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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공천창(百孔千瘡)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百 : 일백 백(白/1)
孔 : 구멍 공(子/1)
千 : 일천 천(十/1)
瘡 : 부스럼 창(疒/10)
출전 : 한유(韓愈) 여맹간상서서(與盟簡尙書書)
백공천창(百孔千瘡)은 ‘백 개의 구멍과 천 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이나 문제점 때문에 온통 엉망진창이 된 상태를 이르는 고사성어입니다. 사회·경제적 위기나 조직의 부패, 혹은 심각한 질병 등으로 인해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무너진 상황을 비유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당나라의 유명한 문장가인 한유(韓愈)가 쓴 글인 여맹간상서서(與盟簡尙書書)에서 유래했습니다. 한유는 한나라 이래로 국가의 중심 이념이었던 유교가 여러 난리를 겪으며 소실되고 훼손된 모습을 '백 군데 구멍이 나고 천 군데 상처가 났다(百孔千瘡)'고 표현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비슷한 성어로 천창만공(千瘡萬孔)은 천 개의 상처와 만 개의 구멍이라는 뜻으로, 역시 엉망진창이 된 상태를 뜻합니다. 천공백창(千孔百瘡)은 글자의 순서만 바뀐 표현으로 같은 의미입니다.
한유의 '여맹간상서서'는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에 수록될 만큼 문학적·사상적 가치가 높은 편지글입니다. 제목의 뜻은 '상서(장관) 맹간에게 주는 편지'이며, 한유의 철저한 유학자적 신념과 당당한 배불(排佛) 정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한유의 '여맹간상서서'는 논리적 흐름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승려 태전과의 만남에 대한 해명부터 불교의 허구성 비판, 유교의 역사적 위기, 소문에 대한 재반박, 그리고 유학을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담고 있습니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상서 맹간이 "한유가 좌천지인 조주에서 승려와 깊이 교류하며 불교에 귀의했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질문하자, 한유는 이를 단호히 반박합니다.
한유(韓愈)가 상서 맹간(孟簡)의 오해를 풀고 불교에 귀의했다는 소문을 단호하게 반박하는 '여맹간상서서'의 서두 원문과 번역입니다. 이 대목에서 한유는 타향살이의 외로움 속에서 말 상대가 필요해 승려를 잠시 만났을 뿐, 결코 불교를 믿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1단계 승려 태전과의 만남에 대한 해명
불교에 귀의했다는 소문을 전면 부인하며, 유배지의 외로움 속에서 지적 대화 상대로 승려를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대목입니다.
蒙惠書云, 有人傳愈近少奉釋氏者, 妄也.
몽혜서운, 유인전유근소봉석씨자, 망야.
보내주신 편지에 이르기를, "누군가 전하길 한유가 근래에 불교를 조금 받들어 믿는다고 합디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헛소리(妄)입니다.
潮州時, 有一老僧號太顚.
조주시, 유일노승호태전.
제가 조주(潮州)에 있을 때, 호를 '태전(太顚)'이라 하는 노승이 한 명 있었습니다.
頗聰明, 識道理, 遠地無所可與語者.
파총명, 식도리, 원지무소가여어자.
그는 자못 총명하고 이치를 알았는데, 멀리 외딴 유배지(遠地)이다 보니 저에게는 도무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故自山召至州郭, 留十數日.
고자산소지주곽, 류십수일.
그리하여 산속에 있던 그를 고을 성안으로 불러와 한 열흘 남짓 머물게 하였습니다.
實能外形骸, 以理自勝, 不爲事物侵亂.
실능외형해, 이리자승, 불위사물침란.
그는 실로 육체의 굴레(形骸)에서 벗어날 줄 알았고, 이성으로써 스스로를 이겨내어 세상 온갖 사물과 욕심에 침해되거나 어지러워지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與之語, 雖不盡解, 要自胸中無滯礙, 以爲難得, 因與往來.
여지어, 수부진해, 요자흉중무체애, 이위난득, 인여왕래.
그와 대화를 나누어 보니, 비록 (불교의 교리를) 내가 다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중요한 것은 그의 가슴속에 막힘이나 걸림(滯礙)이 없어 참으로 얻기 힘든 인물이라 생각되어 이로 인해 왕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及祭神至海上, 遂造其廬.
급제신지해상, 수조기려.
바닷가로 신에게 제사를 지내러 갈 때 마침 그의 오두막에 들르기도 하였습니다.
及來袁州, 留衣服爲別, 乃人之情.
급래원주, 류의복위별, 내인지정.
이후 제가 원주(袁州)로 옮겨 오게 되었을 때, 작별 인사로 옷 한 벌을 남겨 준 것은 인간적인 정(情)에서 나온 행동일 뿐입니다.
非崇信其法, 求福田利益也.
비숭신기법, 구복전이익야.
결코 그 불법을 숭배하고 믿어서 복(福)을 구하려 한 짓이 아닙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이르기를, “누군가 전하길 한유가 근래에 불교를 조금 받들어 믿는다고 합디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입니다. 제가 조주에 있을 때, 호를 ‘태전’이라 하는 노승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는 자못 총명하고 이치를 알았는데, 멀리 외딴 유배지이다 보니 저에게는 도무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산속에 있던 그를 고을 성안으로 불러와 한 열흘 남짓 머물게 하였습니다. 그는 실로 육체의 굴레에서 벗어날 줄 알았고, 이성으로써 스스로를 이겨내어 세상 온갖 사물과 욕심에 침해되거나 어지러워지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대화를 나누어 보니, 비록 다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중요한 것은 그의 가슴속에 막힘이나 걸림이 없어 참으로 얻기 힘든 인물이라 생각되어 이로 인해 왕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바닷가로 신에게 제사를 지내러 갈 때 마침 그의 오두막에 들르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제가 원주로 옮겨 오게 되었을 때, 작별 인사로 옷 한 벌을 남겨 준 것은 인간적인 정에서 나온 행동일 뿐입니다. 결코 그 불법을 숭배하고 믿어서 복을 구하려 한 짓이 아닙니다.
