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의 계절 칠월에 부채 길을 걷다 보니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젊음의 계절 7월이다. 젊음은 낭만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있다. 낭만은 늘 신선하고 향기롭다. 그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청춘은 꿈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시기다. 평상 위에 누워 칠월의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들이 정겹게 속삭인다. 그곳엔 사랑도 있고 희망이 찰랑대는 꿈도 있다. 무수히 많은 별이 어둠을 뚫고 세상 사람들에게 꿈과 낭만을 주려고 다투어 내려온다. 한 줄기의 빛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일 수 있도록 은은하게 비추어 준다. 쏟아져 내린 별빛은 말한다. 나는 별이다. 인간들 이 좋아하는 하늘의 별이다. 군인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양어깨에 달아보려고 노력한다. 아마 인간은 자기가 원하던 것을 달성했을 땐 나도 기어이 별을 땄다고 좋아하며 자랑한다. 이렇게 별은 인간의 꿈을 실현하는 최고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볼 수는 있어도 잡을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별이다. 또 칠월은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어느 시인은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 했다. 새콤달콤한 살구와 자두도 익어간다. 그런가 하면 바다는 젊음을 오라고 손짓한다. 젊은 연인들은 모래사장 위에 텐트를 치고 때로는 통기타 치며 마음껏 끼를 발사한다. 필자도 젊은 사람들과 함께 오늘이란 하루를 불 살아 보고 싶다.
일기예보엔 오늘 강릉의 날씨가 사상 유례없는 35도까지 치솟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월의 낭만을 맛보려고 그곳으로 떠난다. 오늘 하루를 회원들과 함께 웃고 또 웃으며 즐길 곳은 강원도 강릉의 정동진에 있는 부채길이란 곳이다. 이 길은 2016년 10월 17일 개통 되었다.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필자 역시 이곳을 간다는 소식을 듣고 알았다. 그래서인지 아름다움이 곳곳에 묻어있는 곳 같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호기심이 꼬리를 문다. 가는 곳마다 정신이 몽롱하도록 황홀한 감정을 느낄 거란 생각도 든다. 아침부터 버스 안은 대단한 열기로 불꽃 튀긴다. 김평재 부회장의 사회보는 솜씨가 회원들을 사로잡는다. 남자다운 미모만큼이나 말솜씨가 뛰어나다. 이 산악회는 회장으로 김성중 님이 새로 선출되었다. 새로 선출된 김성중 회장은 인사말로 웃음꽃을 피운다. 다음은 늘 보아도 반가운 박치원 작가님의 인사말이다. 매우 매력적이면서 향기롭다. 얼마전 수필집을 발간했다고 선물로 수필집 1권을 준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옆좌석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함께한다. 그 이름하여 이 산악회의 홍일점으로 여성 고문이신 주정숙 님이시다. 늘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시며 웃음을 입에 달고 사는 여걸이시다. 그렇게 아름다운 분과 자리를 함께했다는 행운을 잡았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런데 더위는 아량 곧 하지 않고 버스는 신나게 달린다. 꿈과 행복을 실은 버스는 썬 크루즈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신선한 바닷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그러면서 끝없는 파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다다
온몸에 뙤약볕이 쏟아지는 바람 한 점 없는 따가운 날씨다. 입장료는 1인당 3,000원이라 한다. 매표소에서 개인은 3,000원이란 입장료를 단체라고 2,500원씩 표를 받는다. 모두 부채 길로 입장했다. 필자는 연륜의 훈장을 달았다고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한여름의 열기도 대단하지만, 회원들의 관광하는 열기는 더 뜨겁다. 뒤를 돌아보니 전윤년 전 여성 회장이 생글생글 웃으며 한 발 한 발 계단을 내딛는 모습은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아무리 보아도 천사 같다. 오늘은 앤지 무한한 기쁨이 쏟아질 것만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송우 가족은 그런 분들이 모인 단체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분들과 함께 부채라는 친근감이 넘치는 부채 길을 걸을 것이다. 부채 길은 신비를 간직한 길이 틀림없다
끝도 없이 파란 바다가 펼쳐진 정동진의 부채 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걷는다. 이 산악회 전 수장이었던 미남이신 김종배 회장과 몇 분의 회원들이 함께 걷는다. 잘 깔아놓은 데크는 이국적 내음을 풍기는 듯 아름답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2천 300만 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이며 천연기념물 제437호다. 이 지역으로 정동진의 "부채 끝" 지명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로 지명을 선정하였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인 내용을 이곳에 와서 알림판을 보고 비로서 알았다.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한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던 천혜의 지역이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의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며 국내 유일의 해안 단구 관광지다. 정동진 썬크루즈 부터 심곡항까지 약 2.86km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오늘 이 길을 걸으며 동해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 석화 등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것이다
