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딸기초코자몽
1차 출처 : 율도, 2차 출처: 디미토리
사실 비혼비출산이 기조인 사이트에서 이걸 쓰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출산과 육아와 한 인간의 삶이 병행이 불가능하다는걸 좀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어 진짜 답은 비혼비출산이야
이 세상이 어쨌든 돌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꿈과 개인의 인생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성의 시체위에 세워진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야
일단 나는 초1 담임 n년차 한 교사임
대개 많은 사람들이 출산을 할 때 직장을 많이 그만두지만, 그땐 순한 맛이고 진짜 매운맛은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찾아온다.
그리고 코로나19와 함께 그 매운맛은 한층 더 강해졌음
낳아만 놓으면 큰다고 하지만, 사실 그게 아닌 육아와 교육 현장에 대한 얘기를 써보고 싶고,
엄마라는 존재가 자기 자신의 꿈이나 개인의 성장을 어떻게 포기하게 되는지 적어보고 싶어.
올해 정말 많은 학부모(라고 쓰고 엄마라고 읽는다. 아빠는 한명도 하지 않았으니까)들이 상담을 하면서 울었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는 이 나라에서 그래도 첫 아이정도는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회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그리고 사실 애가 어릴떄에는 보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굳이 부모가 애를 봐야 할 필요가 없음. 물론 뭐 안정적 애착이니 애는 부모가 키워야되니 이런 자잘한것에 신경을 쓰기에는 아직은 짧은 육아휴직에서 복직한지 얼마 안된 엄마들이 커리어에 욕심이 있기도 하고, 회사 어린이집도 있고 하니까 일단 그냥 일하면서 키울 수 있다. 회사어린이집들은 7시, 7시 반에 내복입고 눈비비고 애들이 들어와서 엄마아빠는 야근 편히 하라고 밤10시까지 봐주는 데도 있음.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버티면서 일할 수 있다 아직은 미취학 아동일때까지는.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함.
초등학교 1학년의 하교시간은 유치원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없다.
현재 대부분의 수도권 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단축시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밥을 먹고 가면 12시면 하교하는 학교들이 태반이고,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하고 1달은 입학적응기간이라고 해서 하교시간은 더 빠르다 11시 20분이면 하교하게 된다.
여기서 1차로 많이 직장을 그만둠. 낳았을때 육아휴직을 썼기 때문에 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도 정 그만두고 싶지 않은 경우, 돌봄교실이라는 대안이 있어. 학교 안에서 애들을 5시, 늦게 하는 곳은 7시까지 애들을 돌봄전담사가 봐주는 건데, 보통 때는 방과후교사들을 써서 중간중간 체육수업이나 만들기 수업도 했지만 코로나19로 외부인력을 학교에 들이는게 찝찝해져서 안하는 학교도 많아. 그럼 애들은 뭐한다?
앉아있는거임 12시부터 5시까지..
학습지를 풀든 색칠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그냥 앉아있게만 하는 곳이 꽤많았어. 코로나때문에 화장실 가는 시간 외에는 애들을 앉아있게만 하고 서로 이야기도 못나누게 하고 그냥 앉아있게 하는거야 사실 너무 불쌍함..
여기서 일하는 엄마들의 고뇌가 시작됨
내 애를 이렇게 둬도 되는가? 물론 애가 어떤 시간을 보내든지 말든지 신경안쓰고 커리어를 챙기는 엄마들은 뭐 할수있겠지 하지만 사실 굴러다니기만 해도 되는 보육의 시간이 끝나고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서, 부모가 챙겨야 되는게 엄청나게 늘어나거든. 그걸 포기하고, 내 일만 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나만큼 내 애도 공부시키고 싶어서 여기서 2차로 그만둠.