2단계 불교의 허구성 비판
한유는 위와 같이 승려와의 인간적 만남을 해명한 직후, 곧바로 불교의 허구성을 맹렬히 비판하며 군자의 도리를 선언합니다. 한유는 성인의 도를 버리고 이민족의 가르침을 따르며 복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교적 신념을 드러냅니다.
공자의 말씀을 인용하며 군자는 떳떳한 도리를 지킬 뿐, 근거도 없고 신령하지도 않은 이민족의 귀신(부처)에게 구차하게 복을 빌지 않는다고 논박합니다.
孔子云: 丘之禱久矣.
공자운 : 구지도구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丘)는 기도한 지 오래되었다”라고 하셨습니다.
凡君子行己立身, 自有法度, 聖賢事業, 具在方冊, 可效可師.
범군자행기립신, 자유법도, 성현사업, 구재방책, 가효가사.
무릇 군자가 몸을 바르게 행하고 세상에 일어서는 데는 스스로의 법도(法度)가 있는 법이며, 성현의 위대한 가업과 가르침은 모두 책(方冊)에 갖추어져 있어 본받고 스승으로 삼을 만합니다.
仰不愧天, 俯不愧人, 內不愧心.
앙불괴천, 부불괴인, 내불괴심.
(성현의 법도를 따르면)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안으로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게 됩니다.
積善積惡, 殃慶自各以其類至,
적선적악, 앙경자각이기류지,
선을 쌓고 악을 쌓음에 따라 재앙(殃)과 경사(慶)가 제각기 그 종류대로 이르는 법인데,
何有去聖人之道, 捨先王之法, 而從夷狄之敎, 以求福利也?
하유거성인의도, 사선왕지법, 이종이적지교, 이구복리야?
어찌 성인의 도를 버리고 선왕의 법을 내팽개친 채 이민족의 가르침(夷狄之敎, 불교)을 따르며 복과 이익을 구하겠습니까?
詩不云乎? 愷悌君子, 求福不回.
시불운호? 개제군자, 구복불회.
시경(詩經)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즐겁고 대하며 점잖은 군자는 복을 구하되 사악한 길로 돌아서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傳又曰: 不爲威惕, 不爲利疚.
전우왈 : 불위위척, 불위리구.
또 전(傳)에 이르기를 “위엄과 협박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익 앞에서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假與釋氏能與人爲禍福, 非守道君子之所懼也, 況萬萬無此理?
가여석씨능여인위화복, 비수도군자지소구야, 황만만무차리?
설령 부처(釋氏)가 사람에게 화와 복을 내릴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도를 지키는 군자가 두려워할 바가 아닙니다. 하물며 (죽은 부처가 복을 준다는 것은) 만에 하나도 결코 그럴 리가 없음에랴!
且彼彿者, 果何人哉?
차피불자, 과하인재?
또한 그 부처라는 자는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其行事類君子邪? 小人邪?
기행사류군자야? 소인야?
그의 행사가 군자와 같습니까, 아니면 소인과 같습니까?
若君子也, 必不妄加禍於守道之人;
약군자야, 필불망가화어수도지인;
만약 군자라면 도를 지키는 사람에게 망령되이 화를 내리지 않을 것이요,
如小人也, 其身已死, 其鬼不靈.
여소인야, 기신이사, 기귀불령.
만약 소인과 같다면 그의 몸은 이미 죽었고 그 귀신 또한 신령하지 않을 것입니다.
天地神祇, 昭布森列, 非可誣也,
천지신기, 소포삼열, 비가무야,
천지의 신령들이 이처럼 밝게 펴져 빽빽이 나열해 있으니 결코 속일 수 없는 것인데,
又肯令其鬼行胸臆, 作威福於其간哉!
우긍령기귀행흉억, 작위복어기간재!
하늘이 어찌 저 이민족의 귀신(부처)이 제멋대로 가슴속 생각을 행하며 그 사이에서 위세를 부리고 복을 주도록 내버려 두겠습니까!
進退無所據, 而信奉之, 亦且惑矣.
진퇴무소거, 이신봉지, 역차혹의.
나아감과 물러남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 그것을 신봉하고 있으니, 이 또한 미혹된 짓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기도한 지 오래되었다”라고 하셨습니다. 무릇 군자가 몸을 바르게 행하고 세상에 일어서는 데는 스스로의 법도가 있는 법이며, 성현의 위대한 가업과 가르침은 모두 책에 갖추어져 있어 본받고 스승으로 삼을 만합니다.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안으로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게 됩니다. 선을 쌓고 악을 쌓음에 따라 재앙과 경사가 제각기 그 종류대로 이르는 법인데, 어찌 성인의 도를 버리고 선왕의 법을 내팽개친 채 이민족의 가르침을 따르며 복과 이익을 구하겠습니까? 시경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즐겁고 점잖은 군자는 복을 구하되 사악한 길로 돌아서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또 전(傳)에 이르기를 “위엄과 협박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익 앞에서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설령 부처가 사람에게 화와 복을 내릴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도를 지키는 군자가 두려워할 바가 아닙니다. 하물며 만에 하나도 결코 그럴 리가 없음에랴! 또한 그 부처라는 자는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그의 행사가 군자와 같습니까, 아니면 소인과 같습니까? 만약 군자라면 도를 지키는 사람에게 망령되이 화를 내리지 않을 것이요, 만약 소인이라면 그의 몸은 이미 죽었고 그 귀신 또한 신령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지의 신령들이 이처럼 밝게 펴져 빽빽이 나열해 있으니 결코 속일 수 없는 것인데, 하늘이 어찌 저 이민족의 귀신이 제멋대로 사사로운 생각을 행하며 그 사이에서 위세를 부리고 복을 주도록 내버려 두겠습니까! 나아감과 물러남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 그것을 신봉하고 있으니, 이 또한 미혹된 짓입니다.