강릉 정동진 해안단구는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장하게도 지정되었다. 그 또한 아름다운 절경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될 것 같다. 참으로 아름다움이 곳곳에 깔려있는 해안이다. 해안단구란 해안 연변을 따라 분포하는 대지상 또는 계단상의 지형을 말한다.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고 주의가 급사면이나 절벽으로 끊긴 계단의 형태로 발달한 것이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신생대 제3기 말에서 제4기 초인 2300만 년 전 지반의 융기작용에 따라 형성되었다. 단구층은 해수면이 80m 정도 후퇴하면서 바다 밑에서 퇴적되었던 층으로 융기 후 현재와 같이 풍화 침식된 것으로 보인다. 해안단구의 길이는 약 4km, 너비는 약 1km이며, 높이는 해발고도 75~85m이다. 단구의 표면은 거의 수평에 가까운 반면, 절벽인 단구에는 수직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단구의 성분은 적갈색 흙과 모래, 자갈이며, 작은 계곡이 발달해 있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한반도의 지반 융기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자료로 우리나라의 지질구조 발달과정과 퇴적환경, 지각운동, 해수의 침식작용, 해수면 변동연구 등 중요한 자료이다.
투구 바위와 육발호랑이의 전설을 간직한 바위 앞까지 왔다. 주위의 경관이 하도 아름다워 한참을 멍하니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있을 때였다. 그때 옆을 바라보니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이 바다를 물끄럼이 바라보며 감상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하늘에서 내려 준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과 같았다. 어찌 저리도 아름다울까? 하고 바라보니 그분이 바로 이 산악회 석미정 총무다. 그토록 아름다운 석미정 미인과 함께 요상하게 생긴 투구 바위를 한참 동안 감상하였다. 발을 뗄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낭만적인 행복이 쏟아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역사적인 부채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행복을 불사르고도 남는다. 황홀한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투구를 쓰고 있는 바위의 형상을 보니 비장함이 느껴진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예전부터 바위의 생김새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과 닮아서 투구바위라고 불러 왔다고 한다. 또한, 이 지역에 내려오는 설화중 고려 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육발호랑이의 내기 바둑 두기라는 설화가 있는데, 여기서 육발호랑이는 발가락이 여섯 개인 무서운 호랑이를 뜻한다고 한다.
육발호랑이의 전설이 하도 재미있어 글에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옛날 육발호랑이가 밤재길을 넘어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스님으로 또는 민간인으로 변해 내기 바둑을 두자고 하였다. 열십자의 바둑판을 그려놓고 호랑이가 이기면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당시에는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이 밤재길밖에 없어 많은 사람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마침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하여 육발호랑이에게 이 편지를 받은 즉시 이곳을 떠나거라, 만약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멸하겠다. 라고 편지를 보내자 육발호랑 이는 강감찬 장군임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며 더 이상 죽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한다. 투구바위의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비장한 모습이 당시 용맹스러운 강감찬 장군의 형상으로 비춰진다. (출처:강원도 어촌지역 전설 민속지, 강원도, 1995년 발행)
오늘은 본 산악회의 아름답고도 훌륭한 한 쌍의 부부 이야기를 실어 보려 한다. 그 아름다운 한 쌍의 부부는 남편 고원진님과 부인 신연화 님이시다. 부인 신연화 님 께서는 미모도 매우 아름답지만, 마음씨마저 천사 같으신 분이다. 늘 웃음이 끈기지 않은 매력을 지닌 분이시다. 한마디로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고 곱게 피어있는 수선화라 할까?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살만큼 미모와 친절 그리고 향기로운 마음씨까지 갖춘 분이시다. 산행할 때마다 부럽기도 하여 필자는 관심 있게 바라보았다. 늘 함께 산행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이 부러워할 만큼 관심이 있는 원앙새 같은 부부다. 회원들은 우리 부부는 언제 저 부부처럼 함께 산행할 수 있을까 하고 부러운 눈초리를 보낸다. 부인 신연화 님은 행여 남편이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또는 음식은 잘 챙겨 먹을까 걱정을 달고 이는 것 같다. 그런데 남편 고원진님은 또 어떤 분일까? 불의를 보지 못하시는 분이시며 누구에게 실수 한 번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정의로운 분이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타에 모범이 되는 의리가 넘치는 분이라고 필자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언제 보아도 한 쌍의 잉꼬부부다. 아니 원앙 부부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참을 걷다 보니 알림판에 헌화로라고 쓰인 것을 보았다. 헌화로란 해안도로는 바다를 메워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까운 도로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길을 달려보면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헌화로는 "헌화가"에서 유래한 도로명으로, 신라의 순정공이 강릉 태 수가 되어 부임하던 길에 그의 부인인 수로부인이 바닷가 절벽 위에 핀 철쭉을 꺾어 달라 부탁했지만, 위험한 일이므로 아무도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때 소를 끌고 가던 한 노인이 나서서 꽃을 꺾어 바치면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헌화가"이다. 헌화로는 해안단구의 절벽을 따라 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바위를 타고 넘실대는 파도가 손에 닿을 듯 생생한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실제로 파도가 많이 치는 날에는 바닷물이 도로까지 밀려올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도로이다.