자 그럼 돌봄교실에 넣지 않고 사교육으로 학원 뺑뺑이를 돌려보자. 이렇게 맘먹는 집도 있어. 교육도 포기하지 않고 내 커리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초등 수준의 사교육은 큰 돈이 들지도 않거니와 믿음과 안정의 태권도장이 애들을 잘 봐줌. 학교 끝나고, 태권도장 갔다가 같은건물 안의 피아노 갔다가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학원들이 많아서 이렇게 애를 케어하는 것도 가능했어.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솔직히 말해서 태권도장에서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겠어? 물론 손소독하고 하기야 하겠지만, 거기서 애들은 피구도 하고 뜀틀도 하고 그렇게 지내겠지 애들한테 물어보면 우리 사범님 마스크 잘 안쓰는데요~~ 물론 잘 지켜지는 곳도 있다고 알고 있지만 어쨌든 20명 넘는 아이들이 와글거리면서 뛰어노는데..
내가 일하자고 애 맡길 수 있어? 맡길 수 있으면 일 할수 있는거고, 그런 집단 시설에서의 내 애의 건강과 안전이 걱정된다..
그럼 여기서 또 3차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거임.
어쨌든 좋아. 돌봄교실이든 학원이든 애를 맡기고 눈딱감고 일한다고 하자고.
근데 학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전면원격수업으로 급 전환되었다고 한다. 당장 내일부터 애는 돌봄교실도 못가고 학원도 못가고 2주 자가격리를 해야한다고 하네? 당연히 자가격리자니까 뭐 친정이나 시댁에도 못맡김. 어떡해?
그냥 누군가는 애를 봐야지. 4차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거야.
유장관이 방송에서 돌봄 빈곳 없게 하겠다. 엄마가 무조건 신청하면 돌봄 해주겠다고 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코로나19상황에서 긴급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고 있어. 왜냐면 학교장 재량이거든. 학교장은 당연히 운영하고 싶지 않지. 왜냐면 4단계까지 상승했을 때 거기서 확진자나오면 책임을 져야하니까. 귀찮으니까.
유장관이 방송에서 학부모님들 편하게 일하러 가라고 1~6학년까지 학교에서 밥은 주겠다. 급식 제공 하겠다고 했지만 우리학교 안하고 있어. 등교하는 학생들만으로 관리 어렵다고 자리없다고. 안하는 학교가 더 많을걸?
초등학교 1,2학년 애들 4단계 올라가서 전면원격수업으로 전환됐는데, 집에다 놓고 알아서 원격수업 듣고 알아서 밥 챙겨먹으라고 하고 몇날며칠이나 출근할 자신 있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여기서 또 그만두는거지.
그나마 초1,2는 상황이 오히려 좀 더 나을수도 있어. 돌봄교실이 있으니까. 하지만 3학년부터는 돌봄교실도 없음. 3학년부터는 코로나19 단계 상향으로 인한 긴급돌봄도 운영 안하는 학교도 많아.
이 얘기는 무슨 뜻이냐면. 맞벌이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애가 집에서 혼자 원격수업 듣고. 밥 알아서 챙겨먹고. 엄마아빠는 출근하란 얘기야.
퍽이나 잘 듣겠다. 뉴스로 나왔다시피 학력은 엄청나게 떨어졌고, 애들은 바보가 됐음.
여기서 애 학습을 챙겨야겠다는 부모는.. 또 일을 그만두게 되지..
대개 이 시기까지 커리어를 붙들고 있는 엄마들은 고학력자거나 기술직이 많겠지?
자기 아이도 공부를 잘 했으면 할거야. 당연히 거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의 학습을 챙기고 싶어하지.
초1 입학할 땐 엄청 쉬워 한글부터 가르치거든 진짜 ㄱㄴㄷ부터 가르치고 1,2,3,4 숫자 읽고 쓰는것부터 가르침
근데 초1 2학기면 당장 두자리수 더하기 두자리수를 해야하고, 2학년때는 구구단을 외워야하고, 3학년때는 세자리수 나누기 두자리수를 해야돼. 분수도 나옴. 그리고 한번 어려워진 수학은 절대 다시 쉬워지지도 않고 학교에서는 연습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그럼 그걸 어디서 공부해야 하느냐. 집에서 하거나 학습지 선생님을 부르거나 학원을 통해서 해야됨
율무들 학원은 어떻게 보내는건지 생각해봤어?