한유는 이처럼 "유학자로서 부처에게 복을 구하는 구차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점을 엄정하게 밝힌 뒤, 글의 후반부로 가면서 "그럼에도 지금 세상은 불교에 미혹되어 있고, 한나라 이래 우리 유학은 제대로 보수되지 못해 백공천창(百孔千瘡)이 되었다"는 탄식으로 자연스럽게 문장을 이어 나갑니다.
3단계 유교의 역사적 위기 (백공천창, 일발인천균)
맹자 사후 분서갱유를 거치며 유학이 상처투성이 누더기(백공천창)가 되었고,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천 근을 지탱하듯위태로운 와중에 불교와 도교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탄식합니다.
自孟子歿, 聖人之道不傳.
자맹자몰, 성인지도부전.
맹자(孟子)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성인의 도(道)는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秦生暴虐, 焚燒經書, 孟子之徒散亡, 其存於世者, 旣已乖缺.
진생폭학, 분소경서, 맹자지도산망, 기존어세자, 기이괴결.
진(秦)나라가 포학함을 일으켜 경서를 불태웠고(분서갱유), 맹자의 무리들이 흩어지고 죽어 가니, 세상에 겨우 남아 전해지는 것들조차 이미 어그러지고 이지러진 상태였습니다.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한씨이래, 군유구구수보, 백공천창, 수란수실.
한(漢)나라 이래로 여러 유학자들이 구구하게 (성인의 도를) 수정하고 기워 보수하였으나, 백 군데 구멍이 나고 천 군데 상처가 난 채(百孔千瘡) 난리를 겪을 때마다 유실되었습니다.
其危如一髮引千鈞.
기위여일발인천균.
그 위태로움이 마치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 근의 무게를 끌어당기는 것(一髮引千鈞) 같았습니다.
而又倡釋老之說, 釋老之說, 天下之人俗同歸之, 其不為夷狄者幾希.
이우창석로지설, 석로지설, 천하지인속동귀지, 기불위이적자기희.
그런데도 (이 위태로운 상황에) 또다시 불교(釋)와 도교(老)의 학설을 주창하여 천하 사람들의 풍속이 다 그곳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이 나라가 오랑캐(夷狄)의 땅이 되지 않은 경우가 거의 드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맹자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성인의 도는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진나라가 포학함을 일으켜 경서를 불태웠고, 맹자의 무리들이 흩어지고 죽어 가니, 세상에 겨우 남아 전해지는 것들조차 이미 어그러지고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한나라 이래로 여러 유학자들이 구구하게 수정하고 기워 보수하였으나, 백 군데 구멍이 나고 천 군데 상처가 난 채(百孔千瘡) 난리를 겪을 때마다 유실되었습니다. 그 위태로움이 마치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 근의 무게를 끌어당기는 것(一髮引千鈞)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또다시 불교와 도교의 학설을 주창하여 천하 사람들의 풍속이 다 그곳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이 나라가 오랑캐의 풍속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거의 드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4단계 소문에 대한 재반박
자신의 보잘것없는 역량으로 거대한 불교의 흐름을 다 막을 순 없겠지만, 태전 스님과 만나고 옷을 준 것은 헛소문처럼 불교를 믿어서가 아님을 다시 한번 못 박습니다.
今愈之材, 聖人固弗由, 設使由之, 亦聖人之罪人也, 況其賢於愈者乎.
금유지재, 성인고불유, 설사유지, 역성인지죄인야, 황기현어유자호.
지금 저(한유) 같은 재주로는 성인의 도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할 것이며, 설령 제가 그 길을 좇는다 하더라도 (유학이 누더기가 된 현실을 막지 못해) 저는 성인에게 죄인이 될 뿐인데, 하물며 저보다 훨씬 현명한 이들은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向謂愈奉釋氏者, 蓋此徒見愈在潮州與太顛語, 及留衣服, 因緣為說, 遂傳以為信爾.
향위유봉석씨자, 개차도견유재조주여태전어, 급류의복, 인연위설, 수전이위신이.
그러므로 당초에 제가 불교를 받들어 믿는다고 말한 자들은, 아마도 제가 조주(潮州)에 있을 때 승려 태전과 대화를 나누고 옷을 남겨 준 것을 보고, 그것을 구실 삼아 이야기를 지어내 마침내 사실인 것처럼 퍼뜨린 것일 뿐입니다.
愈之守道雖固, 学圣人雖笃, 然亦饥寒之人尔, 岂能御天下之人哉!
유지수도수고, 학성인수독, 연역기한지인이, 기능어천하지인재.
저의 도를 지키는 마음이 비록 단단하고 성인의 학문을 배우는 마음이 아무리 돈독할지라도, 저 역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필부(凡夫)일 뿐이니, 어찌 천하 사람들의 이 거대한 흐름을 홀로 다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 같은 재주로는 성인의 도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할 것이며, 설령 제가 그 길을 좇는다 하더라도 저는 성인에게 죄인이 될 뿐인데, 하물며 저보다 훨씬 현명한 이들은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므로 당초에 제가 불교를 받들어 믿는다고 말한 자들은, 아마도 제가 조주에 있을 때 승려 태전과 대화를 나누고 옷을 남겨 준 것을 보고, 그것을 구실 삼아 이야기를 지어내 마침내 사실인 것처럼 퍼뜨린 것일 뿐입니다. 저의 도를 지키는 마음이 비록 단단하고 성인의 학문을 배우는 마음이 아무리 돈독할지라도, 저 역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필부일 뿐이니, 어찌 천하 사람들의 이 거대한 흐름을 홀로 다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5단계 유학을 수호하겠다는 결의
과거 맹자가 이단(양주·묵자)을 물리쳐 유학을 구했듯, 자신 또한 비록 몸이 죽임을 당할지라도(殺身) 결코 유학을 수호하는 대의를 꺾지 않겠다고 장엄하게 결론을 내립니다.