잘 설치해 놓은 데크를 밟으며 사랑하는 회원들과 걷는다. 뙤약볕이 쏟아져 내려 더위는 절정을 이루고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그러나 바다 내음을 실은 바람이 솔솔 불어와 이마의 땀방울을 건드리고 간다. 그래서 약간의 시원함을 느끼도록 행복을 안겨준다. 데크 위에서 바라본 파란 바다는 망망대해다. 간혹 배들이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7월의 펄펄 뛰는 낭만이 나도 모르게 분출된다. 또한, 지평선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어찌 글로 표현해야 할까? 사랑하는 임이 옆에 있다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텐데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솟구친다. 부질없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것 역시 행복이다. 그래서 그 행복을 마음속 깊이 나 혼자만이 고이 간직할 것이다.
부채바위의 전설에 대한 글을 옮겨 본다. 심곡의 서낭당에는 여서낭 세 분이 모셔져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바닷가에 나가 보라고 해서 나가 보았더니 여 서낭 세 분이 그려진 그림이 떠내려오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낭당을 짓고 거기에 모시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림의 색깔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 들은 서낭신이 몹시 영험이 있다고 믿어 왔으며, 마음에 중 대한 일이 있으면 꼭 가서 고한다고 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지금부터 한 200여 년 전에 노인의 꿈에 어여쁜 여인이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고 하면서 " 내가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달라"고 했다. 이 씨 노인이 이튿날 새벽 일찍 배를 타고 가보니 바위 끝에 나무 궤짝이 떠내려와 있어서 열어 보니 여자의 화상이 그려져 있어 이를 부채바위에 안치해 두었다. 그 뒤 이 씨 노인은 만사가 형통했다고 한다. 얼마 후 노인의 꿈에 그 여인이 외롭다고 해서 서낭당을 짓고 화상을 모셔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출처: 강원도 어촌지역 전설 민속지, 강원도, 1995년 발행)
오늘 부채길 2.86km는 행복한 걸음이었다. 더위와 싸웠고 땀도 많이 흘렸지만 부채길에 얽힌 역사와 전설을 알고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즐거운 웃음꽃이 활짝 핀 여행을 할 수 있게 부채길을 만들어준 강릉 시장님을 비롯해 지자체 관계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부채길 트래킹을 모두 마쳤다. 뒤풀이하려고 회원들은 김성중 회장의 안내로 묵호항으로 갔다. 회장 취임으로 오늘 회식비를 모두 쏜다고 한다. 식당은 벌써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았다. 푸짐하게 차려놓은 신선한 생선회가 주메뉴다.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송우 가족이다. 그래서 오늘 취임한 김성준 회장도 가슴이 매우 따듯한 것 같다. 회장 취임이 매우 기쁜 표정이다. 그 기쁨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인사말에서도 최선을 다해 송우를 이끈다는 한마디가 매우 매력적이다. 대단한 열성을 가진 회장이다. 회장의 열의와 회원들의 사랑이 담긴 봉사가 합친다면 앞으로 송우는 무한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 필자는 생각된다. 회장을 비롯한 송우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8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