근처에 아무데나 가까운데 있으면 그냥 보낼거야? 뭘 가르치는지 선생님은 누군지, 원비는 얼만지, 학원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이미 다니고 있는 학원이랑 테트리스 잘 해서 넣을 수 있는지. 애 성향에는 맞을 것 같은지, 우리 애 수준에는 잘 맞는지..............................................
ㅅㅂ 고민해야될게 한두개가 아님 + 교우관계까지 고려해야돼. 초딩 애들은 보통 학원친구가 학교친구니까. 학원은 학년이 올라가도 반이 안바뀌는데 학교는 매년 바뀌잖아. 친한 애가 다니는 학원인지, 애랑 사이 안좋은 애들이 많이 다니는 곳인지.
이런 고민은 누가해줘?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허수앱새끼들 그런거 고민해본 새끼들이 있을까? 진짜 욕이 치밀어오른다.
애한테 시기에 맞는 교육을 하면서,
체험학습 시키고, 학원보내고,
모자란 부분은 부모가 가르치면서,
적당한 운동을 시키고, 예체능을 시키고,
정서발달에 도움되는 음악도 듣고,
가끔 미술관도 가고, 박물관도 가고,
캠핑도 가고, 탄단지 맞춰서 밥먹이고,
사이사이 간식먹이고, 놀아주고 안아주면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빨래 개고
설거지하고
다시 밥하고
애 식판 닦고
씻기고 재우고
일 할 수 있어? 일 할수 있겠어?
불가능해 존나 불가능하단말임
하지만 낳아놓은 애를 버릴 순 없잖아? 그러니까 엄마는 일을 그만두는거야............
이 세계는 여자들의 꿈과 인생을 다 빨아먹어서 그걸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는거야.
이런 세상에서는 애를 키워도, 엄마의 마음이 망가지고 말아. 어떻게든 키워도, 아이한테 죄책감을 갖거나, 애한테 막말을 하게 되고, 돌아서서 죄책감을 갖게 되고. 그런식으로 돌아가버림.
애가 아파서 하루라도 일을 쉬게 되면 회사에도 미안하고, 또 다 나을때까지 푹 쉬게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죄책감으로 또 돌아버리고
다른애들은 집에가면 엄마 있는데 왜 나는 엄마가 없냐고, 왜 재미도 없는 돌봄교실 가야되냐고 울때마다 엄마의 가슴은 무너져내리고.
그냥 그런식으로 돌아가고 있더라고. 막 낳았을 때나 어릴때는 어린이집에서 어쨌든 최대한 밀착케어 해주니까 그나마 버티는데, 애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난 다음에는 그게 안돼. 그래서 다 그만둬버림 그만두도록 종용하고있어 사회가
아니면 조부모를 갈아넣어서 돌아가는 가정도 있지만..
아니 왜 엄마 나를 키울땐 그렇게 무서웠는데 왜 손주한텐 그리 무르시나요.........
조부모가 주 양육자인 아이들은 대개 힘든 상황을 잘 못버팀.(물론 개인차 있음! 조부모 밑에서 잘 큰 율무들 있는거 잘 알고 있음!)
어떤 경우가 있었냐면 초1 될때까지 할머니가 우산을 다 펴줘서 우산을 한번도 안펴본 아이, 할머니가 귤을 다 까줘서 귤을 한번도 안까본 아이도 있었음. 급식에서는 귤 안까줍니다아.......
모든걸 다 해주고 그렇게 커 와서 아이들은 학교와서 글씨쓰기 손아픈거 못버티고, 하기싫은 색칠공부 하라는데 하기 싫어하고 집어던지는 애들 진짜 많아
그리고 요샌 알림장이 다 스마트폰 앱으로 되어 있어서, 조부모님이 케어하시는 경우 아이 준비물을 제대로 안 챙겨주시거나 숙제를 안챙겨주시는 경우가 저엉말 많음. 그리고 요샌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꽤 학습내용이 어렵고 옛날이랑 많이 바뀌어서 조부모님이 학습적인 부분까지 케어를 잘 못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
여러분 스타일로폼 뷰테인가스 아이오딘화칼륨 이거먼지아나요 용어도 다 바뀌어서, 숙제도 못봐주시는 경우 태반임.