孟子曰: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맹자왈: 능언거양묵자, 성인지도야.
옛날에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단인 양주(楊)와 묵자(墨)를 막아낼 수 있는 말을 하는 자라면 바로 성인의 무리이다”라고 하셨습니다.
愈雖敢望孟子, 然愈之志, 有時乎不忘也.
유수감망맹자, 연유지지, 유시호불망야.
제가 비록 감히 맹자의 경지를 바라볼 수는 없겠으나, 제 마음속 품은 뜻(유학의 부흥)만큼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使愈之道略傳於經, 雖殺身亦且不悔, 況謫官潮州, 移官袁州罷乎!
사유지도략전어경, 수살신역차불회, 황적관조주, 이관원주파호.
저의 외침을 통해 성인의 도가 경전에 대략이라도 전해질 수만 있다면, 비록 내 몸이 죽임을 당할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조주로 유배 가고, 원주로 직을 옮기는 따위의 일로 흔들리겠습니까!
옛날에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단인 양주와 묵자를 막아낼 수 있는 말을 하는 자라면 바로 성인의 무리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비록 감히 맹자의 경지를 바라볼 수는 없겠으나, 제 마음속 품은 뜻만큼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의 외침을 통해 성인의 도가 경전에 대략이라도 전해질 수만 있다면, 비록 내 몸이 죽임을 당할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조주로 유배 가고, 원주로 직을 옮기는 따위의 가벼운 일로 내 신념이 흔들리겠습니까!
이 글에서 한유는 진나라와 한나라를 거치며 '백공천창(누더기)'이 된 유학의 역사를 탄식합니다. 그리고 세상 모두가 불교를 숭상할 때, 자신은 비록 목숨을 잃는 한이 있어도 성인의 진리를 수호하는 '맹자의 후예'가 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글을 맺습니다.
여기서 고사성어 백공천창(百孔千瘡)이 등장하는 핵심 대목이 나옵니다. 한유는 역사적으로 유교가 처한 처참한 현실을 고발합니다.
과거 맹자가 양주와 묵자의 이단 사상을 물리쳐 유교를 구했으나, 진나라의 분서갱유와 오랜 혼란기를 거치며 성인의 경전들이 파괴되었습니다.
한나라 이래로 여러 유학자(군유)들이 부서진 경전을 구구하게 보수하고 기웠으나, "유교의 도리는 이미 백 군데 구멍이 나고 천 군데 상처가 난 채(百孔千瘡) 혼란 속에서 유실되어 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 위태로움이 마치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 근의 무게를 끌고 있는 것(일발인천균, 一髮引千鈞)'과 같은 상황인데, 세상이 도교와 불교에 빠져 백성을 현혹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라는 것입니다.
한유는 자신의 능력이 맹자에게는 미치지 못하나, "이미 무너진 유교의 도를 온전히 돌려놓기 위해서라면 비록 몸이 위태롭고 죽음에 이를지라도 결코 내 도를 버리고 사악한 종교를 따르지 않겠다"는 목숨을 건 다짐으로 편지를 끝맺습니다.
한유가 언급한 '양주와 묵자(양묵)'의 사상적 배경
한유가 편지에서 "지금 천하가 양주에게 가지 않으면 묵적(묵자)에게 간다"라는 맹자의 말을 인용한 것은, 당대 당나라를 휩쓸던 불교와 도교를 과거의 양주·묵자 사상에 빗대어 비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맹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에 유교를 가장 위협했던 두 세력, 양주(양가)와 묵자(묵가)의 사상적 배경과 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양주는 도가(道家) 학파의 선구자격 인물로, 춘추전국시대의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국가와 명분 때문에 개인의 소중한 생명과 본성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철학 위아(爲我)는 '나를 위한다'는 뜻입니다. 맹자는 양주의 사상을 가리켜 "내 몸에 있는 머리카락 한 가닥을 뽑아 천하(세상)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뽑지 않겠다(拔一毛利天下不爲也)"라고 요약하며 비판했습니다.
이는 이기주의라기보다는, 통치자들의 침략 전쟁에 개인이 도구로 희생되는 것을 거부한 ‘생명 존중’과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한 철학이었습니다. 한유는 이 사상이 국가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 등 사회적 책임(임금도 부모도 없는 '무군무부')을 저버리게 만든다고 보았으며, 당대의 도교(은둔주의, 내세주의)가 이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묵자는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며, 사회의 모든 혼란과 비극은 "사람들이 차별하여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핵심 철학 겸애(兼愛)는 '나와 남을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라'는 보편적 박애주의입니다. 맹자는 묵자의 사상을 가리켜 "정수리부터 발꿈치까지 온몸의 털이 다 닳아 없어질지라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한다(摩頂放踵利天下爲之)"라고 묘사했습니다.
묵가는 주로 하층 장인, 기술자, 무사 집단으로 구성되어 실용성과 평등을 중시했습니다. 전쟁을 반대하는 비공(非攻)을 주장하며 침략당한 약소국을 돕기 위해 직접 목숨을 걸고 성을 지켜주는 행동주의 학파였습니다.
유교에서는 부모를 먼저 사랑하고 점차 이웃으로 사랑을 넓혀가는 '분별 있는 사랑(별애)'을 주장합니다. 반면 내 부모와 길거리의 낯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라는 묵자의 '겸애'는 부모의 고유한 권위를 부정하는 짓(무부, 無父)이며, 가정을 파괴한다고 보았습니다. 한유는 세속의 인연을 끊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불교(자비심)가 바로 현대판 묵가 사상이라고 직시했습니다.
춘추전국시대 당시 천하의 유행이 극단적 개인주의(양주)와 극단적 이타주의(묵자)로 양분되어 유교가 설 자리를 잃었을 때, 맹자가 나타나 그 사상들을 격렬하게 격퇴하고 유교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한유는 지금 당나라의 상황도 이와 똑같다고 보았습니다.
한유는 "과거 맹자가 목숨 걸고 양주와 묵자를 막아내 유학을 구했듯이, 나 또한 당대의 양묵인 불교와 도교에 맞서 싸워 '백공천창'이 된 성인의 도를 구하겠다"는 자신의 사명감을 역사적 뼈대에 고정하기 위해 이 두 사상가를 언급한 것입니다.
백공천창(百孔千瘡)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한유의 '여맹간상서서'는 단순한 해명 서신이 아닙니다. 이단(불교·도교)의 득세로 인해 '백공천창'이 된 유학의 정통성을 홀로 서서라도 지켜내겠다는 대문장가 한유의 서슬 퍼런 기개와 사명감이 서려 있는 명문(名文)입니다.
백공천창(百孔千瘡)의 깊이 있는 역사적 배경과 문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나라 후기의 종교·정치적 상황과 한유의 유학 회복 운동이라는 투쟁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나라 후기는 한나라 때 국가 이념으로 정립되었던 유교가 사회적 중심을 잃고 형해화된 시기였습니다. 황실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이 불교와 도교(釋老)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사찰은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며 면세 특권을 누렸고, 이로 인해 국가 재정은 파탄에 직면했습니다. 지식인들마저 현실 정치를 개혁하려는 유교적 실천 정신을 잃고, 불교의 선종이나 도교의 허무주의적 토론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유는 편지글 '여맹간상서서'에서 유교의 역사적 비극을 아래와 같이 명확히 짚어냈습니다.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其危如一髮引千鈞.
한나라 이래로 여러 유학자들이 구구하게 (성인의 도를) 수정하고 보충하였으나, 백 군데 구멍이 나고 천 군데 상처가 난 채(百孔千瘡) 난리를 겪을 때마다 유실되었습니다. 그 위태로움이 마치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 근의 무게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습니다.
한유는 진나라의 분서갱유 이후 온전한 경전이 전해지지 못해, 학자들이 저마다의 얕은 소견으로 기워 붙인 유학의 현실을 '누더기처럼 찢어지고 구멍 난 옷'에 비유한 것입니다.
이 편지를 보낼 당시 한유는 황제에게 불교를 정면 비판했다가 죽을 위기를 넘기고 유배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편지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또다시 불교와 도교를 제창하여 천하의 무리를 따르게 하니 그 어찌 어질지 못하다 하지 않겠습니까! (중략) 비록 내가 이 일로 죽임을 당할지라도 만에 하나라도 한유라는 사람을 통해 성인의 도가 대략이라도 전해질 수 있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한유에게 유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백성을 구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유일한 진리'였습니다. 단순히 '상황이 나쁘다'는 뜻을 넘어, "모두가 외면하여 누더기가 된 진리를 나 혼자서라도 목숨을 바쳐 기워내겠다"는 지식인의 처절한 사명감과 통탄이 담긴 역사적 고백입니다.
백공천창(百孔千瘡)은 단순한 파멸의 상태를 넘어, 진정한 개혁의 시점과 지식인의 책임 의식을 일깨우는 깊은 고사성어입니다. 한유가 목숨을 걸고 유교의 부활을 외쳤던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한, 이 성어의 의의, 현대적 시사점,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유는 한나라 이래 유학자들이 성인의 도를 근본적으로 되살리지 않고, 겉만 대강 기워 맞춘 결과 유학이 누더기(백공천창)가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면 결국 전체 시스템이 붕괴한다는 본질을 짚어낸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모두가 불교와 도교라는 당대의 주류 사상에 취해 있을 때, 한유는 홀로 무너져가는 유교의 가치를 수호하려 했습니다. 이는 아무리 상황이 절망적일지라도 진리를 수호하려는 1인의 의지가 지닌 숭고함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백공천창은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부실'을 진단하는 강력한 프레임이 됩니다.
대형 참사나 사회적 재난이 발생한 후 조사해 보면, 언제나 수많은 전조 증상과 작은 규정 위반(구멍과 상처)들이 누적되어 있었음이 드러납니다. 백공천창은 작은 허점들을 방치하면 결국 거대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기업 경영이나 국가 정책에서 눈앞의 이익이나 지지율만을 위해 단기 처방(포퓰리즘 등)을 남발하면, 조직의 기초 체력은 백공천창 상태가 됩니다. 당장 아프더라도 뼈대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敎訓)입니다.
첫째,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 (초동진화의 중요성)
구멍이 한두 개일 때 막지 않으면 결국 백 개의 구멍(百孔)이 됩니다. 개인의 건강, 인간관계, 조직의 문제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작은 균열이 보일 때 즉각적으로 수정하고 바로잡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둘째, 근본(根本)으로 돌아가라 (본질의 회복)
상황이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 가장 빠른 해결책은 겉포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처음의 본질과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한유가 무너진 세태를 바로잡기 위해 유교의 원형인 '맹자와 성인의 도'를 다시 꺼내 들었듯, 우리 역시 위기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셋째, 시대를 거스르는 주체적 용기를 가져라
모두가 예(Yes)라고 할 때 대세를 거스르고 아니오(No)라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세상의 유행이나 타협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와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체적인 삶의 자세를 배워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실제 사용 예시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더 이상 손을 쓰기 힘들 정도로 부실하거나 폐단이 가득한 상태'를 비판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경제 분야 (부실기업 및 금융위기)에서 '수년간 누적된 분식회계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해당 기업의 재무 상태는 이미 백공천창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인용할 수 있습니다.