주절주절 써봤어 두서도 없고 정리도 안됐지만 어쨌든 개애애애애애애애애애노답이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음
비혼비출산이야.. 비혼비출산입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세요.........
+)덧붙여서, 이 시기에 일을 그만두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올려보내놓고 어느정도 안정시켜둔 다음에 포기하지 않고 재취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또 있음.
30살에 결혼해서 애를 낳았다고 치고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하면 12살이니까 42세를 기준으로 하자.
42세에 야근이 거의 불가능하고, 애가 아프면 언제 일을 쉴지 모르는 경력이 5년 단절된 경우 원래 커리어를 이어 나가는 것이 가능한 직종이 얼마나 될까?
결국 그 똑똑하고 능력있던 엄마들은 학습지 선생님, 방과후 선생님, 마트 캐셔가 된다.
여성들이 그나마라도 남아서 커리어 지키면서 애라도 키울 수 있는 분야가 교육분야밖에 없어 오로지 이것만 허락된 분야임
진짜 이렇게까지 거지같지만 그래도 애를 키우고 싶고 내 커리어도 잃고 싶지 않고, 공부도 하고 싶다면..
대안은 초등학교 교사밖에 없어. 육아휴직 보장돼있고, 대학원은 야간이나 계절제고, 애를 데리고 직장에 갈 수 있으니깐..
근데 그마저도 애 둘낳고 육아휴직 풀로 쓰면 승진 나가리요 ㅎ
여기에 이제 다양한 이슈가 추가될 수 있어..
부모봉양, 가족이 아픈 경우 가족 봉양 및 간병, 자녀가 장애를 가졌거나 아플 수도 있고 유난히 예민할수도 있고, 천재여서 특별한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고, 금전적으로 문제가 되면 투잡 부업 뭐 기타등등~~~~~~~ ㅅㅂ 세상에 여자를 갈아 넣어서 해결되는 일들이 진짜 ㅈㄵㄵㄵㄵㄵㄴ 많음
자 어때 이걸 다 떠안고도 결혼하고 싶은지? 애를 낳고 싶은지?
답은 비혼비출산이야 진짜 그냥 답은 비혼비출산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이후로 많은 여성들이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원해왔지만 아직도 그걸 여성들은 손에 넣지 못했음. 결혼하면, 애를 낳으면 정말 자기가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그 시간을 영원히 못 갖게 되는거야 갖게 된다 하더라도 정말 기혼 남성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시간을 갖게 되겠지.... 그리고는 맘충 소리나 들어야 되는거고.....
이러고도 여성가족부를 없애라고 말하는 새끼들하고는 진짜 말도 섞고 싶지 않아
율무들. 자기만의 방을 손에 넣는 삶을 살아.
첫댓글 속이 너무 상한다...
쭉읽어봤는데 진짜 애낳은 직후의 육아휴직, 여러 혜택같은건 걍 함정이구나
딱 한분 경력유지중인 고모있는데 애들 성인까지 다 키우셨고 할머니랑은 지역이 다르고 고모부네랑은 사이 안좋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버티신걸까 싶다
정말 현실임 ㅠ 당장 3년 후 너무 걱정되는데 말도안되는 개소리하면서 1년 더 빨리 입학하라느니 8시까지 돌봄해주겠다느니 정말 개빡치는 정책이라서 좆같아 진짜...
속상하다ㅠㅠ 엄마 힘들었겠단 생각도 들고…. 지금 엄마들이 더 힘들겠지?? 에휴 생각이 많아짐ㅜㅜ
일하다보면 주변에 애 있는 엄마들 다 반차에 휴가 쓰고 애 보러 가더라. 그거보고 나는 못하겠다 싶었고 애는 절대 낳지 말아야겠다 생각함
내친구도 그냥 자기 월급 다 도우미 아줌마한테 드린다고 생각하고 사람 쓰더라
쭉 읽는데 진짜 속상하네
결혼을 하든 안하든, 애를 낳든 안 낳든
다들 이 내용들 알고서 결정내렸음 좋겠다
여시 글 고마워.. 난 결혼도 하고,아이도둘 낳을걸생각했는데 진지하게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