정치 및 행정 (제도적 허점)에서는 '새로 도입된 부동산 대책은 급하게 급조된 탓에 허점과 예외 조항이 가득하여, 시행 전부터 백공천창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인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 및 인프라 (노후화)부분에서 '수십 년간 개보수를 하지 않은 도심의 하수관망은 백공천창 상태여서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역류 사고를 유발한다'고 인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사한 의미의 고사성어 추천입니다. 상황이 엉망진창이 되었거나 상처투성이가 된 모습을 뜻하는 성어들입니다.
만신창이(滿身瘡痍)는 '온몸이 상처투성이라'는 뜻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심하게 타격을 입었거나 사물이 온전한 곳 없이 망가진 상태를 뜻합니다.
체무완부(體無完膚)는 '살죽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상처가 깊다'는 뜻입니다. 혹독한 고문이나 비판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 쓰입니다.
와해소산(瓦解土崩)은 '기와가 깨지고 흙이 무너져 내린다'는 뜻으로, 조직이나 국가가 내부적 결함이나 폐단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비유합니다.
창상오열(瘡痍滿目)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상처와 부스럼뿐이라'는 뜻으로, 재앙이나 전쟁을 겪은 직후의 처참한 사회상을 묘사할 때 자주 쓰입니다.
백공천창(百孔千瘡)
백공천창(百孔千瘡)은 백 개의 구멍과 천 개의 상처라는 뜻으로, 온갖 폐단과 결함 때문에 엉망진창이 된 상태를 비유한다.
예를 들어 '제도에 백공천창이 많아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처럼 쓸 수 있다. 정책이나 제도를 평가할 때, 여러 문제가 얽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리킬 수 있다. 또한 사회나 조직 운영에서 결점과 과오가 누적된 모습을 강하게 비판할 때도 어울린다.
경제나 국가 운영처럼 규모가 큰 대상을 비판할 때 쓰는 경우가 있으며, 최근 언론에서도 사회 전반의 폐단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활용했다. 일상적인 작은 실수보다는 여러 결함이 쌓여 전체 시스템이나 상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 더 잘 맞는 격식 있는 표현이다. 반대로 비슷한 의미로는 천공백창도 쓰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백공천창이 더 익숙하게 사용된다.
이 말은 중국 당(唐)나라의 문장가 한유(韓愈)가 쓴 여맹간상서서(與盟簡尙書書)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개된다. 다만 제공된 자료 가운데 일부는 유래를 서로 다르게 설명하고 있어, 가장 널리 알려진 출전으로는 한유의 글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당(唐) 헌종(憲宗)이 봉상(鳳翔)에서 부처 사리를 맞아 궁중으로 들여오려 하자 한유(韓愈)가 표문(表文)을 올렸다. '사리를 궁궐에 들이는 것은 부당합니다. 이를 불 속에 던져야 합니다.'
헌종은 진노하여 한유를 조주(潮州)로 내리쳤다. 조주에는 태전(太顚)이라는 승려가 있었다. 한유가 그를 만나보니 서로 마음이 통하는 바가 있어 교유를 이어갔다.
그는 원주(袁州)로 옮겨갈 때는 옷을 남겨 태허 스님에게 선물하고 작별했다. 그러자 소문이 퍼졌다. '한공이 불법을 배척하다가 좌천되더니 석씨(釋氏)를 신봉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상서 맹간(孟簡)이 편지를 보내 어찌된 일인지 물었다. 이에 한유는 답서를 보내니 이게 '여맹간상서서(與盟簡尙書書: 맹간 상서에 드리는 글)'이다.
한유는 불교를 신봉한다는 소문은 터무니없는 것이며 태전 스님이 자못 총명하여 도리를 알았으며 먼 곳에서 더불어 말할 만 한 자가 없고 태전 스님은 흉중에 막힘이 없기에 얻기 어려운 인물이라 생각하여 더불어 왕래하였다고 하였다. 그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其危如一髮引千鈞, 綿綿延延 以微滅.
한나라 이래로 여러 유자들이 구구히 수리하고 보충하였으나 백 군데 구멍과 천군데 상처가 난(亂)에 따라 망실되어 그 위태로움이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균의 무게를 끌어당기는 것 같아 늘어지고 늘어져서 희미해져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때에 노자와 불교를 제창하여 천하의 무리를 따르게 하니 불인(不仁)함이 심하다고 했다. 한나라 이래 국가의 지도이념이 되어온 유교를 지켜내려는 한유의 노력이 가상하다.
여기서 '백공천창(百孔千瘡)'이라는 말이 유래됐다. '백 개의 구멍과 천 가지 상처'라는 뜻으로 온갖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비유한다. 천공백창(千孔百瘡)으로도 쓰인다.
세계 경제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처하다보니 마치 백공천창(百孔千瘡)인 듯하다. 우리 모두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겠다.
세계 경제가 에너지와 물류망의 결함으로 백공천창에 놓인 만큼, 중소기업은 수출 시장과 기술 경쟁력을 넓히고, 지역은 자원과 생산을 다시 연결하는 순환경제를 구축해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가 부족하면 연료뿐 아니라 비료와 운송비까지 함께 오른다. 여기에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겹치면 소비와 생산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단기적인 가격 방어와 장기적인 구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해상 봉쇄는 에너지와 물류가 특정 통로에 집중될 때 발생하는 위험을 보여준다. 국제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국제법상 권리로 강조하면서, 국제에너지기구 등 기존 협력 체계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건설적 기여국 연대는 파병만이 아닌 다자 협력과 국제규범 복원을 통해 해상 통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상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므로, 공동 관심국들과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는 나프타처럼 기존 의무 비축 대상에서 빠진 핵심 산업 원료의 비축 목표를 설정하는 내용이 제시됐다. 품목별 위험도와 대체 조달 가능성을 고려하고, 평시 최소 비축에서 위기 시 추가 비축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체계가 필요하다.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서는 비중동산 원유 처리와 원료 전환에 필요한 기술·설비를 신성장·원천기술 및 사업화 시설 범위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정비가 제안됐다. 위험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완충 자산과 전환 선택지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시장 다변화는 특정 국가의 관세 정책이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방법이다. 좁은 내수에 머물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품질 혁신과 기술 개발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을 상쇄할 경쟁력을 만드는 기반이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 스스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플랫폼 활용은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온라인 거래와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하면 물리적 거리와 정보 부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역 순환경제는 자원을 한 번 쓰고 버리기보다 다시 쓰고 돌려 쓰는 방식으로, 기후 대응과 자원 절약을 넘어 산업·안보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역이 외부 의존형 발전에서 벗어나 생산과 소비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탈성장 실행 전략은 무조건적인 성장 포기보다 지역의 자립성과 생태적 전환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시민사회의 비판과 대안 제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역 순환경제가 국가 전략에 흡수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천 사례로는 전환도시 정책협약, 도시농업과 공동체 텃밭, 영흥화력 조기 폐쇄 운동, 전환 마을 운동, 아파트 미니 태양광 설치 등이 제시됐다. 햇빛발전협동조합, 지역화폐, 지역 공공은행 논의도 지역 경제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활동과 연결된다.
▶️ 百(일백 백, 힘쓸 맥)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흰 백(白; 희다, 밝다)部와 一(일)의 뜻을 합(合)하여 일백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百자는 '일백'이나 '백 번', '온갖'과 같은 수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百자는 白(흰 백)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百자는 白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기는 하지만 글자의 유래가 명확히 풀이된 것은 아니다. 百자의 갑골문을 보면 타원형 위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고 가운데로는 구멍이 있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百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일백'이라는 수로 쓰인 것을 보면 이것은 지붕에 매달린 말벌집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말벌집 하나당 약 100여 마리의 말벌이 있으니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래서 百(백)은 열의 열 곱절. 아흔 아홉에 하나를 더한 수(數). 일백(一百) 등의 뜻으로 ①일백(一百) ②백 번 ③여러, 모두, 모든 ④온갖 ⑤백 배 하다 그리고 ⓐ힘쓰다(맥) ⓑ노력하다(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백 번째의 대 또는 오래 이어 내려오는 여러 세대를 백대(百代), 백 갑절을 백배(百倍), 여러 가지의 일이나 온갖 일을 백사(百事), 백 대의 수레를 백승(百乘),백 사람이나 갖가지로 다른 많은 사람을 백인(百人), 어떤 수를 백으로 나눔을 백분(百分), 언제든지 이김을 백승(百勝),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옴을 백출(百出), 많은 가족 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백구(百口), 일반 국민을 백성(百姓), 여러 학자들이나 작가들을 백자(百子), 높고 낮은 모든 벼슬아치를 백관(百官), 온갖 과일을 백과(百果),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모든 것 또는 여러 가지를 백반(百般),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일컫는 말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먼 뒷날까지 걸쳐 세우는 큰 계획을 일컫는 말을 백년대계(百年大計),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백 번 꺾여도 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뜻을 굽히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절불요(百折不撓),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을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백일 동안의 천하라는 뜻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영화 또는 단명한 정권을 일컫는 말을 백일천하(百日天下),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뜻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들어맞음 또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하는 대로 다 들어 맞음을 일컫는 말을 백발백중(百發百中),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이나 온갖 약이 다 효험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온갖 요괴가 밤에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못된 악인들이 때를 만나 제멋대로 날뜀을 이르는 말을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쓰인다.
▶️ 孔(구멍 공)은 ❶회의문자로 어린 아이가(子) 젖통에서 젖을 빠는 모양(乚; 은)으로 젖이 나오는 구멍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孔자는 '구멍'이나 '비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孔자는 子(아들 자)자와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乚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어미의 젖가슴을 표현하고 있다. 孔자의 금문을 보면 어린아이가 무언가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아이가 어미의 젖을 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孔자는 본래 '젖가슴'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지금의 孔자는 주로 공자를 대표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孔(공)은 ①구멍, 굴 ②성(姓)의 하나 ③공자(孔子)의 약칭(略稱) ④동전(銅錢) ⑤새의 이름, 공작(孔雀) ⑥매우, 심히 ⑦비다, 공허(空虛)하다 ⑧깊다 ⑨크다, 성대(盛大)하다 ⑩아름답다 ⑪통(通)하다, 지나가다 ⑫허무(虛無)하다, 헛되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뫼 구덩이 광(壙), 구멍 혈(穴), 굴 굴(窟), 구멍 규(竅), 구멍 두(竇)이다. 용례로는 공자의 본명은 공구(孔丘), 공자를 성인으로서 일컫는 말을 공성(孔聖), 공자와 맹자를 공맹(孔孟), 공자와 노자를 공로(孔老), 몹시 밝음을 공명(孔明),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을 공로(孔路), 매우 급박함이나 몹시 지독함을 공극(孔劇), 구멍 무늬를 공문(孔文), 꽃밥의 정수리에 구멍이 생기어 꽃가루를 날리는 일을 공렬(孔裂), 구멍으로 사람 몸의 혈도를 공혈(孔穴), 털구멍을 모공(毛孔), 콧구멍을 비공(鼻孔), 눈구멍을 안공(眼孔), 눈동자로 눈알의 한가운데에 있는 빛이 들어가는 부분을 동공(瞳孔), 구멍을 뚫음을 천공(穿孔), 구멍이 많음을 다공(多孔), 몸안으로부터 몸 밖으로 땀을 내보내는 살갗에 있는 구멍을 한공(汗孔), 총알로 뚫린 구멍을 탄공(彈孔),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공자의 자리는 따스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왔다갔다 함을 이르는 말을 공석불가난(孔席不暇暖), 공자의 문하에서 나온 열 사람의 뛰어난 제자를 이르는 말을 공문십철(孔門十哲), 묵자 집의 굴뚝엔 그을음이 낄 새가 없다는 뜻으로 여기저기 몹시 바쁘게 돌아다님을 이르는 말을 공석묵돌(孔席墨突), 형제는 서로 사랑하여 의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을 공회형제(孔懷兄弟), 둥근 구멍에 모난 막대기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으을 이르는 말을 원공방목(圓孔方木),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백공천창(百孔千瘡) 등에 쓰인다.
▶️ 千(일천 천/밭두둑 천/그네 천)은 ❶형성문자로 仟(천), 阡(천)은 동자(同字),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千자는 숫자 '일천'을 뜻하는 글자이다. 千자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千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의 다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수가 '일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천’ 단위의 수를 표기했다. 예를 들면 '이천'일 경우에는 두 개의 획을 그었고 '삼천'은 세 개의 획을 긋는 식으로 오천까지의 수를 표기했다. 千자는 그 중 숫자 '일천'을 뜻한다. 후에 천 단위를 표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千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千(천)은 (1)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 백의 열곱 절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천 ②밭두둑, 밭두렁 ③초목이 무성한 모양 ④아름다운 모양 ⑤그네 ⑥반드시 ⑦기필코 ⑧여러 번 ⑨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엽전 천 냥으로 많은 돈의 비유를 천금(千金), 백 년의 열 갑절로 썩 오랜 세월을 천년(千年), 한냥의 천 곱절로 매우 많은 돈을 천냥(千兩), 백 근의 열 갑절로 썩 무거운 무게를 천근(千斤), 십리의 백 갑절로 썩 먼 거리를 천리(千里), 수천 수백의 많은 수를 천백(千百),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천 리 밖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먼 곳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이나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 또는 먼 데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을 천리안(千里眼),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 또는 그것을 겪음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천 리나 떨어진 곳에도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평화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리동풍(千里同風), 여러 시문의 격조가 변화 없이 비슷 비슷하다는 뜻으로 여러 사물이 거의 비슷 비슷하여 특색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편일률(千篇一律), 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이르는 말을 천고만난(千苦萬難), 천만 년 또는 천 년과 만 년의 뜻으로 아주 오랜 세월을 이르는 말을 천년만년(千年萬年), 무게가 천 근이나 만 근이 된다는 뜻으로 아주 무거움을 뜻하는 말을 천근만근(千斤萬斤),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빛깔이라는 뜻으로 색색의 꽃이 피어 있는 상태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천자만홍(千紫萬紅), 천차만별의 상태나 천 가지 만 가지 모양을 일컫는 말을 천태만상(千態萬象),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열심히 인재를 구함을 이르는 말을 천금매골(千金買骨),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말을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瘡(부스럼 창)은 형성문자로 疮(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병질 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倉(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瘡(창)은 ①부스럼 ②종기(腫氣: 피부가 곪으면서 생기는 큰 부스럼) ③헌데 ④상처(傷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기 종(腫), 부스럼 루(瘻), 부스럼 절(癤)이다. 용례로는 피부에 생기는 온갖 부스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창양(瘡瘍), 헌데 자리나 부스럼 자국이나 칼의 흉터를 일컫는 말을 창반(瘡瘢), 피부에 생기는 온갖 부스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창종(瘡腫), 몸이 헐어서 쓰러짐을 창부(瘡仆), 집집이 찾아 다니면서 천연두를 옮기어 앓게 한다는 여자 귀신을 창신(瘡神), 몸이 헐어 쇠약함을 창잔(瘡殘), 부스럼 따위가 터져 생긴 구멍을 창구(瘡口), 부스럼에 효험이 있는 약을 창약(瘡藥), 피부에 나는 질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창병(瘡病), 부스럼의 독기를 창독(瘡毒), 천연두로 바이러스를 병원체로 하는 급성 전염병의 하나를 달리 이르는 말을 두창(痘瘡), 또는 포창(疱瘡), 겨울철에 추위로 인하여 손발이나 얼굴 등 몸의 어느 일부가 얼어서 생기는 헌데를 일컫는 말을 동창(凍瘡), 말의 살가죽에 버섯 모양의 부스럼이 나는 병을 균창(菌瘡), 입 안에 나는 부스럼을 구창(口瘡), 칼이나 창이나 화살 따위 쇠끝에 다친 상처 또는 그 상처가 덧나서 헌 데를 일컫는 말을 금창(金瘡), 머리에 나는 부스럼으로 헌데 따위를 통틀어 일컬음을 두창(頭瘡), 콧구멍 속에 나는 부스럼을 비창(鼻瘡), 조그만 발진성 부스럼을 소창(小瘡), 고치기 힘든 모진 부스럼을 악창(惡瘡), 병석에 오래 누워 있어 엉덩이 같은 데가 개개어서 생긴 부스럼을 와창(臥瘡), 종기나 상처 따위에 새살이 나서 아묾을 합창(合瘡), 등창으로 등에 나는 큰 부스럼을 배창(背瘡), 입술이 갈라지는 병을 순창(脣瘡), 헌 머리에 이 꾀듯이라는 뜻으로 잇속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모양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창두취슬(瘡頭聚蝨), 부스럼과 혹이 마구 생긴다는 뜻으로 언행에 잘못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창우백출(瘡疣百出), 급성 습진의 한 가지로 처음에는 뺨과 목이 헐기 시작하여 차차 두 귀로 퍼지는 병을 일컫는 말을 주피추창(走皮趨瘡), 쇠딱지로 어린아이의 머리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납작납작한 때 조각을 일컫는 말을 납리두창(蠟梨頭瘡),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백공천창(百孔千瘡) 등에 쓰인다.
